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Shame

AI Shame

우리는 왜 AI를 썼다고 말하기 부끄러울까
Tech HRHR 커리어전체
소영
장소영Aug 2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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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활용하는 상황, 활용의 결과물을 보면 꽤나 복잡한 감정이 든다. AI를 잘쓰는게 부럽기도하고, AI로 만들어낸 효율성에 찬사를 보내고, 시대에 뒤쳐질까 불안하기도 하다.

올해 초 AI 관련 컨퍼런스에서 AI Shame 이라는 용어를 알게 되었다.  AI shame‚ AI guilt 라고도 하는데, AI를 활용한 것에 대해 느끼는 은근한 수치심, 죄책감, 찝찝함이다. 생성형 AI 문체 처럼 안보이게 고치기에 대한 숏츠가 유행하는것도, AI문체에 대한 피로감도 비슷한 맥락의 감정이다.

 

이메일이나 회의록을 AI로 다듬었다고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드물다. 요즘은 아예 회의를 녹음해서 사람이 회의록을 안쓰고 자동 회의록 기능을 활용한다. 하지만 에세이, 아티클, 디자인, 기획서처럼 내 생각이 결과물이어야 하는 영역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창의적 결과물은 오랫동안 노력과, 고뇌와 고유함의 산물로 여겨져왔다. AI를 활용하면서, 이 결과물이 정말 나에게서 나온 것인지에 대한 의심이 함께 따라온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을 때도 직접 쓴걸까? AI로 쓴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AI활용은 구체적인 자기인식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짧게 끊기는 문체를 가진 사람이라면, 본인의 문체가 독자에게 다소 불친절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AI의 도움을 받아 문장을 이어주고, 흐름을 좀더 매끄럽게 만든다. 여기까지는 유용한 도구 활용이다.  

 

그런데 만약에, 글쓰기가 독자를 위한 행위가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행위라면? 글쓰기라는 행위 자체가 원래 생각하고, 머리를 싸매고, 틈틈히 아이디어를 모으고 연결하는 등 노력의 과정을 통해 결과물을 완성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과정이었다. AI덕분에 결과물이 빨리 손쉽게 완성될 수 있지만, 그 과정이 지나치게 짧아 지거나 생략되면 행위 자체가 주는 의미가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키워드랑 주제만 주고 AI가 글을 대신 써준다면 그 글을 내것이라고 볼수 있을까?

 

내가 스스로 세운 기준은 AI 를 활용했 건 안했 건, 내 글의 내용을 화면이나 프린트물을 보지 않고도 그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가 이다. AI가 문장을 다듬어줬어도, 그 안의 생각과 논리 전개를 스스로 소화해서 안 보고 다시 말할 수 있다면 그 글은 내 것이다. 반대로 AI 없이 한 글자 한 글자 직접 썼어도, 왜 그 순서로 썼는지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것도 온전히 내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학습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책을 읽고 알겠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개념을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언어로 풀어서 설명할 수 있을때, 비로소 진짜로 아는 것이라고 한다.여기에도 유사하게 적용할수 있을 것 같다. 부끄러움의 기준을 AI 도구의 사용 여부에서, 내가 그 내용을 얼마나 내면화했는지로 옮겨보는 것이다. 그러면 결과물에 대한 나의 이해도와 책임도 함께 따라온다.  

 

결과물에 대한 책임 측면에서는 AI 를 쓰되 나만의 통찰을 담고 있는 지에 대한 약간의 자기검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걸 그대로 내놓아도 되나라는 망설임이 사라지면, 사람의 리뷰를 거치지 않은 저품질 콘텐츠가 그대로 쏟아져 나올 수도 있다.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항상 완성도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문법적으로는 매끄러워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문이나 어색한 논리 연결, 비약이 섞여 있는 경우가 있다.

 

사람이 직접 만들었다고 더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 직접 구운 쿠키가 유명 제과점 케익보다 맛이 없는 경우도 많이 있다. AI가 도와준 글이 사람이 쓴 글보다 더 읽기 쉽고 완성도 높은 경우도 많이 있다.

 

성격상 자기검열을 많이 하는 사람은 내 글이 읽을 만한 글인지 고민하다가 글 자체를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AI와 아이디어 스파링을 하거나 구조를 잡는데 도움을 받는 등 본인이 원하는 방식대로 AI를 활용하면 된다.  각자가 원하는 글쓰기의 목적에 따라 과도한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덜어내면 된다.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결국엔 다 본인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니까. 순수 100% 나 혼자 창착했다는 오리지널리티에 방점을 두든 문장의 유려함이나 효율성에 더 가치를 두든 본인 마음이다. 정답은 없다. AI를 쓰든 안 쓰든, 지금 내가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모르는지, 결과물의 어느 부분까지가 내 생각인지 스스로 인식하는 능력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 같다. 어쩌면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글쓰기 실력만이 아니라, 결과물과 나 사이의 거리를 정확히 측정하는 메타인지일지도 모른다.

 

 


소영
장소영
조직과 개인의 변화-성장-성과를 지원하는 HR파트너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 인사팀장을 거쳐, 글로벌 기업 독일 본사에서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인사총괄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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