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팀장이 안되려고 하는가?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팀장이 되지 않으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A회사는 3천명이 근무하는 보수적이고 안정된 제조회사이다. 사업 구조가 안정적이고 경기에 덜 민감한 고부가가치 제품이기 때문에 급여 수준이 높고 퇴직이 거의 없었다. 얼마 전까지 회사의 팀장은 ‘한번 팀장이면 영원한 팀장’이었다. 팀장 중에서 임원을 선발했기 때문에 직원들은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팀장을 경험해야만 한다. 통상 팀장은 과장~부장 중에서 본부장 추천을 받아 심사 과정을 거쳐 선발한다. 업적과 역량은 기본이고, 팀의 역할과 책임에 맞도록 팀과 팀원을 이끌어 팀워크를 강화하고 높은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많은 회사와 마찬가지로 A회사의 팀장은 전략과 실행을 연결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경영진의 방향성인 전략과 방안을 현장에서 실행하는 주체이며, 동시에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경영진에게 전달하는 실무 책임자이다. 팀장은 제일 하단의 조직 장으로 팀원들은 팀장을 보며 일에 임하는 생각과 방법을 배우고 실행하게 된다. 오죽하면 ‘팀장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팀원의 현재와 미래가 결정된다’고 한다. 좋은 전략도 팀장이 실행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고, 우수한 팀원도 팀장이 관심을 주지 않으면 성장하지 못한다. 결국 팀장은 조직 성과와 사람 관리에 있어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요한 직책이다.
A회사는 팀장이 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을 해야 했다. 통상 차장과 부장에서 팀장이 선임되는데 업적은 기본이고 직무 역량도 뛰어나야 한다. 혼자 잘하는 것이 아닌 함께 성과를 창출할 줄 아는 리더십과 관계 관리도 있어야 한다. 자신의 직무뿐 아니라 전사적 관점으로 의사결정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글로벌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는 언어 역량과 올바른 가치관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팀장의 경쟁은 심했고, 회사는 매년 12월 말에 여러 심사 단계를 통해 팀장인사를 실시하였다.
A회사는 몇 년 전부터 팀장이 안되겠다는 팀원이 나오더니 올해는 10명 중 4명이 팀장이 안되겠다고 한다. 왜 팀원이 팀장이 되지 않는다고 할까? 팀원이 열정을 다해 팀장을 거쳐 임원이 되어 중심 역할을 수행하도록 회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기업에서 팀장 기피 현상이 나타난 것은 팀원 개인 성향의 문제도 있지만, 조직 구조/일의 권한과 책임/보상 구조/역할/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찾아 보아야 한다. 팀장이 임원이 되기 위한 필수 관문임에도 불구하고 팀원이 팀장 되기를 꺼린다면, 이는 직책이 주는 혜택보다 부담이 더 크다는 의미이다.
팀원이 팀장이 되지 않겠다고 하는 이유는 개인, 조직 차원에서 다양하다.
① 책임 대비 보상이 부족하다는 인식이다. 성과에 대한 책임은 크게 증가하지만 보상 차이는 제한적이라면 합리적 선택은 기피다.
② 업무 과중이다. 팀장이 실무를 수행하면서 팀의 모든 일의 관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구조에서는 번아웃이 쉽게 온다.
③ 팀워크 및 성과 실패에 대한 부담이다. 팀장이 되어 팀워크가 약화되거나, 팀원들의 갈등 심화, 높은 수준의 성과 창출에 대한 부담을 혼자 껴안기 싫다.
④ 자신의 워라밸 붕괴 우려다. 회의, 보고, 대외 대응으로 근무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팀원들은 팀장이 알아서 하겠지 하는 심정으로 대충하고 퇴근한다. 늦은 시간까지 미진한 업무를 전부 처리해야 한다. 주말 회사 행사에 가려는 팀원이 없어 본인이 참석해야 한다. 휴가를 내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
⑤ 권한이나 혜택은 없고 책임만 무겁다는 인식이다. 의사결정 권한은 제한적이고, 주어지는 혜택은 거의 없다. 일이나 조직 관리의 결과 책임은 전적으로 팀장이 져야만 한다.
⑥ 상사, 타 팀과의 관계, 팀원 사이에서 조율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소모가 크다.
⑦ 명확한 성공 모델 부재와 실패 사례의 학습이다. 팀장이 되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인정과 존경받는 팀장은 어떤 마음가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배우지 못했다. 이전 팀장이 했던 그대로 모방할 뿐이다. 주변에서 힘들어하는 팀장을 보며 절대 팀장이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⑧ 직무 전문성 단절이다. 팀장은 담당 직무의 전문성을 올리기 보다는 관리자의 길로 가게 된다. 자신은 직무 전문가가 되길 바라는데 관리자의 길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팀장은 방향제시, 전략적 의사결정, 성과창출, 조직과 팀원 육성, 회사/직무/사람에 대한 로얄티 강화 등 중요한 역할을 리더이다. 회사의 성장과 성과를 견인하는 핵심이기 때문에 아무나 팀장이 되면 곤란하다. 팀장이 되기 위해서는 엄격한 심사 기준이 있어야 하며 팀장이 된 직원이 자부심을 갖고 열정을 다해 팀과 팀원을 이끌도록 해야 한다.
팀원이 팀장이 되겠다고 결심하도록 만들기 위해 회사가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역할 재정의이다. 팀장은 리더이다. 실무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할 수는 없지만, 관리 중심 역할로 전환하고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둘째, 권한 강화이다. 팀장이 결과에 책임지는 만큼 인사, 예산, 업무 배분에 대한 실질적 권한을 부여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보상 체계 재설계이다. 책임 증가에 상응하는 금전적 보상과 비금전적 혜택(권한, 성장 기회)을 명확히 해야 한다.
넷째, 교육과 코칭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예비 팀장 단계부터 리더십, 갈등 관리, 성과 관리 교육을 제공하고 실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코칭해야 한다. 성공 경험과 롤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잘하는 팀장을 발굴하고 그들의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팀장이 되면 성장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
팀장이 희생하는 자리가 아니라 성장과 보상이 있고 보다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기피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회사는 팀장이라는 역할의 매력을 높이고, 명확한 기준과 지원 체계를 통해 도전하고 싶은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