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진짜 Pain Point에서 시작하고 계시죠?

AX, 진짜 Pain Point에서 시작하고 계시죠?

AI 에이전트를 도입해도 업무가 줄지 않는다면? 기술이 아닌 현장의 Pain Points와 Workflow 재설계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Tech HR전체
렌지
골든오렌지Jul 26, 2026
1426

AI 에이전트 개발보다 중요한 '워크플로우 재설계'의 힘

새로운 IT 기술은 끊임없이 등장하며 산업의 지형을 바꾸어 왔습니다. 기술의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 기업들이 시장에서 도태되는 역사를 목도해 왔기에, 혁신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조직과 리더들은 조바심을 느낍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조바심은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만듭니다.

“혁신의 출발점은 언제나 현장의 Pain Point여야 합니다. 절대로 기술이 First 여서는 안 됩니다.”

15년 전 외부 강연에서 강조했던 이 명제는 안타깝게도 수많은 기업 현장에서 쉽게 잊히곤 합니다. 경영진은 외부에서 선도 기업들의 장미빛 성공 사례를 접하면, 즉시 조직에 "우리도 저것을 만들라"고 지시합니다. 그 기술이 우리 조직의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최적의 수단인지 검토하기보다, ‘남들도 하는데 우리도 했는가(Has-been)?’라는 실행 여부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기술 중심적 접근(Technology-First Approach)'이 기대했던 가치를 창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조직의 자원을 낭비하고 위기를 초래한다는 점입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을 이끄는 테슬라(Tesla)의 일론 머스크 역시 이와 같은 실수를 겪었습니다. 2018년 Model 3 대량생산 당시, 머스크는 공장의 모든 공정을 로봇과 컨베이어 벨트로 채우는 극단적인 자동화를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현장 워크플로우와 맞지 않는 과도한 기술 도입은 심각한 생산 병목과 지연을 낳았고, 결국 그는 공장 운영을 일시 중단하고 로봇을 철거한 뒤 실수를 인정해야 했습니다.

"테슬라의 과도한 자동화는 실수였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나의 실수였습니다. 인간의 가치를 너무 저평가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실패의 원인입니다. 테슬라는 로봇을 다룰 기술이 없어서 실패한 게 아닙니다. 해결해야 할 문제와 공정의 실제 특성보다 '자동화 수준'을 앞세웠기 때문에 실패했습니다.

성공이라는 착시: 기술은 완성되었으나 문제는 그대로였다

"AI가 First가 아니며, 핵심은 문제 인식과 워크플로우의 재구성이다"라고 강조해 온 필자 역시 최근 비슷한 실수를 경험했습니다.

지난해, 필자가 이끄는 산하 팀 조직에 ‘HR가이드에이전트’ 구축을 지시했습니다. 목적은 전사 임직원의 반복적인 HR 제도/규정 문의를 AI 에이전트가 처리하게 함으로써, HR 실무자들의 단순 문의 응대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프로젝트가 시작되자, 당초의 목적과 취지는 잊혀지고, ‘에이전트의 구현’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렸습니다. 당시 사내 HR 정책 문서 다수가 MS 파워포인트(PPT) 형태로 존재했기에, 이를 AI가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 구조화 데이터(AI-Readable)로 변환하는 작업이 시급했습니다. 실무진은 수많은 문서를 하나하나 테스트하고 변환하며 답변 정확도를 높여갔습니다. 외부 기술 조직에 일부 자문을 구하긴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HR 현업 실무진들이 직접 구축해냈기에 내부적인 자부심도 매우 컸습니다.

실제 시스템 오픈 후, 에이전트는 하루 평균 100건, 많게는 500건 이상의 문의를 처리해 냈습니다. 숫자상으로 기대 이상의 성공적인 프로젝트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올해 초, HR 현업 팀장으로부터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HR가이드에이전트를 도입했음에도, HR 실무자들의 실제 문의 응대 업무량이 줄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데이터를 다시 확인해 보니, AI 에이전트는 여전히 하루 80~100건의 문의를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에이전트 활용량은 높은데, 왜 실무자의 업무 부담은 줄어들지 않았을까? 이 역설적인 상황에서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무엇을 놓쳤는지 깨달았습니다.

