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어떤 영화를 볼 지 고민할 때, 주연과 감독을 보고 선택하고 또 기대감을 갖습니다. 영화 감상 후에는 주연과 영화 전체가 더 빛날 수 있도록 거울을 비추는 조연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기도 합니다. 물론, 주연 없는 조연이란 존재할 수 없지만요. 결론적으로 주연과 조연 그리고 감독을 비롯한 모든 스탭은 ‘최고의 영화와 관객에 대한 만족’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향해 달려온 Player들입니다.

영화가 아닌 조직으로 관점을 전환해보면 어떨까요?
Apple의 스티븐 잡스는 말했습니다."훌륭한 팀매니저는 똑똑한 사람들을 채용해서 그들이 일을 방해받지 않도록 돕는 사람이다." 라고 말이죠. 그리고 갤럽(Gallup)의 연구에 따르면, 직원 몰입도 차이의 70%는 바로 팀매니저에 의해 결정된다고 합니다. 이처럼 구성원의 관점에서 보면, HR체계보다 팀매니저와의 관계가 리텐션과 성과에 압도적인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다시 HR로 관점을 전환해서 훌륭한 HRer는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일까요?
현대 HR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데이브 올리히(Dave Ulrich)교수는 HR이 단순한 행정지원 부서에서 벗어나 비즈니스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현재 많은 기업에서 채택하고 있는 HRBP 모델도 바로 데이브 올리히 교수의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HR의 성공은 조직 내부의 만족도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성과’로 증명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HRer에게 “기업에서 HR이 하는 일이 뭔가요?”라는 질문을 한다면,
인재를 채용하고, 평가/보상 등 인재를 관리하고 인재육성 이중 한가지 또는 모두를 답변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채용과 평가/보상, 육성의 주체는 HR이 아닌 팀매니저라는게 더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후보자를 발굴하고, 이력서 검토 및 인터뷰 그리고 합/불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팀매니저입니다. 기업의 HR체계에 맞춰 구성원을 평가하고 적절한 보상 수준을 고려하는 일 역시 팀매니저의 역할입니다. 하물며, 멤버가 조직에서 더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업무를 분배하고 코칭하고 커리어 로드맵을 함께 고민하는 주체도 팀매니저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정리해보면, TA, HRM, L&D 등 HR의 기능 구분과 상관없이 HR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바로 경영진과 팀매니저를 조력하는 것입니다. 즉, HRer는 매니저와 파트너쉽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핵심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3가지 파트너로 구분해볼 수 있습니다. 이는 HR의 특정 Job-Title을 말하는 것이 아닌, 모든 HRer 조직이 처한 상황,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관점으로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1. Talent Acquisition Partner (인재채용 파트너)
여유를 가지고 채용을 진행하면 좋겠지만, 대부분 다급한 일정으로 채용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니저로부터 채용요청을 접수하고, 공고를 업로드하고 인터뷰를 어레인지 하는것 만으로는 파트너의 역할을 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채용하는 포지션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포지션과 경력의 어떤 특성을 고려해야 할지? 그런 후보자는 어디에 있을지? 등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매니저와 채용팀이 ‘공동의 상’을 그려야 합니다. 그 후에는 매니저가 직접 후보자 소싱을 잘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콘텐츠, 컨택 방식 등을 제안해주어야 합니다. 물론, 채용팀도 공고가 적합한 채널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재직구성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채용을 홍보하고, 또 다이렉트 소싱이나 헤드헌팅 등을 고려해서 우수후보자를 인터뷰로 모셔 와야겠죠. 그리고 컬쳐핏을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을 제안할 수 있고, 또 가능하다면 채용팀에서도 옵져버로 인터뷰에 함께하여 인터뷰 후 매니저의 의사결정을 지원해주어야 합니다. 매니저는 외로운 의사결정자이기 때문이죠.
2. Talent Management Partner (인재관리 파트너)
매니저가 가장 힘들어하는 상황은 언제일까요? 제가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또 여러 매니저들과 코칭을 하면서 느낀 바로는 크게 3가지 정도의 케이스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조직성과가 부진하고 구성원들의 동기저하 상태일 때, 둘째, 핵심인재가 퇴사의사를 밝힐 때, (사실 어느 구성원 1명의 퇴사도 타격임) 셋째, 건설적인/발전적인 피드백을 해야 할 때 (솔직한 피드백일 수도) 입니다. 파트너로서 매니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구성원의 예측정보와 효과적인 방식 레퍼런스 공유입니다. 평가 및 조직진단 결과 등을 통해 구성원의 동기저하나 퇴사에 대한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물론, 틀릴 수도 있겠지만) 이럴 경우 매니저가 어떤 방식으로 1on1를 진행하고 기록을 남겨야 할지, 또 향후 어떻게 더 팔로업하면 좋을지 방법을 제안해주어여 합니다. 물론, 파트너십의 정도에 따라 효과성이 결정되겠죠. 핵심인재의 프로모션과 보상변경이 필요하다면 가용한 예산과 사내, 외부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3. Talent Development Partner (인재육성 파트너)
L&D 영역은 기업의 규모와 직무 다양성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씬에서는 특정 구성원에게 집중되어 있는 지식과 경험을 자산화하여 리스크를 예방하고 구성원의 직무수준 상향평준화를 지원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각 팀별로 구성원의 역량강화를 위해 어떤 교육이 필요할지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또 동종업계의 우수한 레퍼런스를 찾아서 매니저에게 제안해주고 함께 실행해야 합니다. 물론, 제품과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 매니저와 더 자주, 깊게 소통할 필요가 있죠. 회사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팀별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매니저가 다른 역할을 맡거나 퇴사했을 때, 매니저의 공백은 팀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팀별로 선정된 예비매니저(서브리더, 셀리더 등)를 대상으로 매니저 역할을 하기 전부터 리더십과 피플매니징에 대해 고민하고 경험하면서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부여해주어여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 회사만의 살아있는 ‘매니저 가이드북’을 제작하여 신임매니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앞서 기술한 현업팀 매니저와의 파트너 역할 외에도 HR운영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지만, 현업팀 매니저 관점에서는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기고, 직접적인 효용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회사와 HR은 구성원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소속감 강화를 위해 조직문화 부스팅 등 여러가지 노력을 합니다. 그러나 구성원은 회사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입사하지만, 입사 후의 여정에서는 팀매니저 때문에 더 남아 있기도 하고 반대로 떠나기도 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HR이 조직에서 어떻게 포지셔닝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던져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People join companies, but they leave manag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