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 워크샵, 실제로 어떻게 운영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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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 워크샵, 실제로 어떻게 운영했을까?

진단보다 팀빌딩에 더 신경 쓴 조직문화 담당자의 실전 운영기 · Part 4
조직문화교육전체
피카
스피카Oct 1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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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마지막에 예정에 없던 보너스 편을 하나 더 쓰겠다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실제 워크샵은 어떻게 굴렸는데?”라는 이야기입니다.


잠깐, DiSC가 뭐예요? (처음 오신 분들께)

1~3편을 못 보신 분들도 계실 것 같아 아주 짧게 요약드릴게요. 이미 아시는 분들은 다음 섹션으로 건너뛰셔도 됩니다.

DiSC는 MBTI와 비슷한 유형 검사인데, 사람의 행동 성향을 딱 4가지로 분류하는 게 특징이에요. MBTI는 16개 유형이라 어렵잖아요? DiSC는 알파벳도 4개면 끝입니다.

• D (주도형) — 결과부터 챙기는 추진력 있는 사람

• i (사교형) — 사람 좋아하고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사람

• S (안정형) — 조용히 신뢰를 쌓아가는 협력자

• C (신중형) — 데이터와 근거로 꼼꼼히 판단하는 분석가

직관적이죠? MBTI가 "머릿속 성향"을 본다면, DiSC는 "회사에서 실제로 보이는 행동"을 봅니다. 그래서 조직문화나 팀 워크샵에는 DiSC가 잘 맞아요. 이게 제가 1편에서 실컷 떠들었던 이야기입니다.

 “ MBTI는 '나의 머릿속 풍경'을 보여주고, DiSC는 '내가 회의실에서 보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


사실 자격증을 따고 DiSC 내용을 이해하는 것과, 여러 명의 구성원이 하루 동안 즐겁게 참여하도록 워크샵을 운영하는 건 꽤 다른 일이었습니다. 자료만 잘 설명한다고 소통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었고요.

제가 가장 많이 고민한 건 DiSC 자체보다 구성원들의 경험이었습니다. 바쁜 팀원들이 어렵게 하루 시간을 냈다면, 그날만큼은 서로를 조금 더 알고, 충분히 이야기하고, “오늘 재밌었다”는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DiSC 교육”을 만든다기보다, “DiSC를 활용한 팀빌딩 하루”를 설계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했습니다.


먼저, 워크샵의 목적부터 다시 잡았습니다

제가 DiSC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소통 활성화였습니다. 그런데 “소통을 활성화하자”라는 말은 너무 크고 추상적이잖아요? 그래서 조금 더 단순하게 쪼개봤습니다.

• 나를 먼저 이해한다

• 나와 다른 동료를 이해한다

• 그 차이를 알고, 상대에게 맞는 방식으로 대화해본다

이 세 가지가 되면 최소한 서로의 행동을 “이상하다”라고 보기보다 “아, 저 사람은 나와 다르게 반응하는구나”라고 이해할 가능성이 높아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붙였습니다. 아무리 좋은 교육이라도 서로 어색한 상태에서 설명만 듣고 끝나면 효과가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DiSC 앞뒤에 팀빌딩 요소를 꽤 많이 넣었습니다.


DiSC보다 먼저 한 것: 서로를 조금 더 아는 시간

워크샵 전에 구성원들에게 자기소개 자료를 하나 부탁했습니다. 딱딱한 이력 소개가 아니라, 사진을 넣고 조금 재미있게 작성할 수 있도록 했어요.

•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왔는지

• 취미나 관심사는 무엇인지

• 동료에게 잘 알려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 반대로 배우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워크샵 당일에는 이 내용을 먼저 공유했습니다. 같은 팀에서 몇 년을 일해도 의외로 서로의 취미나 이전 경험을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어? 이걸 좋아하셨어요?” “저도 그거 배우고 싶었는데요.” 같은 대화가 자연스럽게 시작됐습니다.

