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일을 ‘잘’하는 것보다, ‘잘해 보이게’하는 것이 더 중요한 순간들이 있다.
특히, 보고의 순간이 그렇다.
보고서는 단순한 문서가 아니다.
생각을 정리하는 틀이자, 나를 보여주는 수단이고, 조직 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무기이기도 하다.
그 무기를 다루는 기술 바로 OA(Office Automation)역량이다.
나도 OA를 잘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엑셀을 켜는 것도, 파워포인트를 다루는 것도 어색하고, 문서를 만들기 위해 여러 날을 붙잡고
씨름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였다.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한 시점과
OA 역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던 시점이 묘하게 겹쳤 있었다.
결국 깨달았다. 보고서는 ‘나’의 입장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쓰여야 한다는 것.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한 장 안에 핵심이 담기지 않으면 설득되지 않는다.
좋은 보고서는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데?“에 정확히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정리된 구조, 가독성 있는 구성, 전달력 있는 표현 OA능력은 단순한 문서 작성 스킬이 아니라,
생각을 다듬고 관점을 맞추는 훈련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문서를 정리하고 깔끔하게 다듬는 걸 ‘시간 낭비’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 시간이 절대 낭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건 ‘나를 위한 일’이고, 결국 ‘내 스스로의 스킬업’이 되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업무를 잘한다고 모두가 알아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문서를 잘 만드는 사람은 ‘일머리 있다’라는 평을 듣기 쉽고, 보고는 그 자체가 ‘성과’처럼 여겨진다.
그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 문제를 정리하는 능력, 상대를 설득하는 언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요즘엔 후배들의 보고서를 자주 리뷰하는데,
직접 이야기 나눌 때는 생각도 명확하고 주도적인데, 문서로 보면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지?“ 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다.
OA는 단순히 툴을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내 생각을 얼마나 정리해서, 얼마나 상대방에게 맞게 표현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OA능력이 좋은 팀원은
회의록도 명확하게 정리하고
업무 리스트도 보기 좋게 만들며
보고서 하나에도 ‘이 팀은 일 잘한다’라는 인상을 남긴다.
그런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팀 전체의 리듬은 달라진다.
기록이 쌓이고, 기준이 생기며, 흐름이 정돈된다. 그렇다면 반대로 OA역량이 부족하면 어떻게 될까?
히스토리가 사라지고, 누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에만 의존하게 된다.
기억에 의존하는 조직은 결국 흐려지기 마련이다.
OA 역량이 좋은 사람은 단지 파워포인트, 엑셀등을 예쁘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전달력을 가진 사람
이해하기 쉬운 사람
함께 일하기 편한 사람이다.
OA 역량은 단순히 툴을 잘 다루는 걸 넘어 내 생각을 구조화하는 연습이자, 상대를 배려하는 표현 방식이다.
그래서 나는 OA능력을 실무자의 첫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티 나지 않게 팀을 돕고, 전체를 정리해주는 보이지 않는 리더십이다.
OA는 조직에서 가치를 더하는 방식 중 하나이다.
그리고 그 방식은 누구나 훈련을 통해 갖출 수 있는 역량이다.
누군가는 팀을 이끌며 드러나는 리더가 되고, 누군가는 문서 뒤에서 흐름을 잡아주는 리더가 된다.
그 둘 모두, 조직에 꼭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