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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용서를 생각하며

연말, 용서를 생각하며

코칭리더임원CEO
코치
이형준 코치Dec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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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를 말하지만, 사실 저는 잘 못합니다.

용서를 구하는 것도 잘 못합니다.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이 따라오지 않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주제로 생각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연말이 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한 해를 돌아봅니다.

잘한 일보다, 마음에 남아 있는 장면들이 먼저 떠오를 때도 많습니다.

그때마다 애써 덮어두었던 감정들,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다시 고개를 듭니다.

토요일 저녁, 성당에 갔다가 고백성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고백성사를 하면서 꺼낸 이야기들은 사실 오랫동안 가슴 깊숙이 묻어두었던 것들이었습니다.

누구에게도 쉽게 말하지 못하고, 나조차 애써 외면해 왔던 부분들이었죠.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용서를 구한다는 것이 단지 잘못을 인정하는 행위가 아니라 ‘나 자신을 다시 바라보는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부님이 주신 보속을 들으며 또 하나 느낀 것이 있습니다.

용서는 생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국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마음속으로만 “미안하다”, “이해한다”라고 말하는 것과 실제로 삶의 태도를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사실 말입니다.

우리는 종종 용서를 관계의 문제로만 생각합니다.

회사에서는 팀 안에서의 갈등, 리더십, 인간관계의 회복 같은 것들 말이죠.

물론 그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 마음으로 느끼기에는 용서는 그보다 먼저 개인의 삶과 마음을 위한 선택에 가깝습니다.

용서하지 못한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 같지만, 의외로 오래 남습니다.

상대보다 오히려 내가 더 지치고, 같은 장면을 마음속에서 반복해서 떠올리게 됩니다.

결국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사람은 상대가 아니라 나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서를 잘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용서를 구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머리로는 필요하다는 걸 알지만 마음이 쉽게 따라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도 배우는 중입니다.

다만 분명해진 것은 하나 있습니다.

용서는 거창한 결단으로 시작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완벽한 화해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것.

작은 행동 하나, 태도의 변화 하나로도 용서는 시작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먼저 연락을 해보는 것, 말로 꺼내지 못했던 사과를 조심스럽게 전해 보는 것, 혹은 상대를 당장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더 이상 마음속에서 공격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

그 정도의 행동만으로도 내 마음은 조금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연말입니다.

스스로 생각해 봅니다.

혹시 마음속에 아직 풀지 못한 감정 하나 남아 있지 않은가.

올해가 가기 전에 내가 용서해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혹은 내가 먼저 용서를 구해야 할 장면은 없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나 자신에게 너무 가혹하지는 않았을까.

아직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용서를 말하면서 여전히 서툴러도 괜찮다고 느낍니다.

다만 멈춰 있던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여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연말을 맞이하는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코치
이형준 코치
조직과 직장인의 행복한 성공을 돕습니다.
(주)어치브코칭 대표코치, CEO : 2025년 한국코치협회 선정 올해의 코치. (KSC,PCC,ACTC) AI를 활용한 코칭스킬 업그레이드, 팀코칭 ALIGN, FIRE! 불붙는 조직 만들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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