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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일본 사례로 본 중소기업의 노동력 대란(2)

[인사] 일본 사례로 본 중소기업의 노동력 대란(2)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직면할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
채용HRBP리더임원CEO
태훈
허태훈Aug 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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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중소기업의 대응 전략

(1) 조직 효율성 진단의 선행

으레 하는말 처럼 "사람이 부족하다"고 외치기 전에 먼저 질문해야 할 것이 있다. "지금 있는 사람을 제대로 쓰고 있는가?" 즉, 현재 보유한 인력의 활용도부터 극대화해야 한다. 효율성 진단 없는 채용은 물 새는 바가지에 물을 붓는 일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직원들의 실제 기여도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우며, 누가 회사에 얼마만큼 도움이 되는지, 어떤 업무가 비효율적인지 파악하지 못한 채 사람이 부족하다고만 말한다.

먼저, 부서별 인건비 대비 매출 기여도를 분석하고 개인별 업무 효율성을 측정하며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업무를 식별해야 한다. 본원적 업무와 지원 업무를 분류하고 현재 조직구조의 의사결정 속도를 평가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업무에 숙련 인력을 배치하고 있지는 않은지, 업무량이 많다고 하지만 실제 필요한 인력보다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하고 있지는 않은지, 인건비 대비 생산성이 낮은 부서가 방치되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2) 핀셋 중심의 채용전략 마련

"지역이 안 좋아서 사람이 안 와요." "우리는 중소기업이라 사람을 못 구해요." 등은 많이 듣는 말이지만 그보다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정확히 어떤 역량의 사람이, 어디에, 왜 필요한가?" 많은 중소기업은 사람을 뽑고 나서야 '안 맞는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다. 대표적인 이유로는 처음부터 구체적으로 정의된 수요없이 채용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적한 첫 번째 위기 '절대적 노동력 부족'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대기업과의 임금 경쟁에서 밀리는 중소기업은 정확한 타겟팅으로 승부해야 한다.

예를들어 "생산직 2명 모집"이 아니라 "주야 교대 가능, 조립공정 1년 이상, 체력 활용 빈도 높은 작업"으로 구체화된 수요 정의가 먼저다. 이처럼 직무 기반 인재 전략이 없으면 구인 공고는 무의미하고 채용 실패는 반복된다. 막연한 "경력 3년 이상 생산직 모집"이 아니라 "CNC 선반 3년 이상, 야간 근무 가능, 정밀도 0.1mm 이하 가공 경험"처럼 구체화해야 한다. 주요 직무별 필수 스킬과 경험을 리스트로 작성하고 현재 인력 구성과 이상적 구성의 갭을 분석해야 한다. 과거 채용 실패 사례를 분석해 개선점을 도출하고 직무(직군)별 적정 급여 수준을 벤치마킹하며 경쟁 업체의 인재확보 전략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3) 비경제적 보상의 확대

대기업 대비 낮은 임금 이것은 바꿀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경고한 두번째 위기, '임금상승 압력 급증'을 극복할 또 다른 방법이 있다. 일의 경험을 더 긍정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최근 직장인 이직 사유 조사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1위는 상사, 동료와의 관계 문제(42%), 2위는 조직문화, 분위기(38%), 3위는 업무 스트레스, 워라밸(35%), 4위가 급여 불만족(31%)이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싫어서요." "존중받는 느낌이 없어요." "일은 좋은데, 회사 문화가 숨막혀요." 이런 말들이 최근 이직 사유 상위권에 있다.

바로 여기에 중소기업이 역전할 수 있는 전략 포인트가 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작고 유연한 조직이기 때문에 '일의 경험'을 더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 관계 중심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한다면 월 1회 전 직원 식사를 회사가 지원한다거나 생일이나 경조사 시 개인 맞춤 선물을 준비하며 대표와 직원 간 월 1회 이상 경영실적교류회 등을 진행하고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는 것들을 도입 할수 있다. 나아가 성장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면 외부 교육 참여 시 근무시간을 인정하고 교육비를 지원하며 사내 발표 기회를 확대해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게 하고 업무 개선 아이디어 제안 시 포상금을 지급하며 타 부서 업무 경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들이 있다. 즉, "임금은 머물게 하지 못하지만 존중은 남게 한다"는 말처럼 비경제적 보상의 확대를 통해 직원들의 유지 유인을 보다 강화하여야 한다.

(4) 구조 개편과 생산성 향상

중소기업은 흔히 "사람이 없어서 일을 못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일할 수 있는 구조가 없어서 생산성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표준화되지 않은 업무, 소수 숙련자에게만 의존되는 공정, 비효율적인 보고 체계와 불필요한 중간단계들이 그것이다. 이제는 '더 많은 사람'이 아닌 '더 좋은 구조'가 필요하다. 한국은행 분석처럼 생산성 격차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생존 전략은 명확하다. 조직 구조 자체를 생산성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하며 생산성 혁신은 아래와 같이 4단계로 진행할 수 있다.

1단계는 업무 프로세스 표준화다. 숙련자 의존도를 낮추고 반복 실수를 제거하며 신입 교육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 2단계는 불필요한 중간 단계 제거다. 보고 라인을 단순화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향상시키며 관리자 업무를 효율화해야 한다. 3단계는 자동화 가능 영역 발굴이다. 단순 반복 업무를 시스템화하고 데이터 입력과 재고 관리를 자동화하며 고객 응대 챗봇 등의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4단계는 성과 중심 KPI 재설계다. 과정보다 결과 중심으로 평가하고 개인별 기여도 측정 체계를 만들며 팀워크 성과에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이제는 작은 조직일수록 더 민첩하게 ‘일의 구조’ 자체를 혁신해야 한다. 매주 1개 업무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개선하는 ‘작은 실험’부터 시작해보자. 표준작업지침을 만들고 중간 관리자에게 리더십을 부여하는 것만으로도 성과는 달라질 수 있다.

4. 마무리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은 경제 위기가 아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였다. 우리 앞에도 같은 선택지가 놓여 있다. 2030년까지 채 5년밖에 남지 않았다. 절대적 노동력 부족, 임금상승 압력 급증, 생산성 격차 심화라는 3중고가 현실이 되기 전에 지금 당장 전략을 세워야 한다. 조직 효율성 진단, 정확한 수요 정의, 비경제적 보상의 확대 등은 사람이 없는 시대를 살아갈 중소기업의 생존 전략이다. 더 이상 "사람이 없어서 안 된다"는 변명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사람을 어떻게 쓸 것인가"가 기업의 미래를 결정한다.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아니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것인가.

E.O.D


태훈
허태훈
전략적 사고와 실무 경험을 가진 '일' 잘하는 전문가
전략적 사고와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일'잘하는 HR/ER 전문가 &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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