DiSC를 하기 전에 이 시간을 넣은 이유도 단순했습니다. 사람을 유형으로 이해하기 전에, 먼저 한 사람으로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제일 신경 쓴 건 “구성원이 지치지 않는 흐름”이었습니다

교육을 준비하다 보면 담당자는 자꾸 넣고 싶은 내용이 많아집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DiSC 역사도 설명하고 싶고, 네 가지 유형도 자세히 알려주고 싶고, 활동도 여러 개 하고 싶죠.

그런데 참여자 입장에서는 오전부터 계속 앉아 듣고 이야기하면 금방 지칩니다. 그래서 저는 콘텐츠 양보다 하루의 리듬을 더 신경 썼습니다.

• 중간중간 쉬는 시간을 충분히 넣었습니다.

• 다음 세션을 시작하기 전에는 짧은 조별 게임으로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렸습니다.

• 한 조는 항상 4명 이하로 구성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원칙은 꽤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5명, 6명이 한 조가 되면 말이 많은 몇 명을 중심으로 대화가 흘러가고, 거의 이야기하지 못하는 사람이 생길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대로 4명 정도면 그날 하루 동안 서로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여러 활동을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제 목표는 “활동을 빨리 끝내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만큼은 네 사람이 충분히 대화하는 것”이었습니다.


본격적인 DiSC는 질문 하나로 시작했습니다

팀빌딩으로 어느 정도 분위기가 풀리면 이제 DiSC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저는 처음부터 “D형은 이렇고, i형은 저렇습니다”라고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구성원들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습니다.

“그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라고 말하려면, 우리는 그 사람의 무엇을 알고 있어야 할까요?

처음에는 조금 막연한 질문처럼 들리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대의 성격, 말투, 관심사,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일하는 방식 같은 답이 나옵니다.

그때 DiSC와 연결했습니다. 좋은 관계를 위해 상대를 이해해야 한다면, 회사에서 자주 보이는 행동 방식부터 알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식으로요. “검사를 하나 더 하자”가 아니라 “왜 이걸 하는지”를 먼저 납득시키고 싶었습니다.

그 다음 DiSC가 어떤 배경에서 만들어졌는지, 어떤 방식으로 행동 유형을 바라보는지, 그리고 검사 결과를 사람을 단정하는 라벨로 쓰면 안 된다는 점을 짧게 설명했습니다.


저는 종이 진단지를 썼습니다

진단은 지류, 즉 종이 검사지를 활용했습니다. 요즘은 온라인 진단이 훨씬 편하죠. 링크를 보내면 자동으로 결과가 나오고, 담당자가 결과를 취합하기도 쉽습니다.

그럼에도 오프라인 워크샵에서는 종이 진단지만의 장점도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이 직접 체크하고 점수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고, 옆 사람과 “여기는 어떻게 계산해요?” 하며 서로 도와주는 장면도 생겼습니다.

비용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었고요. 다만 대규모 운영이나 사전 진단이 필요하다면 온라인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저는 “무조건 종이가 좋다”기보다는 워크샵 규모와 목적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유형별로 모여 앉혔더니, 설명보다 더 많은 게 보였습니다

진단이 끝난 뒤에는 D, i, S, C 네 가지 유형을 설명하고, 같은 유형끼리 자리를 옮겨 앉게 했습니다. 그리고 유형별로 전지 한 장을 주고 아래 질문을 함께 이야기하게 했습니다.

[활동 예시] 같은 유형끼리 모여 슬로건, 이미지, 선호 행동, 주의할 점 등을 이야기합니다.

이 활동에서 제가 재미있게 본 건 “무슨 답을 썼는가”만이 아니었습니다. 이야기하는 방식 자체에서도 유형별 차이가 꽤 느껴졌거든요.

