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직원 시대, 직접 할 것인가 지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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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직원 시대, 직접 할 것인가 지휘할 것인가

오늘부터 박사급 부하직원 10명이 생긴다면, 여러분은 계속 직접 일하시겠습니까, 아니면 그들을 지휘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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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Oct 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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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파일 1,000개의 이름을 바꿔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3시간 동안 붙잡고 하나 하나 바꾸는데 오전 내내 해서 겨우 3분의 1을 끝냈습니다. 그러다 'AI라면 한 번에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물어봤습니다.

AI는 PowerShell 코드를 알려주었고, 남은 파일 수백 개의 이름이 5초 만에 모두 바뀌었습니다.

이 일을 사람 직원에게 맡겼다면 그 직원은 하루 종일 같은 작업만 반복했을 겁니다. AI는 5초면 됐습니다.

사실 아주 단순한 사례입니다. AI는 이제 복잡한 데이터 계산이나 보고서 작성도 어렵지 않게 해냅니다.

이미지는 진짜와 헷갈릴 만큼 정교해졌습니다. 'AI Video Turing Test(Simon Says Game)' 영상을 보면 AI 목소리는 물론이고 영상 속 AI까지 사람으로 착각하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지난 8월 10일 공개된 AI 장편 영화 〈The Cully Hill Boys〉(1시간 54분)는 할리우드 영화의 2% 제작비로, 6%의 제작 기간 만에 완성됐습니다. 빌 게이츠는 최근 CNN 인터뷰에서 자신의 모든 명성을 걸고 말한다며, AI 시대로의 전환이 인류 역사상 가장 격동적인 시기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과장이 아닙니다. AI 역량은 J-커브의 변곡점을 지나 선형 성장에서 기하급수적 성장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9월 29일 오픈AI는 상시형 에이전트 '닷츠(Dots)'를 공개했습니다. 닷츠는 클라우드에 자기 전용 컴퓨터와 브라우저를 두고, 4,000개가 넘는 앱을 오가며 일합니다. 사용자가 노트북을 덮은 뒤에도 맡은 일을 계속합니다. 진행 상황과 결정의 이유, 사용자의 선호를 기억해 다음 작업에 반영하고, 다른 에이전트에게 일을 나눠 맡긴 뒤 결과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한 초기 사용자의 사례가 인상적입니다. 사용자가 거래처에 청구서 보내는 것을 잊자, 닷츠가 이를 먼저 알아채고 청구서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승인을 받은 뒤 발송했습니다.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이제 AI를 도구가 아니라 동료로, 부하직원으로 맞이해야 하는 'AI 직원 시대'가 시작된 것입니다.

여기서 불편한 사실을 마주해야 합니다. 전 세계 기업들이 AI 도입 성과(outcome)를 따져 보니,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부분 AI를 보고서를 대신 써 주고, 검색해 주고,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데까지만 썼기 때문입니다. 산출물(output)은 늘었지만 일의 결과(outcome)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Output 중심의 AI는 의미가 없습니다. 업계의 관심이 Agent에서 Agentic AI로 넘어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하나입니다. Agentic AI는 성과를 내야 합니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AI에게 무엇을 시킬까?"가 아니라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오늘부터 박사급 부하직원 10명이 생긴다면, 나는 그들에게 어떤 일을 맡길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내 일부터 쪼개 봐야 합니다. 업무 프로세스를 세밀하게 나눠 나열하고, 어느 단계에 이 직원들을 투입할지 설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길고 느린 업무 프로세스가 놀랍게 압축됩니다. 압축은 세 가지 방향으로 일어납니다.

축

변화

핵심

SPEED

업무의 병렬화 (순차 → 동시)

순서대로 하던 일을 여러 에이전트가 동시에 수행합니다. 핵심은 '더 빨리'가 아니라 '동시에'이며, 단계 사이의 Hand-off가 사라집니다.

DIVERSITY

10가지 접근법 (관점 × 10)

같은 문제를 재무·기술·고객·품질·경쟁사·리스크 관점에서 동시에 검토해 해결의 폭을 넓힙니다.

SCALE

지적 노동의 확장 (1명 → 1팀)

사람을 더 뽑지 않아도 한 명이 여러 지적 작업을 동시에 지휘(오케스트레이션)합니다.

다만 공짜는 없습니다. AI는 데이터에 의존하는 기술입니다. 데이터를 정리하고 기준을 명시하는 수작업이 처음에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하지만 한 번 만들어 두면 그다음부터는 엄청나게 편해집니다.

그리고 지휘하는 일은 결국 사람의 몫입니다. 닷츠조차 사용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는 읽기 전용으로만 움직입니다. 보고서를 미리 만들어 둔 뒤 승인을 기다립니다. 결정은 언제나 사람이 합니다. AI 직원 시대에 필요한 역량은 직접 일하는 능력보다 일을 설계하고, 맡기고, 결과를 판단하는 능력입니다.

이제는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현장에서 AI와 함께 바로 해결하는 Vibe-Working의 시대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닙니다. '일하는 방식'을 근본부터 바꾸는 것입니다.

개인은 AI를 쓸지 말지 고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에게는 그런 선택지가 없습니다. 경쟁사의 직원 한 명이 박사급 에이전트 10~20명을 지휘하기 시작하면, 그 격차는 노력만으로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내년이면 이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듣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묻습니다.

오늘부터 박사급 부하직원 10명이 생긴다면, 여러분은 계속 직접 일하시겠습니까, 아니면 그들을 지휘하시겠습니까?


ce
Grace
인사/교육/문화 + @ 디지털/AI
반도체 제조 현장에서 20년 동안 사람의 성장을 설계해 온 HR 전문가입니다. 채용/육성/조직문화/코칭까지 HR의 전 과정을 직접 이끌었고, 최근에는 HR Analytics와 조직/리더십 진단으로 성장의 방향을 더 정교하게 잡는 일을 합니다. 제도와 콘텐츠를 연결해 배움이 성과로 이어지는 조직을 현실에서 구현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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