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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성시대에 멘토링의 의미는 무엇일까?

AI 전성시대에 멘토링의 의미는 무엇일까?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속 멘토링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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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석
이호석Mar 2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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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 디엠 (Carpe Diem, Seize the day, 현재를 즐겨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배경은 미국의 입시 명문고인 웰튼고등학교이다. 엄격한 규율로 틀에 박힌 수업을 전통적 교육 방식이라 여기는 웰튼고등학교에서 “카르페 디엠”의 정신을 가르쳤던 존 찰스 키팅 선생님과 키팅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아 자신들의 진정으로 원하는 일들을 찾아가며 자신의 신념을 믿고 실천하는 제자들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줄거리이다.

제자들은 키팅 선생님이 말한 시와 낭만을 갈구하던 소년들의 모임인 ‘죽은 시인의 사회’를 다시 부활시키기로 다짐한다. 감수성은 깨어났고 영혼이 속삭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죽은 시인의 사회의 멤버였던 ‘닐’은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배우’라는 꿈이 생겼지만 의사가 되길 원했던 아버지의 반대에 꿈은 무너진다. 멘토링을 통한 주체적인 삶과 자아실현을 위한 동기부여의 실천이 이야기의 뼈대이다.

'멘토링(Mentoring)'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다. 트로이 전쟁 시 오디세우스가 아들 텔레마코스의 교육을 부탁했던 그의 친구 '멘토르(Mentor)'가 어원이다. 멘토르는 멘티(mentee)에게 지혜로운 조언과 지도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고, 여기서 경험 많은 스승이 후배를 이끌어주는 행위를 '멘토링'이라 부르게 되며, 그 스승을 '멘토'라고 지칭하게 되었다.

키팅 선생은 학생들에게 "카르페 디엠(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을 외치며 획일화된 교육과 틀에 박힌 삶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도록 이끈다.

AI 전성시대, 멘토링의 의미는 무엇일까?

신입사원 ‘열정 유지 장치’ 멘토링

신입사원 멘토링 사례는 1:1 매칭을 통한 업무/조직 적응 지원, 현업 기반 실무 교육, 워크숍, 깜짝 이벤트, 봉사활동 연계 등 다양하다.

정기 면담, 업무 상담, 조언, 역할 모델 제시, 워크숍, 봉사활동, 깜짝 이벤트 등으로 구성되고 인간관계 기반, 능력보다 인성/가치에 집중, 멘티의 독립적 사고 유도, 상호 존중과 신뢰를 쌓아가도록 돕는다. 이는 멘티의 조기 퇴사율 감소, 업무 적응력 향상, 정서적 안정, 자신감 증진, 소속감 강화, 멘토의 리더십 및 책임감 향상의 효과로 이어진다.

잘 알려진 사례로는 1:1 멘토링으로 업무 지식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 제공, 세심한 지원으로 조직 적응을 돕는 SK하이닉스 '케미달달', 학교폭력 근절 캠페인 등 봉사활동에 멘토-멘티가 함께 참여하여 즐거움과 협업 경험 공유하는 오리온 'CSR 연계 멘토링'이 있다.

효성의 ‘실무 중심 멘토링’ 사례를 살펴보자. 효성은 신입 사원 때부터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업무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선배 지도 사원과 1대1로 짝을 이뤄 6개월간 진행되는 ‘신입 사원 멘토링’ 교육이 대표적이다. 첫 3개월은 ‘업무 기초 이해하기’로 주별·월별 과제를 수행하는 동시에 현업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노하우를 작성해 멘토에게 피드백을 받는다.

나머지 3개월은 ‘업무 능력 발전기’로 본인이 수행하는 업무 프로세스를 정리해 스스로 업무 매뉴얼을 작성하고 업무 개선 방안을 제안하는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신입 사원들은 업무 능력을 키우고, 다시 후배들의 멘토가 되는 과정을 거친다.

경력사원 조기 적응장치 멘토링

경력입사자는 모든 것이 낯설다. 그 중 '일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불편함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전 직장에서 일을 잘했던 경력입사자라 할지라도 꼼꼼한 사전 가이드가 없는 한 새로운 조직이나 자신이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내기도 어렵지만 이로 인한 불안감을 갖기 쉽다.

기존 직원들과 문화적 차이 혹은 경쟁심리로 인해 적지 않은 갈등을 겪는 경우도 있다. 어쩌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거나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생각해볼 점은 경력직은 당장의 성과를 산출하기 위해 조직이 선택한 일종의 투자인 셈이다.

만약 경력직원 업무와 조직에 몰입하지 못하거나 시간이 지체되어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경력직원을 선발한 의미가 없다.

경력입사자에 대한 담당부서 리더의 멘토링과 인사부서의 지원은 경제적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멘토링은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겸비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1:1로 지도와 조언을 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정의하고 있다. 즉 멘토링은 유능한 리더가 유능한 인재를 키우는 가장 가치 있는 리더십의 실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자식을 낳으면 알아서 성장한다고 믿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듯이 경력 좋은 인력을 선발만 하면 잘 해낼 것이란 생각은 위험한 생각이다. 경력입사자를 멘토링해야 할 담당리더는 경력입사자 가운데 관리가 힘들거나 특별한 노력과 개입을 필요로 하는 유형을 구분하고 이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대 간 소통의 장 '리버스 멘토링'

‘불치하문’(不恥下問)은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배움에는 나이가 따로 없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기존의 ‘멘토링’과 반대 개념인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 역멘토링) 또한 멘토(시니어)와 멘티(주니어)의 역할을 바꿔봄으로써 세대 간 학습과 이해를 도모하는 방식이다.

