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를 도입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진다!", "모든 업무에 AI를 활용하라!" 리더들의 강력한 메시지 아래, 조직은 AI 전환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구성원들이 예상보다 복잡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리더의 AI 활용 독려 뒤에는 각기 다른 생각과 고민을 가진 직원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진짜 속마음을 파악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AI 도구를 도입해도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우리 조직 안에는 AI를 향한 다양한 시선이 존재합니다. 이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입니다.
시니어 직원들은 자신들이 쌓아온 방식과 경험으로 충분히 성공을 경험했기에,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을 번거롭게 여깁니다. "이건 젊은 친구들이 할 일이지", "내가 은퇴할 때까지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변화를 외면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나는 이미 ChatGPT를 잘 쓰고 있다"고 말하지만, AI가 가져올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주니어들은 "AI가 ChatGPT만 있는 건 아닌데…"라고 생각하지만, '사회생활' 때문에 선배의 말에 맞장구를 칩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AI를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실망스러운 경험도 많습니다. 회사 보안 문제로 익숙했던 외부 AI 툴이 막히거나, 새로 도입된 자체 AI의 부족한 성능에 답답함을 느낍니다. 심지어 "AI가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며 선배에게 물어보는 대신 AI에 의존해 얕은 수준의 보고서를 만들기도 합니다.
이들에게 회사의 AI 전환은 개인적인 '부와 성장'의 수단일 뿐, 조직의 혁신과는 동떨어진 이슈입니다. AI의 잠재력에 확신을 갖고 AI 관련 주식 투자에 몰두하거나, AI를 활용해 부업을 하며 개인 수입 증대에 집중합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왜 다들 놓치지?" 아쉬워하지만, 정작 회사 내에서는 AI 활용법을 공유하지 않습니다.
AI 시장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업무 활용에는 소극적인 유형입니다. 이들은 AI 기술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사내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거나, AI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 조심스럽게 관망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AI 활용에 대한 명확한 동기와 구체적인 첫걸음을 제시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더가 계속 "AI를 활용하라!"고 독려한다면, 과연 조직 전체의 AI 활용 수준이 높아질까요? 최근 업워크의 조사에 따르면, 77%의 직원이 AI 도입으로 오히려 업무 시간이 늘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고 조직이 일괄적으로 높은 수준의 결과를 요구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획일적인 접근보다는 각 유형별 특성을 이해하고 맞춤형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시니어들에게는 그들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선배님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우리 회사 AI 서비스 구축에 핵심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로 접근해보세요. 단순히 AI 기술을 배우라고 요구하기보다는, 그들이 가진 업무 지식이 AI 학습 데이터나 프로세스 개선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들을 '조언자' 역할로 초대하며 부담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회사 AI 툴은 왜 이렇게 답답하지?"라는 주니어들의 불만은 가장 소중한 피드백입니다. 이들에게 사내 AI 발전을 위한 의견 수렴 창구를 열어주고, 그들의 목소리가 실제 개선에 반영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아가 효과적인 프롬프트 작성법이나 AI 활용 팁을 문서화하여 공유하도록 하고, 우수 사례를 발굴해 사내 AI 코치로 양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AI로 부업을 하며 개인적 성공을 거두고 있는 구성원들에게는 그들의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는 공식적인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회사 밖에서의 AI 활용 경험을 조직에도 공유해주시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하며, 그들이 가진 실무 경험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내 AI 활용 세미나의 연사로 초대하거나, AI 활용 우수 사례로 소개하는 등 가시적인 인정을 통해 그들이 조직의 AI 활용 활성화 선봉대가 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합니다.
이들에게는 먼저 AI 활용에 참여하지 못하는 구체적인 어려움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I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으신데, 업무에서 활용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나요?"라고 직접 물어보세요. 이들의 시장 분석 능력과 투자 마인드를 업무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AI 트렌드 분석이나 경쟁사 AI 활용 현황 조사 등의 업무를 맡겨 그들의 관심사를 업무와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입니다.
일률적인 AI 교육 대신, 각 직무와 연차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합니다. 시니어에게는 AI가 그들의 경험을 어떻게 '증강'하는지 보여주는 워크숍을, 주니어에게는 사내 AI 툴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는 채널을 열어주는 방식입니다.
거창한 프로젝트에 앞서, 작은 규모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정 팀이 AI를 활용해 업무 시간을 20% 단축한 사례를 내부 뉴스레터에 소개하거나, AI 활용 우수 직원을 선정하여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AI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습니다.
직무 대체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AI가 대체하는 업무와 새롭게 창출하는 역할은 무엇인지 투명하게 소통해야 합니다. AI가 아닌 '인간의 고유한 역량'에 집중하는 새로운 평가 기준과 커리어 경로를 제시하여, 구성원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 대신 기대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AI 전환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문제는 언제나 경청과 대화에서 시작됩니다. 시니어의 "번거롭다"는 말 뒤에 숨은 불안감을 이해하고, 주니어의 "답답하다"는 불만 속에서 개선의 실마리를 찾아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조직에서는 다양한 AI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을 것입니다. 회의실에서는 "AI 도입 계획"이 논의되고, 복도에서는 "ChatGPT 써봤어?"라는 대화가 들리며, 누군가는 혼자 조용히 AI 도구를 실험해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모든 순간들이 바로 조직 변화의 씨앗입니다. 그 이야기들을 조직 변화의 소중한 씨앗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AI 시대의 HR이 나아가야 할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