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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괴적 침묵ㅣ조용한 조직이 실제로는 가장 시끄러운 이유

🗞️ 파괴적 침묵ㅣ조용한 조직이 실제로는 가장 시끄러운 이유

의사결정 품질을 저하시키는 침묵의 나선
조직문화조직설계리더임원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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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ㅣThe ROI GroupJan 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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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는 짧고, 반대 의견은 없으며, 업무 메신저는 조용하다. 겉보기엔 효율적이고 완벽하게 정돈된 조직 같다. 하지만 조직심리 관점에서 이 지나친 고요함은 종종 위험한 적신호로 읽힌다.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장소를 옮길 뿐이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설 자리를 잃은 의견들은 사적인 메신저나 휴게실로, 더 깊게는 각자의 머릿속 ‘추측’으로 숨어든다. 겉으로 들리는 소음은 줄었을지 몰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서로 다른 해석이 증식하고 있다. 이때부터 조직에는 ‘인지적 부채(Cognitive Debt)’가 쌓이기 시작한다. 우리가 목격하는 조용함은 합의의 결과일까? 침묵은 구성원들이 치러야 할 ‘표현 비용(Expression Cost)’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비싸졌다는 증거다.

3줄 요약

  • 현상의 본질: 조용함은 착시다. 발언은 장소를 옮겨, 공식 채널에서 ‘검증되지 않은 비공식 채널’로 숨어들었을 뿐이다.

  • 숨겨진 비용: 침묵이 길어지면 막대한 ‘해석 비용’이 개인에게 전가되고, 오해와 왜곡은 이자처럼 불어난다.

  • 리더의 과제: 침묵 속에 숨겨진 판단을 끄집어내어, 구성원이 지불해야 할 ‘표현 비용’ 자체를 낮춰주는 구조가 필요하다.

비즈니스 포인트

유독 회의가 일사천리로 끝나는 날이 있다. 모두가 "좋습니다"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 순간 리더는 효율적인 회의였다고 만족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침묵의 이면에는 "어차피 말해도 안 바뀐다"거나 "튀어봐야 나만 손해"라는 학습된 무기력이 깔려 있을 확률이 높다.

회의실 문을 나서는 순간을 관찰해보라. 사람들은 곧장 휴대폰을 꺼내 메신저를 두드리거나, 동료에게 다아가 "방금 그 얘기, 진짜야?"라고 속삭인다. 조직은 겉으로만 조용해졌을 뿐, 내부는 루머와 억측으로 더 시끄러워졌다. 이제 협업은 전략적 합의가 아닌 ‘서로의 눈치를 살피는 게임’으로 변질된다. 바로 비용의 악성 이동이다.

딥 다이브ㅣ침묵이 만드는 '갈등의 비가시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의 펄로우(Perlow)와 윌리엄스(Williams)는 조직 내 침묵을 평화가 아닌 ‘갈등의 비가시화(Invisibilization)’로 정의한다.

구성원은 침묵을 통해 표면적인 평화를 유지하려 한다. 문제는 판단 근거와 맥락이 공유되지 않은 채, 오해와 왜곡이 침전물처럼 쌓인다는 점이다. 침묵을 중립적인 태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는 정보의 흐름이 정상적인 시스템을 우회하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경고다. 말이 사라진 조직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싸우고 있는’ 상태다.

액션! 침묵의 비용을 점검하는 5가지 징후

침묵을 깨라는 막연한 주문은 통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 조직의 '표현 비용'이 얼마나 높은지 보여주는 구체적인 징후를 점검해야 한다. 아래 항목 중 2개 이상이 관찰된다면, 그 회의는 "너무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회의"다.

징후 유형

관찰되는 현상

판단 기준

1. 채널의 이동

"회의 끝나자마자 키보드 소리가 요란하다."

공식 회의 종료 직후, 사내 메신저 사용량이 급증할 때

2. 사후 반응

"그 얘기, 아까 회의 때 하지 그랬어."

결정된 사안에 대해 뒤늦은 질문이나 이견이 개별적으로 나올 때

3. 실행 지체

"결정은 빨랐는데, 진도가 안 나가네."

합의된 줄 알았으나, 실행 단계에서 각자의 해석이 달라 충돌할 때

4. 안건의 좀비화

"이거 지난번에 얘기 끝난 거 아니었어?"

같은 안건이 이름만 바꿔 반복적으로 회의 테이블에 올라올 때

5. 비언어적 거부

"다들 모니터나 시계만 보고 있군."

발언 대신 침묵, 회피, 시선 피하기 등 방어적 태도가 지배적일 때

팀 운영 전략ㅣ오늘의 질문

회의가 유난히 조용하고 빠르게 끝났다면, 회의실을 나서기 전에 이 질문 하나를 던져보라.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오늘 말로 꺼내지는 않았지만, 혹시 머릿속으로 '우려'되거나 '판단'한 부분이 남아있나요?"

거창한 답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 단 한 문장이라도 침묵 속에 숨은 생각을 테이블 위로 꺼내는 과정 자체가, 보이지 않는 소음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리더를 위한 제언

말이 줄어든 조직은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막대한 해석 비용을 개인에게 떠넘기고 있는 셈이다. 이 비용이 누적될수록 조직의 결정은 보수적으로 변하고 혁신은 자취를 감춘다.

리더가 해야 할 일은 억지로 발언권을 쥐여주는 것이 아니다. 구성원들이 입을 여는 데 드는 심리적·정치적 비용을 낮춰주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조용한 조직을 "정돈됐다"고 착각하는 순간, 조직은 겉으로는 고요해지지만 속으로는 곪아간다.


[참고]

  • Harvard Business Review, Is Silence Killing Your Company? (Leslie Perlow & Stephanie Willi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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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ㅣThe ROI Group
경영 성과에 직결되는 HRD-ROI 구조
"자신을 늘 새롭게 발견하는 즐거움"을 만드는 The ROI Group CEO 입니다. / 홈페이지 : www.the-ro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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