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날 기업 현장에서 '인사총무'는 가장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저 평가 받는 부서 중 하나 입니다.
흔히 인사는 '사람'을, 총무는 '물건과 환경'을 관리한다고 말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온갖 잡무를 도맡아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이러한 편견은 낮은 지원율과 인재의 질적 하락이라는 악순환을 낳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인사총무는 정말 '잡무'의 집합소일 뿐일까요?
기업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핵심 자원이 필요하다. '사람'과 그 사람이 일할 수 있는 '환경' 입니다.
인사가 소프트웨어(인재 배치, 보상, 문화)를 담당한다면, 총무는 하드웨어(공간, 자산, 인프라)를 구축합니다. 이 둘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임직원 경험(Employee Experience, EX)'이라는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많은 기업에서 두 직무를 경영지원이라는 이름 아래 통합 운영하는 본질적인 이유입니다.
업무의 범위는 넓지만, 그에 비해 비중은 낮게 평가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수익을 내는 부서가 아닌 '비용을 쓰는 부서(Cost Center)'라는 인식 때문입니다.
특히 MZ세대를 주축으로 하는 젊은 인재들은 '대체 불가능한 전문성'을 원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과자를 채우고 사무실을 청소하는 일"로는 그들에게 커리어적 비전을 줄 수 없습니다.
그 결과 지원율은 낮아지고, 이는 다시 조직 내 전문성 결여로 이어지는 고착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수적인 전략이 바로 직무 리브랜딩(Re-branding)과 리라이팅(Re-writing)이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명칭을 그럴싸하게 바꾸는 '말장난'이 아닌 업무의 지향점을 재정의하여 인재의 해석 능력을 자극하는 고도의 채용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간식 비치 및 청소'라는 업무를 살펴봅시다.
이를 그대로 두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 노동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를 'F&B 큐레이션 및 워크플레이스 경험(EX) 최적화'로 리브랜딩하면 업무의 차원이 달라집니다.
데이터 기반 운영: 단순 비치가 아닌, 임직원의 선호도와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라인업을 구성하는 '데이터 분석가'의 역량이 요구됩니다.
비용 구조 혁신: 공급망 관리(SCM)를 통해 구매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고정비를 절감하는 '전략가'의 역량이 필요합니다.
몰입 환경 설계: 청소가 아닌, 공간 심리학과 위생 표준(SOP)을 바탕으로 동료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공간 기획자'의 마인드셋이 투영됩니다.
직무를 리브랜딩하면 담당자 스스로가 업무를 대하는 방식이 변하게 됩니다.
반복되는 잡무를 자동화하고 시스템화하여 '나의 시간'을 더 전략적인 가치 창출에 쓰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러한 스마트한 인재를 확보해야 비로소 경영 효율화와 리스크 관리라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MZ세대 인재에게 "우리 회사는 당신을 단순한 소모품으로 쓰지 않고, 기업 운영의 설계자로 성장시키겠다"라는 메시지를 공고문 한 줄, 직무 명칭 하나에서부터 전달해야 합니다.
결국 인사총무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넘어, 인재가 머물고 싶어 하는 조직의 기초 체력을 다지는 일 입니다.
이제 인사총무를 '지원 부서'라는 좁은 틀에서 벗어나게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들이 전략적 파트너로 거듭날 때, 기업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비로소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갈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