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시작을 할 때마다, 저는 항상 'Reset' 버튼부터 눌렀어요.
새로운 조직과 사람들, 다양한 업무 문화를 맞이할 때 마다, 익숙함보다 무엇이든 흡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 마른 스펀지 같은 자세로 임했어요. 전에 하던 방식은 덮어두고, 괜히 튀지 않으려 ‘고집’은 항상 접어 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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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몇 번의 이직을 통해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면서도, 늘 같은 방식으로 시작했어요.
마치 초기화(Reset)된 컴퓨터처럼, 힘들게 얻었던 경험도, 실패도, 노하우는 필요 없을 것 같았죠.
그런데 어느 순간, 회사는 달라졌는데 몇 년이 지나도 항상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더라고요.
책임감이 강했던 업무들이 어느 순간 익숙해지고, 다른 생각으로 극복하려 하기 보다 지난 경험들을 의심하고, 결국 줏대 없이 쳐내는 상황을 반복하게 되었어요. 생각과 방식까지 함께 바뀌는 것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는 익숙했지만, 내구연한이 지난 컴퓨터 같이 성장은 더뎌지고 결국 어딜가나 같은 출발점에서 비슷한 속도로 달리고 있었던 거죠.
맥시멀리스트처럼 인터넷 창을 많이 띄어 놓고 일하는 저로썬, 하루에 한 번 하는 ‘재부팅(Restart)’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아주 중요한 ‘의식’ 중 하나로 여기고 있어요. 재부팅을 통해 리소스로 정리가 되고, 내가 띄어놓고 잊어버린 파일과 프로그램들을 정리할 수 있죠.
컴퓨터가 다시 켜진다고 해서 프로그램이 삭제되지 않아요. 그동안 설치한 것들과 설정은 그대로 둔 채, 불필요한 것들을 확인하고 제거하는 과정인 것이죠. (요즘은 재부팅 전에 저장하지 않은 것들을 물어봐서 더 좋았어요 😁)
생각보다 재시작을 고려하지 않거나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초기화(Reset)처럼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식으로 주저 앉을 필요는 없어요. 우리는 이미 지난 성과들과 만족감들을 통해 불필요한 경험들은 휴지통에 버려졌고, 유용하고 자주 사용하는 능력들은 빠짐없이 저장되어 바탕화면에 잘 분리되어 있어요. 그 상태에서 재시작(Restart)은 우리에게 엄청난 해소와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답니다.
이직이 잦아도, 같은 회사를 오래 다니더라도 결국 계속해서 새로운 시작을 만나게 돼요. 환경이나 사람이 변하면서 찾아오는 새로움은 우리에게 강한 자극을 주지만, 오히려 ‘머무름’에 중독되어 갈망하는 상태가 되어버려요.
회사의 문화와 환경을 빠르게 이해하고 적응하는 것은 좋지만, 자신의 가치관 및 태도까지 바꿀 필요는 없어요. 사람을 대하는 방식, 일을 정리하는 기준,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 이런 것들은 오히려 계속 업데이트 되어야 하는 제 '설정값'인 것이죠.
‘나를 가볍게 만드는 사적인 얘기는 자제해야 해’
‘요정도까지만 군말 없이 해주고, 선을 넘는 도움은 칼 같이 거절해야 해.’
‘편리한 업무도 한 번씩은 들여다보고 수정을 해야 해.’
이런 설정값을 많이 쌓아둔다면, 어디서나 나를 지키면서 다채로운 상태로 머무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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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 4년 차를 처음 겪으면서, ‘왜 이제 알았지?’하는 후회도 있지만 ‘이제야 알아서 다행이다.’라는 안도감과 여유가 생겼어요.
남들보다 뒤늦을 수 있는 이 다짐이, 경력을 쌓는 총무보다 ‘자신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어디서든,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지만,
그것이 누구에게나 가장 필요한 ‘재부팅(Restart)’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업그레이드를 위해 잠시 꺼야 하는(turn-off) 과정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