제가 진행했던 워크샵들에서는 D형 테이블이 거의 항상 가장 먼저 끝났습니다. 정말 빠르게 핵심을 정하고 “이 정도면 됐죠?” 하고 결론을 내립니다.

i형은 반대 의미로 흥미로웠습니다. 아주 빨리 끝나는 조도 있었고, 유독 오래 걸리는 조도 있었습니다. 늦어지는 이유를 보면 결정을 못해서라기보다 서로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다른 이야기까지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어요.ㅎㅎ

S형은 고민을 충분히 하면서도 다른 조의 진행 상황을 살피고 너무 늦지 않게 맞추는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C형은 역시 문구 하나를 정할 때도 “이 표현이 정확한가?”를 확인하면서 가장 신중하게 논의하는 편이었고요.

물론 이건 제가 여러 차례 워크샵을 진행하며 관찰한 현장 에피소드입니다. 모든 D형, i형, S형, C형이 반드시 이렇게 행동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매직펜 색깔에서도 유형이 보인다고요?

또 하나 소소하게 재미있었던 장면이 있습니다. 저는 유형별 활동을 할 때 검정, 파랑, 빨강, 초록 등 여러 색의 매직펜을 넉넉하게 준비해둡니다.

그런데 제가 진행한 회차에서는 D, S, C 테이블은 대부분 검정색이나 파란색 위주로 전지를 작성했습니다. 필요한 내용을 빠르게 적고 끝내는 느낌이었죠.

반면 i형 테이블은 달랐습니다. 여러 색깔을 섞어서 제목을 꾸미고, 그림도 그리고, 전지 자체를 화려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기하게도 빨간색 하트를 그린 팀도 꽤 자주 봤어요.

강사 입장에서는 이런 작은 장면이 굉장히 좋은 소재가 됩니다. 발표가 끝난 뒤 “여러분, 전지 색깔도 한번 비교해보세요”라고 하면 다 같이 웃으면서 유형의 차이를 다시 한번 체감하거든요.

책에 적혀 있는 특징을 읽어주는 것보다, 방금 우리가 함께 만든 결과물에서 차이를 발견하는 순간이 훨씬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내 유형”보다 “상대와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였습니다

유형별 발표까지 끝나면 보통 참가자들은 자기 유형에 꽤 몰입해 있습니다. “맞아, 내가 딱 그래.” “역시 우리 팀장님 D인 것 같았어.” 같은 이야기가 쏟아지죠.

그런데 여기서 끝나면 재미있는 성격 유형 교육으로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제가 원래 원했던 건 소통 활성화였기 때문에 마지막에는 반드시 “그래서 상대와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로 넘어갔습니다.

특히 조직에서는 선배와 후배, 리더와 구성원처럼 역할이 다른 사람끼리 대화할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유형별로 선배를 대할 때 신경 쓰면 좋은 점, 후배의 성장을 도울 때 참고할 점을 정리해서 공유했습니다.

[활동 예시] 선배·후배의 DiSC 유형에 따라 참고할 수 있는 소통 포인트를 함께 살펴봅니다.

예를 들어 D형 선배에게는 결론과 핵심부터 간결하게 이야기하고, C형 선배에게는 근거와 기준을 충분히 준비하는 식입니다. 반대로 후배를 대할 때도 D형에게는 도전적인 목표와 권한을, S형에게는 충분한 준비 시간과 안정감을 제공하는 식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가이드는 “D형에게는 무조건 이렇게 해야 한다”는 공식이 아닙니다.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참고점에 가깝습니다. 실제 사람은 직무, 관계, 경험,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행동하니까요.

마지막에는 각 조별로 “우리 팀에서는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대화하면 좋을까?”를 이야기하게 했습니다. 진단 결과를 개인의 재미있는 특징으로 끝내지 않고, 실제 팀의 소통 약속으로 연결하려고 했습니다.


