![[노무] 직장내괴롭힘 예방을 위한 분석사례 공유](https://cdn.offpiste.ai/images/articles/281/cover/e274fc22-9b7f-46cd-99e6-4a31ca36263a_Wavy_Ppl-06_Single-09.jpg)
얼마전 한 병원으로부터 직장내 괴롭힘 이슈가 크게 있었고 앞으로 이와 같은 이슈를 예방하고 어떻하면 잘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문과 이어서 컨설팅 요청이 접수되었다. 현재 재직중인 기업은행 컨설팅 센터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등과 같은 노동사건, 직장내 괴롭힘 조사와 같이 분쟁의 선두에 설 수는 없고 이슈가 해소되고 난 후의 개선방안을 마련하거나 제도를 개선하는 등의 후속조치는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반적인 노무법인 혹은 기관과 같은 '직장내 괴롭힘 조사' 가 아닌 '직장내 괴롭힘 예방 혹은 관리'에 초점을 맞추었다. 사실 직장내 괴롭힘 발생 후 조사는 친숙하나 직장내 괴롭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안을 상대적으로 친숙하지 않은 편이고 "늘 교육자료에서 말하는 예방 말고 실무에서 효과가 있는 예방 조치가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왔기 때문에 어디서 부터 손을 대야할지 고민이 많았다. 아래에서는 직장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접근 방안과 실제 사례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간략하게 공유하고자 한다.
직장내 괴롭힘 예방 방향성을 설정하고 병원을 이해하기 위해 인원현황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석 및 추론을 해보았다. 일부만 공유하자면 병원의 주요 특징은 20-30대 여성근로자 중심에 약 2년 이하의 평균 근속년수를 가지고 있었다. 먼저 나이/근속년수/급여의 부서별 표준편차를 정리해보았다.
A팀: 3.4세 / 2.4년 / 190천원
B팀 : 1.2세 / 2.2년 / 647천원
C팀 : 0.5세 / 2.2년 / 267천원
D팀 : 2.8세 / 0.9년 / 564천원
E팀 : 1.9세 / 0.7년 / 119천원
표준편차가 크면 소통과 갈등 이슈가 커질지 반대로 표준편차가 작을수록 소통과 갈등 이슈가 커질지 두 가지의 가능성을 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나이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고 근속년수의 차이가 큰 팀(C팀)에서 갈등 빈도가 조금 높아 보였지만 표준편차와 소통 및 갈등과 뚜렷한 관계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다시 인원현황을 들여다보면서 '직위와 인적속성(나이)'와 관리직(이사, 부장 등)의 근속년수를 살펴본 결과 직장내 괴롭힘이 자주 제기되던 팀이 직위와 나이의 불일치 비중이 높고(팀장과 팀원의 나이 역전 혹은 비슷한 나이), 관리직(이사, 부장)의 근속년수가 타 직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점을 확인했다. 이 부분에 초점을 두고 "관리직 혹은 리더의 직장질서와 조직융화 노력이 미흡한 것이 소통 및 갈등 관리를 어렵게 했을 것" 이라는 추론 후 설문조사를 작성하였다.
인력운영 현황 분석에서 얻은 추론을 바탕으로 서로 소통을 어렵게하거나 갈등이 반복되는 구조가 ① 업무(업무 역할 불분명, 공정한 배분 등) 때문인지 ② 사람(서로 존중하지 않는 태도, 상사의 피드백 등)의 문제인지 ③ 시스템(소통채널, 문제해결 프로세스, 규칙 및 규정 존재 등) 의 문제인지를 나눠 위 추론 내용을 바탕으로 설문조사 항목을 새롭게 만든 후 1주일간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주요 응답결과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상사(임원, 팀장)의 원활한 피드백이 부족하고
회사 정책을 신뢰하기 어려우며
정보공유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응답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두번째 인터뷰를 실시했다. 여기서 나온 응답은 첫번째와는 다르게 꽤 구체적으로 나왔다. ① 상사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니 팀간 소통도 어렵고 업무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나온다는 점 (주로 이들이 1년 이내 퇴사하였음), ② 최근 경영진의 교체 이후 병원 운영방식(근태관리 방식, 평가방법, 인센티브 지급방식 등)이 자주 바뀌어 병원 결정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 ③ 일부 직원들이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텃세를 부린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이외에도 다수 의미있는 결과가 나왔고 이전까지 경영진은 병원에서 발생한 일련의 직장내 괴롭힘 이슈는 일부 퇴사한 직원들의 악의적인 신고라고 치부하여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1차, 2차 인터뷰 결과와 설문조사 결과를 제공하니 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이제 이 병원이 직장내 괴롭힘을 예방하기 위해 나아가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팀장의 리더십 강화를 위한 방안을 만들어야 내야 하고(교체, 교육, 다면평가 등), 구성원들의 의견수렴을 청취할 수 있는 기회나 시간을 마련하며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2주간의 짧은 컨설팅이었지만 인원현황 분석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주요 갈등요인을 추론한 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설문항목 개발을 통해 나름 의미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작년 8월 SHRM의 한 기사에서는 미국의 Incivility cost 가 하루 20억 달러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직장내 괴롭힘 조사를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을 쏟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해야 할 일은 괴롭힘을 ‘조사’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쓰기보다 갈등과 괴롭힘의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인사 담당자는 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다양한 추론과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