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앞으로 무엇을 성과로 부를 것인가

15 앞으로 무엇을 성과로 부를 것인가

관계중심 협상이 던지는 마지막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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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
스프링보드Jan 2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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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노사 협상에서 익숙하게 다뤄져 온 분배적 협상과 통합적 협상의 한계를 짚어보고,

그 너머에서 관계를 중심에 두는 새로운 협상 패러다임의 가능성을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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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주체를 개인·집단이 아니라 관계로 보고,

과정을 거래가 아닌 ‘함께 예측하고 배우는 여정’으로 바라보며,

성과의 기준을 숫자를 넘어 신뢰와 성장까지 확장해 보자는 제안을 이어왔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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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으로, 그런 관계중심 협상이 AI 전환기의 조직에서 ‘성과’라는 이름을 어떻게 다시 쓰게 만드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HR·노사 실무자 한 사람의 선택과 어떤 연결을 맺는지 이야기해보며 시리즈의 끝을 맺어보고자 합니다.

관계중심 협상의 마지막 질문은 결국 하나입니다.
“앞으로 이 조직에서 무엇을 성과라고 부를 것인가.”

AI 전환기, 성과 질문을 다시 묻다

AI 전환이 본격화되는 지금, 전통적인 성과의 얼굴만으로는 조직을 지탱하기 어렵습니다.​
임금·비용·이익으로만 성패를 나누는 협상은 짧게는 이길 수 있지만, 길게는 조직의 체력을 갉아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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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협상 테이블에 서 있는 HR 실무자들에게 익숙한 질문은 대개 이런 것들입니다.

  • “이번에 몇 %까지 줄 수 있나.”

  • “이 비용 구조로 내년 버틸 수 있나.”

  • “얼마나 덜 내어주고 끝낼 수 있나.”

이 질문들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분명히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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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면 나쁘지 않은 합의였는데, 현장 분위기는 더 싸늘해지는 경우.​

협상은 끝났는데, 다음 회의에서 서로를 더 경계하게 된 경우.​

그때 마음 한편에서 이런 생각이 지나갑니다.
“조건은 틀리지 않았는데, 뭔가 근본적인 건 괜찮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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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그 “근본적인 것”을 성과의 언어로 다시 붙잡아 보려는 시도입니다.

세 가지 성과, 다시 한 번

노사 협상에서 성과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보통 한 층위만 봅니다.
임금, 복지, 고용, 비용 같은 숫자로 환산 가능한 외적 성과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오래 있다 보면, 성과를 적어도 세 층위로 나누어 보아야 한다는 감각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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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외적 성과

    • 임금, 복지, 고용, 제도, 비용, 재무 구조

    • 보고서와 대외 설명에 바로 쓰이는 지표들입니다.

  2. 관계 성과

    • 이번 협상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이전보다 두터워졌는가.

    • 다음 위기에도 “그래도 저쪽과는 한 번 이야기해볼 수 있다”는 감각이 남아 있는가.

    • 갈등 이후에도 연락할 수 있는 창구와 사람이 유지·확대되었는가.

  3. 시민적·내적 성과

    • 이번 협상을 통과하면서, 우리 조직은 어떤 태도를 익혔는가.

    • “우리는 갈등을 이렇게 다루는 사람들이다”라는 집단적 기억이 형성되었는가.

    • “우리는 이 터전을 함께 책임지는 집단이다”라는 공화적 감각이 조금이라도 자랐는가.

지금까지 노사 협상은 거의 언제나 첫 번째 층위, 외적 성과에만 조명을 비춰왔습니다.​

문제는, 나머지 두 층위를 무시한 채 첫 번째 층위만 끌어올리면

결국 그 숫자를 떠받치는 기반이 약해진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관계를 중심에 두는 관점에서 보면, 성과란 이런 제안이 됩니다.
“숫자를 지우자는 것이 아니라, 관계와 시민적·내적 성과에도 빛을 나누자.”

‘우리만’에서 ‘우리 모두’로: 공화적 감각

여기서 중요한 전환점이 하나 등장합니다.
“우리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같이 보는 공화적 감각입니다.

전통적인 프레임에서는 이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 회사: “우리는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지켜야 한다.”

  • 노조: “우리는 조합원의 몫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여기서 성과는 언제나 “우리 편”의 기준으로만 측정됩니다.

공화적 감각은 질문의 초점을 한 단계 옮깁니다.

  • “우리는 우리 편의 이익을 지키면서도, 이 터전 자체를 망가뜨리지 않을 책임을 함께 지고 있는가.”

  • “이 조직과 산업, 지역 사회가 5년, 10년 뒤에도 버틸 수 있는 구조인가.”

