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SK 아카데미 권석균 Research Fellow입니다. 이렇게 좋은 커뮤니티에 참가할 수 있게 되어 감사 말씀드립니다. 저는 22년의 커리어 대부분을 HR 컨설팅과 경영인프라 연구로 보냈습니다. 작년부터 조금씩 외부 강의도 하고 있는데요, 이제 우리 커뮤니티를 비롯해서 링크드인과 블로그를 통해 본격적으로 해보려 합니다. 저의 글이 조금이나마 커뮤니티 회원분들의 고민 해결에 도움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 또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다른 전문가분들께 많이 배우겠습니다.
처음 쓰는 글은 언제나 어렵습니다. 커뮤니티 회원분께 어떤 주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 고민해봤는데요, 올해도 가장 큰 화두는 AI가 아닐까 합니다. 일각에서는 AI 거품론도 있지만 경영진에게 AI 내재화가 경쟁우위의 원천이라는 생각은 확고해 보입니다. 맥킨지 컨설팅사가 2025년 글로벌 기업 C 레벨 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가 있는데요, 응답자의 83%가 AI 내재화를 향후 수년간 가장 중요한 경영 어젠다로 꼽았습니다.
AI 내재화란 임직원들이 자기 업무에 AI를 혁신적으로 적용하고 개선하는 모습을 의미합니다. 사실 기업들은 ChatGPT가 등장하자마자 AI 내재화를 추진해왔습니다. 크게 두 가지였는데요. 첫번째는 Function별 효율화입니다. 회사의 Value Chain을 구성하는 기능들 중 사업 성패에 직결되는 영역에 AI를 적용해서 생산성을 높이고자 해왔죠. 두번째는 AI Citizen Developer 양성입니다.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AI 교육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아마 회원분들이 속하신 회사도 같은 모습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다면 결과는 만족하시는지요? 저는 아직은 성패를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경영진과 자본시장은 기다려주지 않죠.
저는 얼마전 한발 앞서 AI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을 연구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MS와 Moderna, Unilever의 본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중심으로 분석했었는데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주목해보실 만한 세 가지 접근들과 앞으로 HR에 예상되는 과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주목해야 할 접근 – 1. 단위조직별 Work Redesign 확산
선도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활동은 팀 같은 단위조직의 업무를 분해하고 재설계하는 것이었는데요. 전체 그림은 이렇습니다. AI부서와 HR 부서가 함께 특정 팀을 선정합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그 팀의 주요 업무를 Task 단위로 쪼갭니다. 이어서 Task별로 직원과 AI 에이전트 중 누가 할지 혹은 같이 수행할지를 정하죠. 마지막으로 그렇게 했을 때 생산성을 어떻게 측정할지도 합의합니다. 이렇게 계획을 수립하면 일정 기간 실행한 다음 함께 리뷰하는데요. 팀장은 이를 바탕으로 팀의 운영 방식을 새로 설정합니다. 여기서 운영 방식이란 어떤 AI 에이전트를 가져갈지 또 개발을 요청할지와, 팀원의 규모는 줄일지 유지할지 만약 유지한다면 어떤 부가가치가 높은 역할을 추가할지 등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 작업은 smooth하게 진행되지만은 않는 모습입니다. 그들도 Work라는 용어는 많이 쓰지만 막상 일을 분해하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았구요, 또 이 작업은 직원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의구심도 받았습니다. 그래도 회사는 더 확산한다는 방침인데요, 느리지만 조직별 일이나 프로세스를 바꾸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게 다일까요?
우선 이 작업을 통해 임직원들의 미래 준비를 자극하겠다는 의도가 강했습니다. 저명한 경영학자나 미래학자의 강의보다 본인의 일이 AI에 의해 바뀌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게 피부에 와닿는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Up/Reskilling에도 적극 참여할 거라는 기대가 깔려있습니다. 또 업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취지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AI 에이전트가 업무에 직접적인 실익은 주지 못한다는 말씀을 하시는데요, 이 문제가 해결되려면 AI 에이전트가 특정 직무에 붙어서 고민되어야 하겠죠.