베이비붐 세대, X세대, MZ세대 등 직장 내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요즘, 세대 갈등 이슈가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대립 양상은 기업 문화를 흩트리고 업무 성과를 저해하는 등 악영향을 불러오곤 한다. 기업에서는 세대 간 화합과 소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최근 각광받는 솔루션 중 하나가 ‘리버스 멘토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고령화 흐름에 따라 리버스 멘토링의 필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내 한 논문(‘기업 내 세대 교류의 가능성: 국내외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 도입 및 성공요소 사례연구’, 2021)에서는 리버스 멘토링의 장점과 효과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한국 사회가 고령사회에 진입하며 노동 현장에서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상황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리버스 멘토링이 노동 현장에서 고령 세대와 신세대를 연결하는 새로운 도구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단지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측면뿐 아니라 일자리 다양성, 삶에 대한 가치관, 글로벌 감각 등 신세대의 감각과 관점을 접하고 배우는 측면까지 포괄한다. 이를 통해 기업 내 임직원과 각 세대가 서로 분리되거나 소외되지 않고 조직 내에서 적극적으로 통합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온라인 채용 포털 ‘인크루트’가 2021년 직장인 102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베이비붐 세대 및 X세대 등 기성세대 직장인의 92.4%가 ‘회사에 리버스 멘토링 제도가 도입된다면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28.9%), ‘세대 간 소통할 수단이 필요해서’(25.3%) 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기업 내 리버스 멘토링의 시초로 알려진 건 글로벌 제조사 제너럴일렉트릭(GE)이다. GE의 잭 웰치 회장이 젊은 엔지니어에게 인터넷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면서, 500명 넘는 고위 간부들에게 젊은 사원과 1대1로 팀을 이뤄 리버스 멘토링을 실천한 사례다. 이러한 일화가 사회관계망 서비스 등을 통해 전파되며 IBM, 구찌, 에스티로더 등 해외 유수 기업에서도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도 2010년대 후반부터 상당수 기업이 이러한 효과에 착안해 관련 프로그램을 시도해나가고 있다.

나이와 연공서열 중심으로 수직적인 구조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는 좀 더 수평적이고 탈권위적인 조직문화 개선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공공기관 및 기업 등에서 조직 내 ‘리버스 멘토링’ 사례가 알려지고 있다. 서울시 금천구와 강서구, 안양시·포천시·제천시 등의 사례가 있고, 한국해양공사·경기도성남교육지원청·경기주택도시공사 및 삼성생명·KB라이프생명·유진그룹·동양 등이 리버스 멘토링의 사례가 소개되었다.

정부 조직인 인사혁신처와 법제처는 조직 내 기관장을 포함한 국·과장급 이상 간부들과 MZ세대 공무원들이 소통하는 ‘역으로 조언하기’(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을 수년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조직은 기존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지난해 최초로 기관 간 리버스 멘토링을 위한 ‘거꾸로 학교’를 시행했다.

이는 후배 공무원이 다른 기관 선배 공무원의 멘토가 되는 방식이다. 아무래도 형식적으로는 상하관계를 역전한다고 하지만, 젊은 세대의 솔직한 생각을 기성세대에게 전달하는 것이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이러한 부담을 덜기 위해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은 타 기관 선후배 간 역멘토링을 진행함으로써 더욱 허물없는 교류를 꾀한 것이다.

AI 시대 핵심 성장동력 ‘멘토링’

과거 엔트리 레벨 직무는 단순한 ‘잡일’이 아니었다. 그건 일종의 도제 시스템이었다. 선배 옆에서 보고, 따라 해보고, 혼나고, 다시 시도하면서 “아, 일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를 몸으로 익히는 시간이었다. 그 과정에는 늘 사람이 있었다. 이름을 붙이자면, 멘토였다.

AI가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한때는 사회 초년생들이 맡던 자료 조사, 주니어 애널리스트 업무, 프로젝트 보조 업무는 AI가 대신한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디서 일을 배우게 될까? 결국 멘토링은 커리어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멘토가 있다는 건 단순히 조언을 받는다는 뜻이 아니다. 배워야 할 방향을 잃지 않게 해주는 사람, 지금 겪는 혼란이 정상이라는 걸 알려주는 사람, 그리고 “조금만 더 가보자”고 등을 밀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멘토링을 경험한 사람들은 일에 대한 몰입도도 높고, 성장에 더 적극적이며, 결과에도 더 집요하다.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직원은 승진 속도가 훨씬 빠르고, 조직에 더 오래 남는다. 멘토링은 사람을 키우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중 하나다.

AI가 많은 것을 대신해주는 시대일수록, 결국 사람을 성장시키는 건 사람이다.


호석
이호석
기업 소속 공인노무사
대중문화를 당의정으로 입혀 인사, 노동법, 리더십, 변화관리, 소통을 주제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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