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밋업
컨퍼런스
커뮤니티
DX를 넘어 AX로: HR은 이제 '제도 운영자'가 아니라 '일의 재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DX를 넘어 AX로: HR은 이제 '제도 운영자'가 아니라 '일의 재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HR 현장에서 느낀 AI Transformation 시대의 리더십 전환
조직문화성과관리조직설계인사기획리더십전체
rk
grace parkMar 18, 2026
5725

3월 17일(화) 진행된 제가 존경하는 리박스 정태희 대표님의 'AX 시대 글로벌 HR 트렌드' 특강을 듣고 중요한 내용과 함께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새롭게 할 수 있을까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저는 HR 현장에서 20년을 보내며 변화의 파도를 꽤 많이 맞아왔습니다.

상사의 기분을 살피며 종이 문서를 결재판에 끼워 가지고 결재를 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샌가 전자결재가 들어오고, ERP가 들어왔으며, e-HR이 도입되고, 데이터 기반 HR이 유행하고, DX라는 이름으로 업무가 디지털로 옮겨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AX 시대 글로벌 HR 트렌드’ 특강을 듣고 난 뒤에는 감각이 달랐습니다. 역시나 이번 파도는 “업무 효율화”의 문제가 아니라, “일 자체의 정의”가 바뀌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DX가 아날로그 업무를 디지털로 옮겨 효율을 높이는 과정이었다면, AX는 일하는 방식과 조직의 운영 체계는 물론, ‘무엇을 일이라고 부를 것인가’까지 다시 묻는 전환입니다. 예전에는 사람을 관리하는 업무가 HR이었다면, 이제는 인간을 넘어 인공지능까지 관리하며 어떤 일을 누가 할 것인지를 설계해야 합니다. 기술이 도구의 형태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 팀에 ‘또다른 구성원’으로 합류하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AI를 “도구가 아니라 팀에 새로 합류한 유능한 동료”로 표현했다는 대목은 그 상징입니다.
그렇다면 HR의 질문도 달라져야 합니다.

  • “AI를 도입할까요?”가 아니라

  • “AI와 함께 일할 때, 우리 조직의 승리 조건(Winning)은 무엇인가?”

  •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재정의해야 하는가?”

  • “생각하는 힘을 어떻게 시스템으로 이식할 것인가?”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교육은 사실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도록 훈련하는 것이라면, 이제 지식의 습득은 AI에게 넘어갔습니다. 남는 건 하나입니다. ‘생각의 품질’을 조직의 습관으로 만드는 일. 저는 AX 시대 HR의 생존이 여기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1) ‘압축된 페퍼로니 피자’ 조직: Tiny Dense Team과 RPE의 냉혹한 규율

AX 시대의 속도는 전통적인 피라미드 조직이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계층이 많을수록 의사결정은 느려지고, 승인과 보고의 루프는 길어집니다. 결국 실무는 “잘하려고”가 아니라 “혼나지 않으려고” 일하게 됩니다.
그래서 특강에서도 가장 처음으로 설명하신 트렌드가 ‘Tiny Dense Team(작고 밀도 높은 팀)’이었습니다. 소수의 인재가 밀도 있게 모여, 하나의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는 팀. ‘압축된 페퍼로니 피자’처럼 핵심이 꽉 차 있는 조직입니다.

다만 한국적 맥락은 더 냉정합니다. 해고 유연성이 낮고, 조직 슬림화를 추진하면 곧장 의사결정 병목이 터집니다. 그래서 단순 감원이 아니라 ‘시스템적 체질 개선’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제가 정리한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1) Blameless Postmortem: 사람을 탓하지 말고 시스템을 해부하라

민첩한 조직은 실수를 숨기지 않습니다. 실수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면, 구성원은 방어적으로 변하고 보고는 늦어집니다. 결과적으로 실패는 재현됩니다.
반면 비난 없는 사후 분석(Blameless Postmortem)이나 5Whys 기반의 COE처럼, 원인을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에서 찾고, 기록하고, 개선하는 문화는 속도를 만듭니다. AX 시대의 학습은 ‘교육’보다 ‘사후 분석’에서 더 많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조직이 빨라지려면, 사람을 조이는 대신 시스템을 정교하게 해야 합니다.