주목해야 할 접근 – 2. 인재 정의는 ‘실증’을 통해
HR은 여러 역할을 합니다만 가장 본원적인 것은 인재 공급이 아닐까요? AI로 일이 바뀌면 일에 필요한 사람도 달라질 겁니다. 단순하게 본다면 AI 시대에 AI를 활용해서 성과를 잘 낼 수 있는 사람일 텐데요,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관련해서 다양한 견해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초기에 어떤 분들은 더 이상 직무전문성은 불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직무 전문성이 높은 사람들이 업무에 AI를 더 잘 활용한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죠. 메타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메타인지의 실체에 대해서는 혼선이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메타인지를 문제 해결력이나 자기 인식력 등 우리가 알고 있던 역량 중 일부로 구성된다고 보는 반면, 또다른 전문가들은 전혀 다른 특징이라고도 하시죠.
그런데 AI 내재화 선도 기업들의 공통적 특징은 한마디로 ‘실증’을 통한 확인이었습니다. 자사가 지금까지 성과를 내는데 필요하다고 가정했던 인재 요건들이 정말 성과에 영향을 주었는지 Data를 통해 검증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신사업 vs 기존사업, 사업조직 vs 스탭조직, 저연차 vs 고연차 등 대비되는 상황을 설정합니다. 서로 다른 상황에서도 AI를 잘 활용해서 성과를 내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도출되는 요건을 찾는 것이죠. 이를 기준으로 채용과 육성을 재정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주목해야 할 접근 – 3. ‘AI 에이전트’를 일상 회사 생활에서 공기처럼!
주목해야 할 마지막 특징은 임직원들이 일상 회사 생활에서 AI 에이전트를 자주 접하는 환경을 만든다는 점입니다. 일상 회사 생활은 두 가지 축입니다. 한 축은 일 관리이고 또다른 축은 조직문화입니다. 두 축을 구성하는 활동들에 대해 AI 에이전트가 깊숙하게 지원하는 것이죠.
먼저 일 관리입니다. AI 에이전트가 경력개발 면담 자료 및 동료 평가 자료 등을 토대로 팀장에게 팀원에게 어떤 업무를 줄 지, 누구를 붙여줄지를 추천합니다. 업무가 진행되면 수행자의 메일/메신저 등을 통해 정서와 몰입수준을 파악해서 업무 조정 방안을 제안하죠. 이미 접하신 분도 계시겠습니다만 불편한 자리인 중간면담 시나리오도 짜 줍니다. 팀원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예상되는 상황과 대화 전개 방안을 시뮬레이션해주죠. 평가 등급, 보상 인상 수준, 승진 적정성, 향후 경력개발 계획에 대한 조언도 합니다.
조직문화 쪽은 어떨까요? 팀장의 고민에 맞는 진단 문항을 제공하고 결과를 분석, 대안을 제언합니다. Survey로는 파악이 어려운 구성원 정서/인식 분석하는 센티멘트(Sentiment) 분석도 있죠.
HR에 예상되는 과제
이러한 모습들은 국내 HR에도 이미 시작되었거나 곧 시작될 미래가 아닐까 예상됩니다. 관련해서 저는 세 가지 준비를 제언 드립니다.
첫째, HR 업무의 Redesign입니다. Work Redesign은 AI 부서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HR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직무분석이나 AI 도입에 따른 소외감 관리 등은 AI 부서보다는 HR 부서의 영역이기 때문이죠. 전사적 작업을 주도하기에 앞서 자체 업무를 대상으로 준비해 보시면 어떠실지요?
둘째, 학습문화 조성입니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AI Tool에 대한 학습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많은 분들이 AI가 허드렛일을 해주면 사람은 그 창의적인 일을 만들어 낼 거라고 가정합니다. 하지만 창의적인 일을 만드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또 AI가 회사에 필요한 성과를 내려면 임직원들의 머릿속에 있는 보이지 않는 노하우를 명문화해야 합니다. 이러한 주제를 포함, 학습의 범위를 넓게 접근하시기를 제언드립니다.
셋째, 단위조직 리더의 조직설계 역량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AI 내재화는 팀 같은 단위조직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팀 리더에게 담당 조직의 생산성을 측정하고 개선해야 할 의무가 부가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그들 스스로 어떤 일을 얼마만큼의 리소스로 하는 것이 최적일지 설계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합니다. 우선은 조직은 리더 본인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일 뿐이라는 인식부터 깰 필요가 있겠네요.
HR은 지금도 어려운 일들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AI 내재화를 위한 준비는 피할 수 없는 숙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점이 HR의 Value up을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제 첫번째 아티클은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다음 번에 또다른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