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수가 늘면 조직은 본능적으로 안심한다. 우상향하는 그래프가 "시장에서 살아남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내부에는 묘한 위화감이 감돌기 시작한다.
"지표는 분명 우상향인데, 왜 수익성은 악화되고 구성원들은 더 지쳐가지?”
이때 경영진과 HR은 흔히 '일손이 부족해서'라고 착각한다. 그래서 채용 공고를 내고 조직을 잘게 쪼갠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고객을 모으는 비용이 수익을 앞지르는 적자 구조’가 이미 굳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익 구조를 개선하지 않은 채 몸집만 불리는 '스케일링(Scaling)'은 축복이 아니다. 조직 전체를 비효율의 늪으로 밀어 넣는 거대한 부채일 뿐이다.
본질: 고객이 늘수록 관리 비용과 조직의 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현금 흐름을 막는 구조가 문제다.
성장의 착시: 신규 유입은 눈에 띄지만, 할인·보상·예외처리 같은 '숨은 비용'은 뒤늦게, 더 무겁게 재무제표와 조직의 활력을 갉아먹는다.
리더의 과제: "사람을 더 뽑을까?"라는 질문을 멈춰야 한다. 대신 "어떤 고객이 우리에게 이익을 남기고, 어떤 고객이 조직의 에너지를 소진시키는가?"를 물어야 한다.
플랫폼·유통·서비스 산업에서 '이익 없는 성장(Profitless Growth)'은 뼈아픈 현실이다. 주문 건수는 늘었지만, 가격 경쟁·물류·CS 비용이 동반 상승하며 '고객 한 명당 공헌이익(Contribution Margin)'은 급격히 쪼그라든다.
HR 관점에서 보면 이 시기는 '가짜 노동(Fake Work)'이 폭증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이번 건만 예외로 처리해달라"는 무리한 요청이나 악성 클레임 방어에 핵심 인재들의 시간이 허비된다. 이 국면에서 무작정 "인원 충원"을 외치는 건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수익성 없는 고객을 위해 귀한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비즈니스의 실패이자 조직 관리의 명백한 실패다.
전략경영과 조직경제학에서는 이를 ‘규모의 착시(Scale Illusion)’라고 부른다.
우리는 흔히 규모가 커지면 효율도 좋아질 것(규모의 경제)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정 임계점을 넘으면 내부 조정 비용과 마찰 비용이 효율 개선 속도를 앞지른다. 맥킨지(McKinsey)는 이를 '복잡성의 함정(Complexity Trap)'으로 정의한다. 성장이 오히려 수익성을 갉아먹는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행동과학적 관점에서도 이유는 명확하다. '수량 증가'는 즉각적인 성취감을 주기에 과대평가되고, '수익성 악화'는 천천히 체감되기에 과소평가된다. 더 나은 선택은 "고객을 줄이자"는 극단적 결정이 아니다. 고객을 숫자가 아닌 '기여도'로 재정의하여 조직의 자원을 재배치하는 냉정함이다.
거창한 회계 분석까지 갈 필요도 없다. 지금 우리 팀의 야근이 "고객이 많아서"인지, "실익 없는 업무가 많아서"인지 가르는 표 하나면 충분하다. 우리 고객과 업무를 아래 4가지로 분류해 보라.
유형 | 특징 | 대응 전략 - HR & Resource |
A. 이익 창출형 | 정가 구매, 반복 구매, CS 소요 적음 | [몰입 지원] 핵심 인재가 이들을 전담 |
B. 성장 잠재형 | 현재 마진은 낮지만, A로 전환 가능 | [육성] 객단가(AOV)를 높이는 전략적 시도. |
C. 이익 잠식형 | 매출은 크지만 할인·보상·예외 요구 상시적 | [구조조정] 서비스 레벨 하향, 인력 투입 최소화. |
D. 단순 소모형 | 수익/성장 기여 없음 (체리피커, 악성 CS) | [제거/자동화] 과감하게 끊어내거나 챗봇/자동응답 대체. |
핵심은 '합의'다. 팀이 같은 표를 보고 "아, 우리가 지금 C와 D 유형에 아까운 인력을 낭비하고 있구나"를 인지하는 순간 변화는 시작된다.
회의 마지막 2분, 질문의 각도를 '양'에서 '질'로 비틀어보라.
"이번 주에 늘어난 요청 중에서, 우리 이익을 만든 것(A)과 조직의 에너지를 갉아먹은 것(C/D)은 각각 무엇이었나요?"
이 질문이 던져지면 팀의 성과 대화는 ‘단순 유입’에서 ‘수익 구조’로 이동한다. 그 순간부터 성장의 기준이 바뀐다.
이 구조를 방치한 결과는 실무자의 책상 위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다. 지표는 우상향하는데, 현장은 할인·보상·예외 처리에 치여 "일은 쏟아지는데,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기분이다"라고 토로한다.
지금의 업무가 이익을 만드는 고객을 위한 일인지, 비용만 유발하는 고객을 붙잡기 위한 일인지 구분해야 한다.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구조에서 실행력을 살리는 방법은, 더 많은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효율적인 의사결정'을 과감히 줄여주는 것이다.
[참고]
McKinsey & Company, Solving the paradox of growth and profitability in e-commerce
- 전자상거래에서 성장과 수익성 간의 딜레마
OECD, Insights on Productivity and Business Dynamics
- 기업 규모 확대 국면에서 '조정 비용(Adjustment Costs)'이 생산성 개선을 상쇄
The ROI Groupㅣ@theroigroup.official
이익 구조를 개선하는 '실행'은 결국 '사람'을 통해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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