워크샵은 끝났는데, DiSC 이야기는 회식에서 다시 시작됐습니다

가능한 경우 저는 워크샵 이후 일정이 자연스럽게 회식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했습니다. 하루 종일 같이 앉아 대화하고 활동했는데 오후 5시에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바로 흩어지면 조금 아쉽더라고요.

재미있는 건 회식 자리였습니다. 평소라면 자칫 어색할 수 있는 자리인데 그날은 공통의 대화 주제가 이미 하나 생겨 있었습니다. 바로 DiSC였죠.

“아까 D형들 진짜 빨리 끝내던데요?” “i형 전지 왜 이렇게 화려해요?” “팀장님이 C라서 보고할 때 자료를 그렇게 많이 보셨던 건가요?” 같은 이야기가 웃음과 함께 이어졌습니다.

그 순간 제가 기대했던 효과가 조금 보였습니다. DiSC가 정답을 알려줘서가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공통 언어가 되어준 겁니다.

좋은 유형 검사는 사람을 네 칸에 가두는 도구가 아니라, 평소 꺼내기 어려웠던 “우리의 차이”를 안전하게 이야기하게 만드는 대화의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운영해보니, 이 다섯 가지는 꼭 챙기게 됐습니다

몇 번의 워크샵을 운영하고 나니 저만의 기준도 조금씩 생겼습니다. 지금 다시 준비하더라도 아래 다섯 가지는 꼭 챙길 것 같습니다.

① 목적을 “진단”이 아니라 “소통”으로 잡기

결과지를 받는 게 목적이 되면 워크샵은 금방 끝납니다. 결과를 가지고 서로 무슨 이야기를 나누게 할지가 더 중요합니다.

② 사람을 먼저 알고, 유형은 그 다음에 보기

사진과 자기소개, 취미와 경험을 먼저 공유한 뒤 DiSC로 넘어가면 상대가 훨씬 입체적으로 보입니다.

③ 한 조는 작게 구성하기

저는 가능하면 4명 이하를 선호합니다. 모든 사람이 충분히 말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④ 설명보다 직접 이야기하는 시간을 늘리기

유형 특징을 20분 더 설명하는 것보다 같은 유형끼리 20분 더 이야기하게 하는 편이 체감 효과가 컸습니다.

⑤ 끝난 뒤에도 이야기할 장치를 만들기

팀별 소통 약속, 후속 대화, 회식처럼 워크샵의 경험이 교육장 밖으로 이어질 수 있게 만들면 DiSC가 훨씬 오래 남았습니다.


결국 제가 만들고 싶었던 건 “DiSC를 잘 아는 팀”이 아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워크샵을 준비하면서 DiSC 이론이나 강의자료도 많이 공부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다른 부분에 더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누가 혼자 있지는 않는지, 모든 사람이 이야기하고 있는지, 분위기가 처지지는 않는지, 다음 활동을 언제 시작하면 좋을지 계속 살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만들고 싶었던 건 D, i, S, C를 잘 외우는 팀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저 사람은 왜 저래?” 대신 “저 사람은 나와 방식이 조금 다르구나”라고 한번 더 생각해보고, 다음 대화에서는 상대방에게 조금 맞춰볼 수 있는 팀. 그게 제가 DiSC 워크샵을 통해 기대했던 모습이었습니다.

DiSC를 도입하려는 조직문화 담당자분들이 계시다면 진단 도구 자체만큼이나 “구성원들이 그날 어떤 경험을 하고 돌아갈 것인가”를 함께 설계해보셨으면 합니다. 저는 그 부분에서 워크샵의 성패가 꽤 많이 갈린다고 느꼈습니다.

혹시 직접 DiSC 워크샵을 운영하고 계시거나, “이 활동은 우리 조직에서도 해보고 싶다” 싶은 부분이 있으시면 댓글로 이야기 나눠주세요. 저도 다른 조직에서는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지 정말 궁금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피카
스피카
조직문화/조직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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