이 감각을 가진 조직은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선택을 합니다.

  • 위기 때:
    먼저 자르는 대신, 먼저 설명하고 함께 버틸 방법을 찾습니다.

  • 협상 때:
    “이번에 얼마나 따냈나”보다 “이번에 어떤 관계를 남겼나”를 같이 묻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번거롭고, 내부 설득도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조직은 이런 말을 듣게 됩니다.

“그래도 저 조직은 사람과 터전을 같이 본다.”​

이 인상은 숫자로 바로 보이지 않지만,
채용 시장에서, 위기 때 정책 환경에서, 협상 테이블에서 우군의 크기로 돌아옵니다.​

공화적 감각은 착한 척이 아니라, 위기와 전환을 통과하기 위해 꼭 필요한 생존의 감각입니다.​

관계중심 협상이 바꾸는 성과표

관계중심 협상을 꾸준히 시도하는 조직은, 장기적으로 전혀 다른 미래의 성과표를 갖게 됩니다.​
그 성과표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 조금씩 추가되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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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 인상률” 옆에 적히는 “신뢰 인상률”

    • 이번 협상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두터워졌는가.​

  • “인력 감축 규모” 옆에 적히는 “관계 유지율”

    • 갈등 이후에도 연락할 수 있는 창구와 사람이 얼마나 남아 있는가.​

  • “협상 타결 시점” 옆에 적히는 “학습 지수”

    • 우리는 이번 갈등에서 무엇을 배우고 돌아왔는가.​

이 지표들은 아직 엑셀로 완벽하게 계산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조직은 점점 이런 문장을 입밖에 낼 수 있게 됩니다.​

  • “이번 합의는 우리 편의 이익뿐 아니라, 이 조직이 5년 뒤에도 버틸 수 있는 구조를 함께 고민한 결과입니다.”​

  • “숫자로만 보면 완벽하지 않지만, 다음 위기 때 다시 마주 앉을 수 있는 관계를 분명히 남겼습니다.”​

그때 협상은 더 이상 “올해 몇 % 싸움”이 아니라,
“이 조직이 어떤 방식으로 미래를 통과해갈 것인가”를 시험하는 과정이 됩니다.​

HR 실무자 한 사람에게 돌아오는 질문

여기까지 이야기를 따라온 노사·HR 실무자라면, 아마 이런 감각이 스칠 수 있습니다.
“말은 알겠는데, 나는 규율과 규약, KPI와 정치 사이에 끼어 있는데… 내가 실제로 바꿀 수 있는 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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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중심 협상은 거대한 선언이 아니라, 한 사람의 아주 작은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다음 협상을 준비할 때, 그 선택은 이렇게 생겼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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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건 정리를 마친 뒤, 메모장 맨 아래에 한 줄을 더 적어두는 것.
    “이번 갈등에서, 나는 무엇을 배우고 돌아오고 싶은가.”​

  • 전략 회의를 끝낼 때,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
    “이번 협상이 우리 조직의 3년 뒤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10분만 같이 이야기해볼 수 있을까요?”​

  • 협상장 안에서, 한 번쯤 숫자가 아닌 문장을 꺼내보는 것.
    “이 안에서 여러분이 가장 불안한 지점이 어디인지, 한 번만 더 솔직하게 듣고 싶습니다.”

이 질문 하나, 이 문장 하나가 당장 판을 뒤집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질문이 반복될 때, 조직은 아주 천천히 다른 방향으로 기울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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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같은 테이블에 앉은 누군가가 이렇게 말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당신 덕분에, 우리는 이 협상을 ‘전쟁’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관계가 될지 시험해보는 시간’으로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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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 속에, 관계중심 협상이 꿈꾸던 미래 성과의 얼굴이 조용히 담겨 있을 것입니다.​

마치며: 무엇을 성과라고 부를 것인가

AI 전환, 규제 변화, 노동 환경의 재편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법과 제도가 바뀌어도, 협상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과 관계가 남습니다.​

신뢰 없이는 제도도 작동하지 않고,
대화 없이는 어떤 변화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마지막 질문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옵니다.

  • “이 조직은 앞으로 무엇을 성과라고 부를 것인가.”

  • “나는 다음 협상에서, 우리 조직의 미래 성과를 위해 무엇을 한 줄이라도 다르게 적어볼 것인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이미 관계중심 협상이 시작된 장면일지 모릅니다.

이 시리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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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보드
모든 조직의 도전이, 성장의 발판이 되도록.
현직 HRM 전문가로, 조직 성과와 사람의 성장을 연결하는 전략을 고민합니다. 인사제도 기획과 노무 전문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내 갈등을 해결하는 현실적인 해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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