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많은 회사에서 AX를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보면 AX를 단순히 “AI를 활용해서 업무 시간을 줄이는 것” 정도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반복 업무를 줄이고, 문서 작성 시간을 단축하고, 자료 정리를 빠르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AX의 핵심이 거기에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DT와 AX는 비슷해 보이지만 출발점이 다릅니다.
DT는 기존 업무를 디지털 기반으로 바꾸는 일에 가깝습니다.
종이로 하던 일을 시스템으로 옮기고, 엑셀로 관리하던 데이터를 플랫폼으로 관리하고, 사람이 직접 확인하던 흐름을 데이터로 볼 수 있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즉, DT는 “일하는 방식을 디지털화하는 것”입니다.
반면 AX는 조금 다릅니다.
AX는 AI를 활용해 업무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일입니다.
기존 프로세스 위에 AI를 얹는 것이 아니라, AI가 함께 일하는 것을 전제로 업무 흐름을 다시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AX를 제대로 하려면 질문이 바뀌어야 합니다.
“AI로 이 일을 얼마나 빨리 끝낼 수 있을까?”가 아니라,
“이 일을 AI에게 어떻게 부여해야 할까?”를 물어야 합니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많은 사람이 AI를 빠른 검색 도구나 문서 작성 도우미처럼 사용합니다.
보고서 초안을 써달라고 하고, 메일 문구를 다듬어 달라고 하고, 자료를 요약해 달라고 합니다.
이것도 분명히 유용합니다. 하지만 이 수준에 머무르면 AX가 아니라 단순한 업무 보조에 가깝습니다.
AX 전환은 AI에게 일을 맡기는 방식 자체를 설계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인사 업무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직원 교육 결과를 요약해줘”라고 요청하는 것은 단순 활용입니다.
하지만 “교육 결과 데이터를 기준으로 부서별 참여율, 만족도, 개선 필요 영역을 분석하고, 다음 교육 운영 방향까지 제안해줘”라고 업무를 부여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AI가 단순히 문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자료를 보고, 기준을 적용하고, 비교하고, 판단의 초안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AI가 알아서 잘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사담당자가 먼저 일을 구조화해야 합니다.
어떤 데이터를 줄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게 할 것인지,
결과물을 어떤 형식으로 받을 것인지,
최종 판단은 사람이 어디서 할 것인지를 정해야 합니다.
결국 AX는 AI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업무 설계의 문제입니다.
프로세스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AI를 도입하면, AI는 그 혼란을 그대로 빠르게 반복할 뿐입니다.
기준이 없는 업무에 AI를 붙이면, 결과도 기준 없이 나옵니다.
그래서 AX를 시작하려면 먼저 우리 업무를 다시 봐야 합니다.
이 일은 왜 하고 있는가.
반복되는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
사람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
AI에게 맡길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AI가 한 결과를 사람은 어떻게 검토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고 AI 도구만 도입하면, 결국 “조금 빠른 기존 업무”에 머물 가능성이 큽니다.
제가 생각하는 AX의 첫 번째 출발점은 이것입니다.
AI로 시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AI에게 일을 맡길 수 있도록 일의 구조를 바꾸는 것.
앞으로의 경쟁력은 AI를 얼마나 많이 쓰느냐가 아니라,
AI에게 일을 얼마나 잘 부여하느냐에서 갈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