(2) RPE(직원당 매출)와 Lean AI 리더보드: “좋은 활동”이 아니라 “좋은 성과”를 보라

많은 회사가 AI를 말하지만, 대부분은 “무언가 했다”에 머뭅니다. 파일럿, PoC, 교육, 해커톤…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성과의 언어로 연결되지 않으면 조직은 금세 피로해집니다.

이때 저는 RPE(Revenue per Employee)라는 지표가 주는 메시지가 강하다고 느꼈습니다.
AX 시대의 조직은 “얼마나 사람을 많이 쓰는가”가 아니라 “한 사람의 성과 밀도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가”로 평가받습니다. HR이 해야 할 일은 “도입 여부”가 아니라, 핵심 지표를 선명하게 잡아 성과의 규율을 만드는 것입니다.

(3) 워크플로우 재정의: “AI를 쓰느냐”가 아니라 “승리의 정의가 무엇이냐”

정말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 “AI를 어디에 붙일까?”가 아니라

  • “변화된 프로세스에서 Winning이란 무엇인가?”

워크플로우를 재정의하지 않은 채 AI만 붙이면, 자동화된 혼란이 됩니다. 그래서 목표관리도 바뀌어야 합니다. 프로세스 개선 자체가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어디에서 시간을 줄이고, 어디에서 오류를 줄이고, 어디에서 고객 가치를 높일지를 먼저 정의한 뒤 AI를 배치해야 합니다.

2) 평범함의 종말: ‘완성’이 아니라 ‘완결(Impact)’의 미학

AI가 ‘평범한 우수함’을 헐값에 대량 생산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보고서 초안, 회의록, 분석 요약, 자료 구성… 이제 “그 정도는” AI가 합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가치는 어디에 남을까요? 저는 특강을 들으며 한 문장이 계속 맴돌았습니다.

“이제 인간의 가치는 ‘완성(Completion)’이 아니라 ‘완결(Impact)’에서 나온다.”

완성은 “주어진 과업을 마쳤다”는 수준입니다.

완결은 “일의 흐름을 끝까지 책임지고 조직적 영향까지 매듭지었다”는 수준입니다.

AX 시대의 조직을 조용히 병들게 하는 것이 바로 ‘평범함의 수렁(Pocket of Mediocrity)’입니다. 겉으로는 다들 일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무 임팩트도 남기지 못한 채 “한 건 했습니다”만 쌓이는 상태.
HR이 여기에서 눈을 돌리면, 조직은 높은 확률로 느려지고 무뎌집니다.

그래서 HR이 바꿔야 하는 것은 제도가 아니라 기준입니다.

  • 평가 기준은 “산출물의 양”이 아니라 업무의 깊이와 임팩트

  • 육성의 기준은 “교육 이수”가 아니라 문제 해결의 완결력으로

  • 문화의 기준은 “좋은 분위기”가 아니라 성과의 규율과 학습의 속도

요즘 글로벌 기업들이 성과 중심 규율을 강화하는 현상은 잔혹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저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조직이 살아남으려면 ‘온정주의’가 아니라 ‘성장과 성과의 공정한 규율’이 필요해졌다는 신호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HR이 해야 할 역할은 단순합니다.
누구를 자르는 것이 아니라, 평범함이 구조적으로 재생산되지 않도록 ‘임팩트 중심의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3) 커리어 릴리패드(Career Lilypad): 인재 유지의 핵심은 ‘보상’이 아니라 ‘성장 설계’

사다리형 커리어는 이미 붕괴했습니다. 이제 구성원들은 개구리가 연잎을 옮기듯, 짧은 주기로 성장의 발판을 이동하는 ‘릴리패드형 커리어’를 택합니다.
특히 Z세대는 기술 반감기가 1~2년까지 짧아진 환경에서, “한 회사에서 오래 버티는 것”보다 “빠르게 배우고 나다운 자리를 찾는 것”에 더 민감합니다.

이때 HR이 흔히 하는 오해가 있습니다.
“그래서 복지를 늘리고 보상을 올리자.”
하지만 핵심 인재는 이미 보상만으로 붙잡기 어려운 집단입니다. 그들은 ‘성장 기회’와 ‘자율성’에 더 반응합니다. (강의에서 사례로 말씀하셨던 것처럼, 개발 코칭과 유연근무가 유의미하게 작동한다는 맥락은 HR에게 아주 중요한 힌트입니다.)

