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t / Won't 분별하기

“이 구성원은 정말 일을 못하는 걸까, 아니면 단순히 안 하는 걸까?”

조직에서 사람을 관리하는 HR 담당자나 리더라면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려본 질문일 것이다. 업무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그 원인이 능력 부족인지 의지 부족인지를 구분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러나 이 구분이 명확해질 때, 조직이 취해야 할 대응 방식도 분명해진다.

아들러 심리학은 여기에 흥미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아들러는 인간을 “목적 지향적 존재”로 보았다. 사람의 행동은 단순히 외부 조건 때문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추구하는 목적과 선택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구성원의 행동을 “할 수 없다(Can’t)”와 “하지 않겠다(Won’t)”로 나누어 이해할 수 있다.

‘할 수 없다’의 경우 – 역량 격차를 메워주는 HR의 역할

구성원이 정말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는 역량 부족과 자원 결핍의 문제다. 예컨대 신입사원이 보고서 작성에 서툰 것은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기술과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HR은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교육과 트레이닝을 통해 실질적인 역량 개발을 지원하고, 멘토링과 코칭을 통해 학습 곡선을 단축하며, 점진적 목표를 부여해 작은 성취를 경험하게 해야 한다.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용기 부여(Encouragement)’는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당신은 해낼 수 있다”라는 메시지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행동 변화를 이끄는 심리적 자원이 된다.

‘하지 않겠다’의 경우 동기와 관계를 회복시키는 HR의 역할

반면 ‘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역량 부족이 아니라 의지와 선택의 문제다. 구성원이 실제로는 할 수 있지만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업무의 의미를 찾지 못했거나, 조직과의 연결감을 잃었거나, 혹은 자율성이 침해되었다고 느끼기 때문일 수 있다. 아들러는 인간의 행동이 결국 사회적 관심(Social Interest)과 연결된다고 보았다. 즉, 개인이 집단에 기여하고 있다는 감각을 잃을 때, 행동은 ‘거부’로 나타난다. 이 경우 HR의 과제는 단순히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와 동기를 회복시키는 일이다.

업무가 왜 중요한지, 조직과 개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명확히 설명하고, 실패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감을 마련해주며, 자율성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HR 실무에서의 실천 – 질문이 답을 연다

HR 담당자나 리더는 구성원의 행동을 곧바로 평가하기보다, 탐색적 질문을 통해 원인을 구분해야 한다.

“이 일을 하는 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어렵습니까?” → Can’t 여부 확인

“만약 필요한 자원이 모두 갖춰진다면, 이 일을 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 Won’t 여부 확인

이런 질문을 통해 우리는 ‘못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을 구체적으로 가려낼 수 있으며, 문제 해결의 접근 방식도 달라진다.

구성원의 어려움이 능력의 부족(Can’t)인지, 아니면 의지의 부재(Won’t)인지를 명확히 구분하는 순간, 조직은 올바른 대응을 설계할 수 있다.

Can’t → 성장과 학습의 기회 제공

Won’t → 동기와 의미의 회복 지원

궁극적으로 HR의 역할은 구성원들이 “할 수 있다”와 “하고 싶다”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아들러가 말한 용기 부여는 단순한 격려가 아니라, 다시 행동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실질적인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