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더 인간적인 사람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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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더 인간적인 사람이 이긴다

무엇이 남아야 인간의 경쟁력인가. 그리고 조직은 앞으로 어떤 사람을 인재라고 불러야 하는가.
채용취업준비생리더임원
rk
Grace ParkJun 1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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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많은 것을 대신해주는 시대입니다. 요약해주고, 정리해주고, 번역해주고, 문장을 다듬어줍니다.

이제는 생각의 초안까지 기계가 먼저 꺼내주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분명 편리합니다. 효율도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한 가지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무엇이 남아야 인간인가. 무엇이 남아야 일 잘하는 사람인가.

최근 읽은 이토록 인간적인 능력(Human Being)은 이 질문을 정면으로 던집니다. 이 책은 우리가 기술에 조금씩 외주화하고 있는 인간 고유의 능력 12가지를 이야기합니다. 길 찾기, 움직이기, 대화하기, 혼자 있기, 읽기, 쓰기, 그리기, 만들기, 기억하기, 꿈꾸기, 생각하기, 시간 인식. 얼핏 보면 오래된 삶의 기술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지금의 직장생활과 가장 가까운 능력들입니다.

이토록 인간적인 능력 대표 이미지

직장에서 사람을 뽑아본 사람이라면 압니다. 머리 좋은 사람도 필요합니다. 수리 감각이 좋은 사람도 필요합니다. 문제를 빨리 푸는 사람도 분명 강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회사 생활에서 훨씬 자주 마주치는 것은 다른 능력입니다. 문서를 읽고 맥락을 이해하는 힘, 생각을 글로 정리해 상대를 설득하는 힘, 대화로 오해를 줄이고 협업을 이끌어내는 힘입니다. 결국 현장에서 성과를 만드는 사람은 ‘정답을 빨리 맞히는 사람’만이 아니라, 읽고, 쓰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는 채용을 생각할 때마다 늘 비슷한 의문을 갖게 됩니다. 사람을 제대로 뽑는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소금물 농도를 구하고 속력 문제를 푸는 능력이 실제 조직에서의 장기 성과를 얼마나 설명해줄 수 있을까요. 물론 기초 능력은 중요합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아주 기본적인 문해력과 계산 능력이 절실할 때가 있습니다. 안전 표지의 영어를 읽어야 하고, 간단한 수량과 비율을 계산할 수 있어야 하며, 지시사항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기본기는 분명 필요합니다. 다만 질문은 여기에 있습니다. 기본기를 확인하는 시험이, 정말 그 사람의 일을 설명해주는가 하는 점입니다.

AI 시대의 역설은 여기에 있습니다. 평범한 계산, 검색, 정리, 번역, 요약은 점점 더 기계가 잘합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더 남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그 답이 더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오히려 더 본질적인 능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읽기, 쓰기, 말하기입니다.

읽기는 단지 글자를 해독하는 일이 아닙니다. 전제를 의심하고, 반대 논리를 떠올리고, 빠진 맥락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AI가 요약해준 정보를 받아보는 것과, 원문을 읽으며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입니다. 원문을 읽는 사람은 단순히 정보를 얻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생각의 근육을 기릅니다. 회의 자료 하나를 읽더라도 좋은 직원은 문서를 소비하지 않습니다. 문서의 의도와 빈틈, 그리고 내가 무엇을 다시 질문해야 하는지를 읽어냅니다.

쓰기는 더 중요합니다. 쓰기는 생각의 결과물이 아니라, 생각이 정리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문장이 정리되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도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실제 조직에서 일 잘하는 사람들 곁에는 늘 좋은 문서가 있습니다. 메일, 보고서, 회의록, 제안서, 한 장짜리 요약본이 그렇습니다.

특히 임원 보고용 Executive Summary를 잘 쓰는 사람은 조직에서 오래 살아남습니다. 핵심이 무엇인지 알고,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상대의 시간을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쓰기는 단순한 표현 기술이 아니라 판단과 구조화의 능력입니다.

말하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직장에서의 말하기는 화려한 발표가 아니라 관계를 움직이는 기술입니다. 설명하고, 조율하고, 갈등을 낮추고, 합의를 만드는 힘입니다. AI는 문장을 정중하게 바꿔줄 수는 있지만, 관계를 대신 책임져주지는 못합니다. 같은 말을 해도 누군가는 신뢰를 만들고, 누군가는 오해를 남깁니다. 직장에서 필요한 말하기는 유창함보다 정확함에, 화려함보다 진정성에 더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채용은 무엇을 봐야 할까요. 이제 채용은 ‘얼마나 많이 아는가’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일할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최소한의 문해력과 수리력은 당연히 확인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위에서는 더 인간적인 능력을 봐야 합니다. 문서를 읽고 핵심을 요약하게 해보는 것, 짧은 메일을 직접 쓰게 해보는 것, 업무 상황을 주고 말로 설명하게 해보는 것, 작은 직무 시뮬레이션으로 사고의 흐름을 확인하는 것이 훨씬 실제에 가깝습니다.

결국 인간적인 능력은 비효율의 다른 이름이 아닙니다. 오히려 성과의 가장 깊은 뿌리입니다. 읽는 힘이 있어야 판단의 질이 높아지고, 쓰는 힘이 있어야 실행이 정렬되며, 말하는 힘이 있어야 협업 비용이 낮아집니다. 기억하고, 생각하고, 시간을 인식하는 힘이 있어야 우선순위를 세우고 끝까지 해낼 수 있습니다. 기술이 강해질수록 이런 능력의 가치는 더 커집니다. 기계가 평균적인 일을 빠르게 대체할수록, 인간은 평균을 넘어서는 방식으로 더 인간다워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AI 시대에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기계보다 더 기묘해지는 능력이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오래 기본이라 불려서 잊고 있었던 능력들입니다. 제대로 읽는 사람, 끝까지 생각하는 사람, 짧고 명료하게 쓰는 사람, 상대가 알아듣게 말하는 사람, 혼자서도 무너지지 않고 다시 정리해오는 사람. 앞으로 조직이 끝내 놓쳐서는 안 될 인재는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AI가 강해질수록, 인간은 더 인간적인 능력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채용이 찾아내야 할 사람은 정답을 빨리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현장에서 의미를 만들고, 관계를 잇고, 생각을 문장으로 바꾸어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기술을 잘 쓰는 사람보다 더 중요한 사람은,
기술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사람입니다.


rk
Grace Park
인사/교육/문화 + @ 디지털/AI
반도체 제조 현장에서 20년 동안 사람의 성장을 설계해 온 HR 전문가입니다. 채용/육성/조직문화/코칭까지 HR의 전 과정을 직접 이끌었고, 최근에는 HR Analytics와 조직/리더십 진단으로 성장의 방향을 더 정교하게 잡는 일을 합니다. 제도와 콘텐츠를 연결해 배움이 성과로 이어지는 조직을 현실에서 구현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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