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Z세대가 원하는 리더는?
logo
Original

AI 시대, Z세대가 원하는 리더는?

AI 시대, Z세대가 원하는 리더는 ‘AI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사람’이다
리더십미드레벨시니어리더임원CEO
rk
Grace ParkMay 21, 2026
2507

제가 모시던 한 리더는 정말 똑똑했습니다. 대기업 출신 특유의 단단함이 있었고,

그래서인지 중견기업 구성원인 우리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늘 넘쳤습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그는 ‘잘난 사람’을 싫어했습니다.

특히 나대는 사람을 보면 “눌러줘야 한다”고 말하곤 했죠.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강점 중심으로 사람을 키우는 방식을 믿었습니다.

다만, 앞에 서는 역할은 결국 본인이 가져갔습니다.

구성원들의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내가 저번에 말했잖아” 로 늘 본인이 시작이었습니다.
그 모순을 저는 오랫동안 “리더의 복잡함” 정도로만 이해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채용 플랫폼 캐치의 한 조사 결과를 보며

그 리더의 리더십 방식이 이제 더 위험해졌는지가 선명해졌습니다.

Z세대 구직자 1,731명을 대상으로 한 진학사 캐치 조사에서,

최고의 사수 1위‘실전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해주는 사수’(52%)였습니다.

반대로 최악의 사수 1위‘후배의 성과를 가로채는 사수’(38%)였습니다.

숫자는 차갑지만, 메시지는 뜨겁습니다.
Z세대가 리더에게 기대하는 것은 “친절한 사람”이 아니라 “성장을 남기는 사람”입니다.

실제로 응답자의 66%는 ‘잘 맞지만 배울 점이 적은 사수’(34%)보다

‘까다롭지만 배울 점이 많은 사수’(66%)를 선택했습니다.
관계의 온도보다 성장의 밀도를 택한 셈입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대목은 ‘AI 시대’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기술이 모든 것을 바꿀 것 같지만, Z세대가 리더에게 기대하는 역할의 72%는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경험·노하우 전수’였고, ‘AI로 효율 높이는 법 전수’는 28%에 그쳤습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AI를 잘 쓰는 법은 검색하면 나오지만, 일을 잘하는 사람의 판단은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Z세대는 “AI 스킬을 가르치는 선배”가 아니라 “인간적 노하우를 전수하는 선배”를 원합니다.

이 지점에서 ATD2026 둘째 날, Zack Kass의 키노트가 정확히 같은 문장을 다른 각도에서 던집니다.
AI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니다. 인간이 주인공이다. AI는 붓이고, 인간의 잠재력이 걸작이다.

그가 말한 ‘붓’은 단지 도구로서의 AI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건 “이제 누구나 그 붓을 쥘 수 있게 됐다”는 현실입니다.

Zack Kass는 추론 비용의 급격한 하락과 함께

‘Unmetered Intelligence(무제한 지능)’라는 개념을 이야기하며,

모두가 ‘똑똑해진다’기보다 ‘똑똑함에 접근’할 수 있게 되는 시대를 짚었습니다.
접근이 민주화되면, 기술은 곧 평준화됩니다. 그 다음 경쟁력은 어디로 갈까요?

그는 AI가 드리우는 그늘도 이야기했습니다.

자동화가 두려운 이유는 단지 ‘일자리를 잃는 경제적 공포’가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를 다시 정의해야 하는 고통, 즉 정체성의 이동(Identity Displacement)이라는 점입니다.
바로 여기서 ‘리더’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합니다.


Z세대가 원하는 리더는 일을 “가르치는 사람”이기 전에,

정체성이 흔들리는 후배에게 ‘너는 이런 강점(잠재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다시 말해주는 사람입니다.

즉, AI 시대의 리더는 기술의 교관이 아니라 정체성의 통역사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리더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인정(Recognition),

그리고 “괜찮아요, 실수할 수 있죠”(19%), “이건 제가 책임질게요”(10%) 같은 문장들이며,

이는 심리적 안전감성장의 허가를 뜻합니다.


AI가 더 많은 일을 대신할수록, 사람은 더 자주 “나는 쓸모가 있나?”를 묻게 됩니다.

그 질문에 답해주는 리더가 필요해지는 건 당연합니다.

Zack Kass가 L&D에게 남긴 다섯 가지 처방 역시 결국 같은 결론으로 모입니다.

미션·비전·가치를 중심에 두어라

배우는 법을 배워라

자주 밖으로 나가,

인간답게 행동하라

낙관주의는 도덕적 의무다.

여기서 제가 모시던 그 리더의 문장이 다시 떠오릅니다. “잘난 사람은 눌러줘야 해.”
어쩌면 그가 싫어했던 건 ‘잘난 사람’이 아니라 ‘잘난 척’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눌러야 한다’는 말의 밑바닥에는, 팀의 공정성과 질서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그 방식입니다.
Z세대가 가장 싫어하는 최악의 리더는 막말보다도, 갑질보다도 ‘성과 가로채기’였습니다.
즉, “누가 앞에 설 것인가”는 더 이상 리더의 특권이 아니라, 공정하게 설계되어야 할 제도가 되었습니다.

앞에 서는 사람이 늘 같은 사람이라면, 후배는 성장을 ‘학습’이 아니라 ‘착취’로 해석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니 이제 리더는 이런 질문을 먼저 던져야 합니다.

  • 나는 후배에게 노하우를 주고 있는가, 아니면 일감만 주고 있는가?

  • 나는 후배의 결과물을 내 이름으로 정리하고 있진 않은가? (의도와 무관하게)

  • 나는 후배가 AI로 빨라진 만큼, 사람으로 깊어지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가?

Z세대가 원하는 리더상은 ‘AI를 잘 쓰는 선배’가 아닙니다. 이미 AI는 모두의 붓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건 붓을 쥔 손의 감각입니다.

어떤 순간에 속도를 줄이고, 어떤 순간에 리스크를 감당하고, 어떤 순간에 사람을 먼저 놓는지

그건 매뉴얼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배웁니다.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해주는 리더는, 사실 기술을 퍼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후배의 시간을 절약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후배의 정체성을 지켜주는 사람입니다.
AI가 우리의 ‘능력’을 평준화할수록, 리더의 역할은 더 분명해집니다.
주인공은 인간이라고 믿는 사람.

리더는 그 인간이 자기 잠재력을 ‘걸작’으로 완성하도록, 조용히 공정하게 빛을 비춰주는 사람입니다.


rk
Grace Park
인사/교육/문화 + @ 디지털/AI
반도체 제조 현장에서 20년 동안 사람의 성장을 설계해 온 HR 전문가입니다. 채용/육성/조직문화/코칭까지 HR의 전 과정을 직접 이끌었고, 최근에는 HR Analytics와 조직/리더십 진단으로 성장의 방향을 더 정교하게 잡는 일을 합니다. 제도와 콘텐츠를 연결해 배움이 성과로 이어지는 조직을 현실에서 구현해왔습니다.

댓글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주)오프피스트 | 대표이사 윤용운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임당로8길 13, 4층 402-엘179호(서초동, 제일빌딩)
사업자등록번호: 347-87-03493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제2025-서울서초-2362호
전화: 02-6339-1015 | 이메일: help@offpiste.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