본질의 발견: 기술 도입이 아닌 '채널과 워크플로우'의 문제

문제를 찾기 위해 우리는 신규 또는 변경된 HR 관련 내용을 공지하는 과정부터, 임직원이 문의를 하는 전체 경로(Customer Journey)를 점검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명확한 구조적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HR 실무자들은 HR 관련 내용을 공지할 때, 기존 관행대로 사내 포털 게시판을 이용했고, 공지문 하단에는 "문의사항은 HR시스템 1:1 문의 게시판을 이용하거나 담당자에게 문의해 주세요”고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일반 임직원 입장에서는 기존의 문의 채널이 그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HR가이드에이전트’라는 새로운 채널 하나가 추가된 것에 불과했습니다. 즉, '채널의 일원화'와 '업무 프로세스의 재설계'가 빠진 채 AI라는 기술만 위에 얹어진 상태였습니다.

  • HR 실무자는 기존 1:1 문의 응대와 직접 전화/이메일 등의 문의 응대가 지속되었고,

  • 임직원은 에이전트로 즉시 해결할 수 있는 단순 문의조차 기존 1:1 채널에 남긴 후, 담당자의 답변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 운영 조직 역시 단순 응대 건수 모니터링에 그쳐, 사용자가 어떤 지점에서 불편을 겪는지에 대한 피드백 루프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한 후, 우리는 프로젝트의 정의를 ‘HR 문의 응대 채널 일원화 및 프로세스 효율화’로 재정의하고 개선을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개선 첫 달 만에 HR 실무자의 직접 문의 응대 건수가 전월 대비 30% 이상 감소했습니다. 나아가 일부 영역에서 개인 맞춤형 문의가 많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고, 이를 대응할 수 있도록 고도화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도 빠지는 '에이전트 양산'의 함정

이러한 시행착오는 비단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 역시 유사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CRM 글로벌 선도 기업인 세일즈포스(Salesforce)도 노코드 에이전트 구축 플랫폼인 Agentforce를 선보이며 사내에 AI 에이전트 도입을 적극 독려했고, 200여개가 넘는 에이전트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작 실제 현장 임직원들의 활용률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세일즈포스 스스로도 이 문제를 분석하며, "명확한 비즈니스 문제와 워크플로우 재설계 없이 기술 플랫폼에 의존해 에이전트를 양산하는 것은 '기업형 이벤트(Corporate Entertainment)'에 그칠 뿐 실제 생산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장벽이 낮아질수록, 에이전트의 '개수'를 늘리는 것은 너무나 쉬워집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에이전트가 어떤 맥락의 현장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입니다.

AX, 진짜 Pain Point에서 시작하고 계신가요?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기업에서 수많은 AI 에이전트와 AX 프로젝트가 기획되고 추진되고 있을 것입니다. 혹시 우리 조직도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달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1. 지금 기획/운영 중인 AI 에이전트는 명확한 현장의 Pain Point에서 출발했는가?

  2. 기술 도입에 앞서, 일하는 방식과 워크플로우(Workflow)의 근본적인 재설계가 동반되고 있는가?

  3. ‘AI를 도입했다’는 화려한 실적 뒤에, '업무의 본질적 효율화'라는 진짜 성과를 놓치고 있지 않은가?

AI 에이전트를 많이 만드는 것은 결코 목적이나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AX의 성공 여부는 기술의 화려함이 아니라, 현장의 진짜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고 그에 맞게 일을 재배열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기술을 구매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까?"


렌지
골든오렌지
엔지니어, 컨설팅 경험을 기반으로 HR AX 추진 중
SI기업에서 시스템 엔지니어(DW/CRM)로 일하다가 통신, 모바일, 미디어 산업분야의 전략/신사업 기획, 컨설팅을 거쳤고, 현재는 통신사에서 DX, AX 전문가로 활동 중에 있습니다.

댓글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주)오프피스트 | 대표이사 윤용운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임당로8길 13, 4층 402-엘179호(서초동, 제일빌딩)
사업자등록번호: 347-87-03493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제2025-서울서초-2362호
전화: 02-6339-1015 | 이메일: help@offpiste.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