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 10년 근속 시상식이 있어 축하도 해주고 따뜻한 인사말과 함께 직원들을 맞이했다. 오후 2시, 같은 사무실에서 상반기 평가 결과 저성과자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직원 명단을 CEO에게 보고 했다. 이것이 CHRO(Chief Human Resources Officer)로 살아가는 현실이다.
온정과 냉정, 두 개의 상반된 얼굴을 동시에 가져야 하는 직책. 때로는 직원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야 하고, 때로는 차갑게 계산하는 경영진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
CHRO는 직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가슴과 비즈니스의 성과를 책임지는 차가운 머리를 동시에 가져야 하는, 조직 내 가장 복합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전략가다.
케이스 1: 성과가 아쉬운 베테랑 직원
작년말 , 15년 차 연구소장과의 면담이 있었다. 그는 회사 초창기부터 함께해온 초기 멤버였지만, 최근 3년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국가 지원 사업에 관한 제품만 개발을 진행했고 새로운 조직 구조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고,
연구소 팀원들의 불만도 쌓여가고 있었다.
"이 소장님,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나는 진심으로 그의 성장을 돕고 싶었다. 하지만 동시에 연구소 전체의 성과와 회사의 경쟁력을 고려해야 했다. 결국 6개월간의 집중적인 리스킬링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명확한 성과 지표를 설정했다.
온정적 배려와 냉정한 평가 기준을 동시에 제시한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본인의 역량의 한계를 깨닫고 자발적 퇴사를 했다
케이스 2: 핵심 인재의 이탈 위기
우리 회사 최고의 개발자 중 한 명인 박 선임이 경쟁사로부터 고액의 연봉 제안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의 이탈은 현재 진행 중인 핵심 프로젝트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했다.
CEO는 "그 정도 연봉은 직원들과의 형편성을 봤을 때 불가능하다"고 단호했다.
하지만 그의 가치를 정확히 계산해 보니, 대체하는 데 드는 비용, 프로젝트 지연으로 인한 손실 등을 종합하면 연봉 인상이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나는 상세한 비용 분석표를 준비해서 보고 드리고, 결국 상당한 연봉 인상을 승인했다.
박 선임은 회사에 남았고 성공적인 제품 런칭을 이끌어냈다.
CEO의 파트너이자 견제자, 외로운 줄타기
현재 CEO와 함께 일한 지 3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인사 업무를 처리하는 임원' 정도로 인식되었지만, 지금은 핵심 경영 파트너로 자리잡았다. 이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CHRO는 CEO의 가장 강력한 경영 파트너이지만, 때로는 가장 껄끄러운 견제자가 되어야 한다.
특히 사람 문제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이 직원은 초기부터 같이 고생한 창립 멤버이니 다음 임원 승진 때 고려해주시죠 ."
"신사업을 위해 외부 인력을 채용하고 마케팅도 컨설팅을 받읍시다!"
CEO의 이런 요구에 무조건 '예스'라고 말하는 CHRO는 존재 가치가 없다.
CHRO는 CEO의 '사람'이 아닌 '회사의 사람'이어야 한다. CEO가 추천한 인물의 역량과 평판에 문제가 있다면, 데이터를 근거로 조용히 반대 의견을 내야 한다.
CEO가 제시한 공격적인 채용 계획이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