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y Now] AI 도입과 성과 사이의 간극
2026년 국내 10대 그룹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단연 ‘AI’였다.
그렇다면 AI는 지금, 조직 내에서 실제 성과를 만들고 있을까?
수조 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와 경영진의 대대적인 선언에도 불구하고,
많은 조직 현장은 여전히 AI를 사용하고는 있으나 성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태,
이른바 ‘AI 캐즘(Chasm)’ 구간에 머물러 있다.
이는 AI 자체의 한계라기보다,
기술을 운용할 사람과 프로세스, 협업 방식이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결과에 가깝다.
기술 도입이 곧 성과로 이어진다는 낙관에서 벗어나,
기술이 조직에 ‘안착’되는 과정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L&D(Learning & Development)는
AI를 조직과 개인의 성과로 연결하는 설계자이자 촉진자로서 전략적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조직 관점]
광범위한 도입에서 ‘성숙한 안착’으로
많은 기업이 AI를 도입했음에도 정체기를 겪는 이유는 분명하다.
AI를 어디에 적용할지, 누가 책임질지, 성과를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한
조직적 설계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변화 관리, 협업 방식, 업무 재설계, 평가 기준은 그대로 둔 채
AI만 도입한 조직은 결국 성과 정체를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BCG(2024)에 따르면
AI 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의 약 70%는 기술이 아니라 구성원과 프로세스 차원에서 비롯된다.
McKinsey(2025) 역시 일부 AI 활용 조직은 88%에 달하지만,
전사적 성숙 단계에 도달한 조직은 7%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단순 도입의 한계를 경고하고 있다.
▪생산성 J-커브의 함정
신기술 도입 초기에는 학습 비용과 적응 기간으로 인해 생산성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생산성 J-커브(Productivity J-Curve)’ 현상이 나타난다. 많은 조직이 이 과정을 실패로 오해하여 투자를 중단한다. L&D는 초기 생산성 하락이 학습과 적응의 필연적 과정임을 인식시키고, 학습 시간 확보와 시범 적용, 피드백이 순환되는 사람 중심의 도입 구조를 의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비용 절감이 아닌 가치 재투자
일본 기업들의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고용을 단순 비용으로만 인식하고 인력 감축과 비정규직 확대에 집중해온 결과, 자본 효율성(ROE) 정체와 경쟁력 약화를 경험했다. AI시대의 고용은 더 이상 단순 비용이 아니다. AI와 사람의 협업을 개선하고 구성원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적 투자’로 변화해야 한다.
결국, AI 캐즘은 기술 도입의 실패가 아니라,
AI를 업무 방식으로 내재화하도록 학습과 조직 구조를 설계하지 못한 결과다.
[리더십 관점]
의사결정자에서 ‘의미 설계자’로
조직 차원의 한계는 리더십 영역에서도 반복된다.
AI는 어디까지나 판단을 돕는 도구일 뿐, 최종 결정과 책임까지 대신할 수 없다.
그럼에도 많은 조직이 AI를 권위 있는 답변자로 오인하며 리더십의 공백을 자초한다.
그 결과, 속도는 빨라진 듯 보이지만 책임과 기준이 불분명해지고, AI 활용은 일정 수준 이상 확장되지 못한다.
사티아 나델라(MS CEO)가 강조했듯, AI시대일수록 인간의 주도적 판단과 개입은 더욱 중요하다.
▪리더십의 재구성
생성형 AI는 단기 과업 수행에는 강점이 있지만, 조직의 철학과 판단 맥락을 유지하지는 못한다. 이제 리더는 판단 기준과 개입 시점을 명확히 하고, 조직 철학을 입히는 ‘의미 설계자’로서 자신 역할을 재정의해야 한다. 또한 L&D는 리더가 의미 구성(Sensemaking)과 인간 중심 개입(Human-in-the-loop) 구조를 실제 조직 운영에 내재화할 수 있도록 육성해야 한다.
▪최종 책임과 윤리
기술의 정확성과 무관하게 위기 관리와 윤리적 판단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조직의 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결정은 AI 정확도를 넘어서는 영역이다. 따라서 L&D는 직무형 인재 관리와 리더십 구조 설계를 통해 책임과 윤리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결국, AX(AI Experience)시대 리더십 공백의 핵심 문제는
AI 판단 기준이 모호한 상태에서 이를 정립해야 할 리더 역할이 실질적으로 부재한 데 있다.
[개인 관점]
성과는 남았지만, ‘나’는 남아 있을까
이러한 변화는 결국 개인의 역할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AI 덕분에 누구나 짧은 시간 안에 높은 성과를 내는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동시에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온 구성원들은 이런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AI로 성과는 냈는데, 내 역할은 여전히 의미가 있을까?’
AI는 구성원 간 성과 격차를 좁히는
‘성과 수렴(Performance Convergence)’의 촉매가 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누구인가
특히 중견·고숙련 인재들은 성과가 평준화될수록, 자신의 독보적 전문성이 AI로 쉽게 대체·복제될 수 있다는 ‘전문성 희석(Expertise Dilution)’의 위협을 체감한다. 이제 L&D는 단순한 기술 업스킬(upskill)을 넘어야 한다. 구성원의 경험·판단·맥락 해석 역량이 AI와 결합돼 실제 성과로 연결되도록, 협업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 즉, 구성원이 AI와 협업하며 자신의 고유한 가치를 발휘하고, 전문성을 성과로 증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가치
AI가 확산될수록, 공감, 신뢰 형성, 복합적 맥락 이해와 같은 인간 고유의 ‘휴먼 스킬(Human Skills)’과 개인의 창의성, 감성, 관리 능력이 핵심적인 경쟁 요소로 부각된다. 따라서 L&D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휴먼 스킬 개발을 지원하고, 구성원이 AI와 협업하면서 자신의 고유 가치를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결국, AX시대의 생존 전략은 단순 기술 숙련이 아니라,
AI와 협업하며 자신의 역할과 고유 가치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증명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Next Step]
기술과 인간의 파트너십, L&D의 전략적 설계
AI 캐즘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과를 만들기 위해,
L&D는 AI의 데이터와 구성원의 실행력을 연결하는 전략적 설계를 주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직은 효율 중심의 사고를 넘어
성과와 가치를 연결하는 재투자 전략을 추진해야 하며,
리더는 의미 설계자로서 조직 철학과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하고,
개인은 커리어 전략가로서 자신의 역할과 가치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AI시대의 경쟁력은 얼마나 최신 기술을 더 많이 쓰느냐가 아니라,
조직·리더·개인 중심의 ‘인간·AI 협업 설계 능력’에서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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