그래서 저는 HR의 전략을 이렇게 정리하고 싶습니다.

(1) 주도권의 이전: Career는 회사가 아니라 ‘Me’가 소유한다

회사가 경력 경로를 “제공”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 회사는 경로를 정해 주는 곳이 아니라, 경험의 선택지를 설계하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구성원에게는 “경력 설계의 주도권”이 있고, 회사는 “성장 발판의 구조”를 제공합니다. 구성원에게는 주도권이 있는 만큼 강한 책임감을 요구해야 합니다.

(2) 의미의 연결: Subject + Objective, 몰입은 ‘미션 번역’에서 생긴다

“시키는 일”을 하면 소진됩니다. “의미 있는 일”을 하면 몰입합니다.
그런데 의미는 선언한다고 생기지 않습니다. 고객의 진짜 문제(Subject)를 정의하고, 조직의 목적(Objective)과 연결해 주는 구조가 있어야 합니다.
HR은 이 연결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결국 핵심 인재를 남게 하는 건 “연봉”이 아니라 자기 일이 조직 성과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이는 경험’입니다.

4) 리더에서 ‘시스템 설계자’로: 슈퍼리더십의 귀환

AX 시대 리더의 역할은 통제자에서 조력자로, 그리고 시스템 설계자로 진화해야 합니다. 리더가 답을 주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답은 AI가 빠르게 뽑습니다. 이제 리더가 해야 할 일은 딱 두 가지입니다.

  1. 좋은 질문을 설계하고

  2. 좋은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1) AI First, Human Last: 인간은 ‘마지막에’ 개입해야 한다

이 문장은 오해를 부르기 쉽지만, 저는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AI가 초안을 만들고, 인간이 윤리·맥락·창의성을 얹어 완결한다.
즉 인간은 운영자가 아니라 공동 설계자가 됩니다.

리더의 초점도 바뀝니다.

  • “일을 지시하는 리더”에서

  • “일이 잘 돌아가게 만드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리더”

(2) 메타인지 기반 성과관리: ‘자기 인식’이 리더십의 출발점이다

메타인지가 없는 리더는 시스템을 설계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강점과 한계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과관리도 “양”이 아니라 깊이와 임팩트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평가가 정교해질수록, 리더는 감이 아니라 근거로 피드백합니다.
그때 구성원은 “평가 받는 느낌”이 아니라 성장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혁신은 ‘더하기’가 아니라 ‘버리기’에서 시작된다

속도 경쟁이 치열할수록 HR에게 필요한 능력은 역설적으로 “멈춰 서는 힘”입니다.
단순한 행동보다 깊이 있는 사고가, 단순한 속도보다 본질에 대한 숙고가 AX 시대의 경쟁력이기 때문입니다.

다이슨이 혁신을 만들 때 선풍기에서 날개를 버렸듯,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AX 시대 혁신의 시작은 화려한 AI 도입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결단입니다.

  • 목적 없는 회의

  • 형식적인 보고서

  • 책임 없는 협업

  • 성과 없이 자리만 차지하는 평범함

  • “잘하고 있는지”가 아니라 “하고는 있는지”만 확인하는 관리

이것들을 과감히 버리지 못하면, AI를 얹어도 조직은 빨라지지 않습니다.
HR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새 제도 만들기’가 아니라 조직의 승리 조건을 선명하게 정의하고, 그 외의 것을 버리는 일입니다. AX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본질에 집중하는 단단한 조직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HR은 결국 사람을 다루는 일이 아니라, 사람이 성과를 내게 하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일이니까요.


rk
grace park
인사/교육/문화 + @ 디지털/AI
코칭문화와 AI/데이터 기반 HR 설계로 측정 가능한 조직성과를 만듭니다

댓글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주)오프피스트 | 대표이사 윤용운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임당로8길 13, 4층 402-엘179호(서초동, 제일빌딩)
사업자등록번호: 347-87-03493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제2025-서울서초-2362호
전화: 02-6339-1015 | 이메일: help@offpiste.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