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의 서랍장] 계획은 더하기로, 실행은 빼기에서

[CHO의 서랍장] 계획은 더하기로, 실행은 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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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SunnyOct 2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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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우리회사에서는 팀장과 임원 25명이 참석한 26일~27일 양일간 사업계획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내년 숫자를 맞추고, 목표를 쓰고, 다시 고치는 사업계획의 계절

이번 워크샵 오프닝에서 리더들에게 슬라이드 한 장을 보여주었습니다 .

제목은 "우리 상사는 어떤 유형?"

한마디 던지고 날아가 버리는 갈매기형, 정보를 주지 않고 어둠 속에 두는 버섯형,

문제가 생기면 매끄럽게 빠져나가는 테플론형, 머리 위를 맴도는 헬리콥터형,

뒷자리에서 운전을 지시하는 뒷좌석 운전자형.

회의실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다들 떠오르는 얼굴이 하나씩 있었던 거겠지요.

그리고 마지막 질문을 띄웠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팀원들은 나를 어떤 유형이라고 부를까요?"

우리는 계획서를 쓰면서 "무엇을 더 할까"는 열심히 묻지만, "이 계획에 팀원이 바라보는 관점은 무엇일까? 는 잘 묻지 않습니다

왜 사업계획은 매년 비슷한 모양이 될까

여러 팀의 2027년 계획 초안을 검토하면서 세 가지 패턴이 반복되는 것을 봤습니다.

① 동사가 활동에 머뭅니다. '고도화', '가동', '개선', '강화'. 열심히 하겠다는 약속이지, 무엇이 달라질지에 대한 약속은 아닙니다. 연말에 "고도화했습니까?"라고 물으면 아니라고 답할 팀은 없습니다.

② 더하기만 있고 빼기가 없습니다. 새 과제, 새 시스템, 새 회의는 늘어나는데 그만둘 일은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사람과 시간은 그대로인데 일만 쌓입니다.

③ 리더의 말이 먼저 나옵니다. 리더가 방향을 먼저 말하면, 그 뒤의 토론은 '리더 의견 확인'이 됩니다. 계획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빠지는 가장 흔한 경로입니다.

계획이 부족해서 실행이 안 되는 걸까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너무 많이 더해서, 무엇이 중요한지 흐려집니다.

세 가지 빼기

1. 리더의 첫마디를 뺐습니다

전사 사업계획 워크샵에 앞서, 인사경영실 다섯 명과 사전 워크샵을 했습니다. 제가 정리해 둔 올해의 교훈이 있었지만 일부러 먼저 꺼내지 않았습니다. 구성원 각자가 올해를 KPT(Keep·Problem·Try)로 돌아보고 투표까지 마친 뒤에야 제 목록을 공개했습니다.

순서 하나 바꿨을 뿐인데 자리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CHO의 관점을 '확인'하는 자리에서, 서로의 관점을 '대조'하는 자리가 됩니다. 리더의 의견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조금 늦게 도착할 뿐입니다.

2. 겹치는 도구를 뺐습니다

10월에 16개 팀을 대상으로 협업 도구 활용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결과는 예상보다 분명했습니다. 대부분의 팀이 쓰고는 있었지만, 업무가 그 도구에 깊이 의존하는 사례는 열 건 중 한 건 정도였습니다. 만족도는 5점 만점에 2점대. 그리고 13개 팀 중 10개 팀이 같은 내용을 두 개의 도구에 두 번 입력하고 있었습니다.

보고서는 세 가지 선택지를 중립적으로 비교했고, 대표이사는 연말까지 협업 도구를 하나로 정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새 도구를 들이는 것보다 겹치는 도구를 걷어내는 쪽이 생산성에 더 빨리 효과를 냅니다. 이중 입력은 아무도 '업무'라고 부르지 않지만, 매일 모두의 시간을 조금씩 가져갑니다.

3. 측정할 수 없는 동사를 뺐습니다

팀 OKR 초안에 가장 많이 남긴 피드백은 단 한 줄이었습니다. "이 동사로는 측정할 수 없습니다."

'채용 프로세스 개선'은 '핵심직무 평균 채용기간 90일 → 70일'로, '평가제도 고도화'는 '평가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 건수를 기준선 대비 얼마나, 언제까지 줄일 것인가'로 바꾸는 식입니다.

측정할 수 없는 목표는 목표가 아니라 희망사항입니다.

이번 임원 워크샵에서 '일을 설계하는 팀장'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팀장의 역할은 사람을 관리하는 데서, 일이 결과를 내도록 설계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계획을 확정하기 전, 리더가 스스로에게 던질 5가지 질문

① 우리 팀 계획에 '그만두는 일'이 한 줄이라도 적혀 있는가?

② KR의 동사를 '고도화·개선·강화'에서 숫자와 기한으로 바꿨는가?

③ 팀원 의견을 듣기 전에 내 결론을 먼저 말하지는 않았는가?

④ 같은 정보를 두 번 입력하거나 두 번 보고하는 일이 아직 남아 있는가?

⑤ 이 계획서를 팀원이 읽는다면, 나는 어떤 유형의 상사로 보일까?

③번과 ⑤번에서 잠시 멈추는 리더가 많습니다.

계획의 품질은 문서보다, 그 문서를 만든 대화의 순서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순서를 바꾸었습니다

계획은 더하기로 쓰지만, 실행은 빼기에서 시작합니다.

올해 사업계획을 앞두고 새 과제보다 먼저 세 가지를 뺐습니다.

리더의 첫마디, 겹치는 도구, 측정할 수 없는 동사. 그 빈자리에 무엇이 들어오는지 지켜보는 것이 11월의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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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Sunny
비즈니스와 사람을 함께 성장 시키는 프로일잘러
고주파 의료기기 회사의 CHRO이고 50대 임원으로서, 변화와 실행의 힘을 믿고,조직의 성공과 사람의 성장을 연결하는 일을 25년 넘게 해온 HR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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