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그동안 잘하고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왜 제 평가는 C인가요?”
연말 평가면담에서 팀원이 이렇게 묻는다면 팀장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요? 팀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습니다. 일 년 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팀장에게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여러 번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받아든 평가 결과는 기대와 다릅니다.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서운함과 함께 팀장에 대한 불신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팀장 입장에서도 답답합니다. 분명 열심히 일했고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칭찬하고 격려했습니다. 하지만 목표했던 성과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상대평가에서 다른 팀원들과 비교하면 높은 등급을 주기도 어려웠습니다. 팀장은 노력을 인정한 것이고, 팀원은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도 서로 다른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팀장은 고민에 빠집니다. 평가 결과를 납득시키고 싶지만 관계가 나빠질까 걱정됩니다. 그렇다고 팀원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평가를 바꿀 수도 없습니다. 가능하다면 이번 평가를 계기로 부족했던 부분을 돌아보고 내년에는 더 좋은 성과를 내도록 돕고 싶습니다. 그런데 왜 평가면담은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시간이 되었을까요?
먼저 돌아볼 것은 그동안의 성과관리 과정입니다. 이전 글에서 연말 평가는 연말에 시작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연초에 목표와 평가 기준을 명확하게 합의하고, 팀원 간 목표의 난이도와 기대수준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일 년 동안 수시로 성과를 확인하며 서로의 생각을 맞춰야 합니다.
특히 리더가 주의할 것은 칭찬과 성과평가를 구분하는 일입니다. 팀원의 노력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열심히 했다는 것과 좋은 성과를 냈다는 것은 다릅니다. “이번 프로젝트 잘했어요”라는 말보다 “고객과의 관계를 잘 유지한 것은 좋았습니다. 다만 목표했던 매출에는 미치지 못했어요”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팀원은 무엇을 잘했고,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있습니다.
팀원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 부족한 부분을 이야기하지 않는 팀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불편한 이야기를 피하는 것이 반드시 팀원을 배려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팀원이 자신의 성과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개선할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평가 결과가 나왔고, 팀원이 강하게 불만을 표현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먼저 충분히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팀원이 어떤 점을 억울하게 생각하는지, 자신은 어떤 성과를 냈다고 생각하는지, 무엇을 기대했는지 알아야 합니다. 팀원이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평가의 정당성을 설명하거나 반박하기 시작하면 대화는 쉽게 논쟁이 됩니다.
“제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요.” “그동안 제가 맡았던 일들을 생각해 보세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팀장도 자신의 판단을 방어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이때 필요한 것은 누가 옳은지 따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무엇을 다르게 보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충분히 듣는다는 것은 팀원의 주장에 모두 동의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상대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해하려는 것입니다.
그다음에는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야 합니다. “열심히 일했다”는 것은 자신의 노력에 대한 판단이고, “목표 대비 85%를 달성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팀장이 보기에 주도성이 부족했다면 어떤 행동에서 그렇게 판단했는지 구체적인 사례가 있어야 합니다. 물론 성과를 모두 숫자로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협업이나 문제해결처럼 정성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구체적인 행동과 결과를 근거로 이야기해야 합니다. 막연한 인상이나 개인적인 호불호가 평가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상대평가라는 점도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인이 목표를 달성했다고 해서 반드시 높은 등급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팀원들의 성과와 비교하여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그 기준과 과정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만 다른 팀원의 개인적인 평가 내용을 공개하거나 단순히 누군가보다 못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팀원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미처 확인하지 못한 사실이 나온다면 리더도 자신의 판단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가에 오류가 있었다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 바로잡아야 합니다. 리더의 결론을 지키는 것보다 평가의 공정성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팀원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평가의 기준이 명확하고 충분히 설명했더라도 낮은 등급을 기꺼이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공정한 평가와 만족스러운 평가는 다릅니다. 이때 리더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자신의 결론을 받아들이도록 상대를 몰아붙이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결정한 것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라며 책임을 피하거나, 감정적으로 팀원의 부족한 점을 지적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평가 결과를 받아들이기는커녕 팀장과의 관계까지 나빠질 수 있습니다. 일하려는 의욕을 잃거나 회사를 떠날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평가 결과는 명확하게 설명하되,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까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평가면담이 끝났을 때 팀원에게 무엇이 남아야 할까요? 자신이 왜 C를 받았는지 이해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내년에는 무엇을 다르게 해야 하는지, 어떤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지, 그 과정에서 팀장은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까지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올해 성과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내년에는 무엇이 달라지면 좋을까요?”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제가 어떤 도움을 드리면 좋을까요?” 이런 질문을 통해 과거의 평가에서 미래의 성장으로 대화를 옮겨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을 언제까지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구체적인 행동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평가면담이 끝난 후에도 그 약속을 확인하고 지원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입니다.
무엇보다 리더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성과에 대한 평가와 사람에 대한 판단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C를 받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C 수준의 사람인 것은 아닙니다. 올해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했더라도 내년에 달라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리더는 평가자이면서 동시에 팀원을 성장시키는 사람입니다. 평가자로서는 지난 성과를 명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하지만 리더로서는 그 사람의 노력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점수는 지난 성과를 보여주지만, 그 이후의 행동까지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리더가 어떤 마음으로 대화하고, 팀원이 그 대화에서 무엇을 얻어 가는지가 중요합니다. 평가에는 기준이 필요하고, 사람에게는 존중이 필요합니다.
Due Process in Performance Appraisal: A Quasi-Experiment in Procedural Justice - Taylor, M. S., Tracy, K. B., Renard, M. K.
1. This study examined how fair performance appraisal procedures influence employees' and managers' reactions.
이 연구는 공정한 성과평가 절차가 직원과 관리자의 인식 및 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습니다.
2. A fair appraisal process includes clear standards, timely feedback, employee participation, and consistent evaluation.
공정한 평가에는 명확한 기준, 적시 피드백, 직원의 참여, 일관된 평가 적용이 중요합니다.
3. Employees who experienced fair procedures perceived evaluations as more accurate and fair, even when they received lower ratings.
공정한 평가 절차를 경험한 직원들은 낮은 평가등급을 받았음에도 평가를 더 정확하고 공정하다고 인식했습니다.
4. These employees showed more positive attitudes toward their managers and a stronger intention to remain with the organization.
또한 관리자에 대해 더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조직에 계속 남으려는 의향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5. The findings suggest that fairness in the evaluation process matters greatly, not just the final performance rating.
연구는 최종 평가점수뿐 아니라 평가가 이루어지는 과정의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