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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D, 이제 리더의 3'요'에 귀 기울일 때!

HRD, 이제 리더의 3'요'에 귀 기울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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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황금이빨Feb 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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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조직문화와 HRD의 화두는 ‘Z세대’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이른바 3‘요’(“이걸요?”, “제가요?”, “왜요?”)는 기성세대와 리더들에게 당혹감을 넘어선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짧은 세 마디는 주니어들의 당돌함이 아니라, 실은 업무 범위(Scope), 업무 주체(Agent), 업무 목적(Purpose)에 대한 명확한 확인 절차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고 싶습니다. 이 3‘요’가 과연 주니어들만의 전유물일까요? 어쩌면 이 문장들은 지금 이 시대, 조직의 허리를 지탱하고 있는 중간관리자인 X세대 리더들이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채 마음속으로 삼키고 있는 ‘실존적 비명’일지도 모릅니다.

1. 이걸요? : 업무 범위의 정당성에 대하여

주니어의 “이걸요?”가 업무의 경계를 묻는 것이라면, 리더의 “이걸요?”는 업무의 ‘무한 확장성’에 대한 고통스러운 자문입니다.

오늘날 리더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단순히 실적 관리(Performance)에 그치지 않습니다. 팀원의 심리적 안전감을 돌보는 상담사가 되어야 하기도 하고,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중재자가 되어야 하기도 하며, 위에서 내려오는 정성적인 가치들을 끊임없이 번역해 내는 통역사가 되어야 하기도 합니다.

리더에게 부여되는 이 방대한 업무 범위는 과연 정당한가요? 리더십이라는 이름 아래 모든 업무와 감정 노동을 ‘당연한 것’으로 치부할 때, 리더의 성취감은 박탈감으로 변질됩니다. 범위 없는 책임은 책임이 아니라 희생일 뿐입니다.

2. 제가요? : 주체성을 넘어선 고립에 대하여

신입사원의 “제가요?”가 역할의 적절성을 확인하는 질문이라면, 리더의 “제가요?”는 독박 책임과 ‘고립된 주체성’에 대한 회의감입니다.

권한 위임(Delegation)을 강조하는 시대라지만, 현실에서는 권한은 위로 가고 책임만 아래로 내려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주니어들이 자신의 R&R을 명확히 하며 “제가요?”라고 방어할 때, 그 화살의 끝은 결국 리더에게 향합니다. “결국 내가 다 해야 하네”라는 체념 섞인 독백은 리더를 조직의 주인이 아닌, 가장 바쁜 ‘해결사’로 고립시킵니다.

과연 리더에게 부여된 주체성은 적절한 수준인가요? 아니면 혹시 리더라는 이유만으로 과도한 짐을 짊어지고 있지는 않나요? 리더 역시 조직 내에서 보호받고 지원받아야 할 소중한 ‘주체’임을 우리는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3. 왜요? : 목적의 공유와 공백에 대하여

주니어의 “왜요?”가 일을 시작하기 위한 동기 부여의 과정이라면, 리더의 “왜요?”는 방향을 잃은 ‘목적의 부재’를 향한 질문입니다.

상당수의 리더는 조직의 전달사항을 구성원들에게 잘 전달해야하는 ‘전달자(Conduit)’의 역할입니다. 이슈는 리더 스스로도 납득(Buy-in)하지 못한 전달사항을 구성원들에게 전해야 할 때 발생합니다. “나도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시키니까 해야 해”라는 상황에서 리더십의 권위는 본질적으로 흔들립니다.

리더들은 정말 지시하는 모든 업무의 목적을 알고 있을까요? 경영진의 철학이 리더의 가슴에 닿지 못한 채 맴돌 때, 리더의 말은 영혼 없는 메아리가 됩니다. 목적의 진원지가 되지 못한 리더는 단순한 업무 유통업자로 전락하고 맙니다.

지난 다년간 HRD 현장을 가득 채운 것은 ‘Z세대 이해하기’, ‘그들에게 맞춤형 리더십 제공하기’와 같은 일방향적인 노력이었습니다. 주니어의 서툰 질문은 ‘세대적 특징’으로 존중받고 연구 대상이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리더의 고충과 고민은 ‘당연히 견뎌야 할 몫’으로 치부되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상호호혜성’의 결핍을 봅니다. 교육의 장에서 신입사원과 주니어들에게 리더의 의사결정 과정을 이해시키고, 그들의 고충을 함께 고민하며 협력하는 방법(Followership)을 가르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주니어의 워라밸과 권리는 성역화된 반면, 리더의 희생과 인내는 상수(Constant)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런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우리 시대에는 ‘리더 포비아’라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보상은 적고 감정 소모는 극심하며, 누구에게도 공감받지 못하는 리더라는 자리를 거부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시선을 옮겨야 합니다. Z세대의 3‘요’에만 집중하던 돋보기를 내려놓고, 그들과 마주 앉아 있는 X세대 리더의 3‘요’를 들여다봐야 합니다.

* 리더의 "이걸요?"에 대해 : 조직은 업무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리더의 에너지를 보호할 경계를 설정해 주어야 합니다.

* 리더의 "제가요?"에 대해 : 리더가 혼자 짊어지지 않도록, 팀 전체가 책임을 나누는 상호 책임감(Mutual Accountability) 문화를 구축해야 합니다.

* 리더의 "왜요?"에 대해 : 경영진은 리더가 전략의 파트너로서 목적을 충분히 내재화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해야 합니다.

HRD의 역할은 이제 리더에게 ‘어떻게 하면 주니어에게 맞출 것인가’를 가르치는 것에 머물러선 안 됩니다. 주니어들에게는 리더라는 동료의 고뇌를 이해시키고, 리더들에게는 조직이 당신들의 3‘요’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어야 합니다.

조직은 리더의 어깨 위에 세워지지만, 그 어깨가 무너진다면 그 위에 세워진 어떤 세대의 성장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지금, 여러분 조직의 리더들은 마음속으로 어떤 3‘요’를 외치고 있습니까? 그들의 침묵 속에 담긴 심정을 헤아리는 것, 그것이 진정한 조직 건강의 시작일 것입니다.


이빨
황금이빨
PSI컨설팅 이사
사람,리더,말,글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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