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회사에 하나의 조직 유형 어떻게 생각하는가?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조직 구조 결정에도 원칙이 있어야 한다.
HR담당자와 부서장 책상에는 회사 조직도가 있다. 대부분 조직은 CEO의 지시에 의해 결정되며, 대기업은 1년에 한번, 중소기업은 CEO에 따라 수시로 개편이 이루어진다. 사실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일어나는 경우는 특수 상황을 제외하고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 조직은 외부 경영환경에 대한 민감성, 내부 요인의 유연성에 의해 어떤 형태를 가져갈 것인가 결정된다. 만약 외부 환경에 매우 둔감하고 내부 유연성이 없으면 군대나 공장과 같은 상명하복의 기능식 조직이 적합할 것이다. 반대로 매우 민감하고 유연성이 높은 R&D 조직은 특정 목표를 향해 모였다, 해결되면 뿔뿔이 흩어지는 프로젝트나 아메바 조직이 바람직하다.
조직 유형을 결정하는 기업의 외부환경요인으로는 선진 시장의 환경, 고객환경, 기술적 환경, 정책과 법적 환경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내부 환경으로는 성장단계의 특성, 미션과 비전, 조직규모, 업과 과업의 특성, 조직 구성원의 역량과 성숙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조직은 1)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2)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정립한 체계화된 구조에 따라 구성원들이 상호작용하며 3) 경계를 가지고 4) 외부환경에 적응하는 5) 인간의 사회집단이다. 조직구성원 역량의 시너지를 극대화하여 vision과 핵심 가치를 달성하기 위한 사업영역의 명확화,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화, 그리고 조직 구성원의 역할과 책임의 효율적 배분과 할당을 위한 시스템이다. 이러한 조직은 고객중심/ 전략방향과 연계/ 성과책임의 명확화/ 내부 효율성/ 전사 통합조정 기능 강화의 측면에서 디자인된다.
효과적인 조직구조는 조직에 영향을 주는 상황요인과 조직속성이 잘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하다. 또한 효과적인 조직구조는 기본적인 속성 간에 서로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조직구조를 설계할 때 고려해야 할 원칙 중의 하나는 상호 의존성과 조정비용 최소화이다.
상호 의존성이란 개인이나 부서에서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다른 부서나 개인과 얼마나 의존적인 관계를 갖는 가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반면, 조정비용이란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부서간 의사소통, 협조를 위한 활동, 조정과 통합을 위한 활동 등에 들어가는 비용(시간)을 말한다.
조직 설계는 과업들의 상호의존성 정도에 따라 조정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조정비용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서는 상호의존성이 높은 과업들은 한 곳에 묶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나의 회사에 하나의 조직 형태가 바람직한가?
결론적으로 하나의 회사가 반드시 하나의 조직 형태만 가져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업이 성장하고 커갈수록 외부 환경과 내부 상호 의존성과 조정비용을 감안하여 환경 변화에 민감하고 유연한 복수의 조직 유형을 혼합해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 소규모 단일 사업의 경우, 단일 조직 구조가 바람직하다.
생산 제품이 하나이고 30인 이하의 소규모 중소기업의 경우, 기능식 조직으로 가져가 부서별 전문성을 높여가는 방법이다. 구조와 역할이 단순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명확하고 신속하다. 조직장의 역할과 역량이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과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구조이다.
둘째, 중견기업 이상 대기업은 복합 조직 구조가 바람직하다. 대부분 대기업의 경우, 본사는 사업부 조직이지만, 해외는 메트릭스 조직 구조를 선호한다. 큰 그림이나 전략은 본사에서 수립하고, 해외 지사나 공장은 운영에 집중하게 한다. 해외 지사와 공장의 경우, 해당 국가의 CEO의 지시를 받지만, 직무별로는 본사 직무 책임자의 결정을 따르는 구조이다.
중견 기업 이상 대기업이 복합 조직이 필요한 이유로는
1)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성
예를 들어, A기업이 제조, 서비스, 플랫폼 사업을 동시에 운영한다면, 각 특성에 맞는 조직 형태를 가져가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2) 시장· 지역 특성 차이
글로벌 국가별 시장 규모, 법적 요인, 국민들의 의식 수준과 성숙도의 큰 차이가 있다. 본사의 가치관, 전략이나 중점 과제가 수용되지 않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한 방향 정렬과 위험 예방 차원에서 시장과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지역별 사업부제도와 같은 조직 구조를 가져간다.
이러한 환경에 따른 조직구조 설계 및 개편 시, 조직과 인력이 확대되고, 글로벌 경쟁에 민감하면 할수록 기존의 상명하달식 기능식 조직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가 모였다가, 과제가 해결되면 또 다른 프로젝트로 이동하는 유연한 조직이 되어야 한다. 조직의 R&R(역할과 책임) 관리도 중요하다. 환경이 바뀌면 R&R도 바뀌어야 한다. 초 일류 기업은 변화의 흐름을 읽고 선제적으로 조직의 변화를 이끌고 기회를 선점한다.
물경소사(勿輕小事)란 말이 있다. 작은 일이라도 경솔하게 처리하지 말라는 뜻이다.
사자가 토끼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한다. 생존 차원이다. 사자의 사냥 성공률은 30% 정도밖에 안 된다. 사냥은 체력 소모가 커 몇 번 실패하면 실패 확률이 계속 올라간다. 사자도 사냥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 우리 조직도 마찬가지 아닐까? 부단히 변화를 인지하고 변해야 한다. 한번 조직 구조가 영원한 구조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