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우리 대표님(혹은 상사)은 권한을 주지 않아.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라며 불만을 갖습니다. 과연, 권한위임은 대표가 일방적으로 내려주는 것일까요? 저는 오히려 권한위임은 양방향 통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에서 말하는 신뢰는 단순한 감정적 믿음이 아닌, 반복되는 경험과 결과를 통해 차곡차곡 쌓이는 자산입니다. 권한위임은 이러한 상호 신뢰가 충분히 형성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구조적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무자는 상사의 지시를 단순히 수행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의사결정권자가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큰 그림을 그려주고, 상황에 맞는 길을 제시하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대표의 생각을 그대로 따라가는 데서 멈추지 말고, 대표가 상상하는 속도보다 한 발 더 앞서 고민해야 합니다. 즉, 실무자는 늘 ‘이 결정이 회사 전체 그림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업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또한, 문제 해결을 위해 현 상황에서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를 대표에게 제시할 때는 단순 나열이 아니라, 각 안별 장단점과 리스크를 정리해 비교 가능하게 만들고, 그 중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대표가 더 명확하고 빠르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대표 역시 구성원이 한 발 앞선 시선으로 바라보고 고민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실무자가 작은 성과를 만들어냈을 때 인정하고 격려하는 것
실패하더라도 무조건 책임을 묻기보다 학습의 기회로 전환해주는 것
권한을 위임한 뒤에도 방치하지 않고 적절한 피드백과 지원을 주는 것
이러한 과정이 있을 때 실무자는 심리적 안전감을 갖고, 대표를 향한 신뢰는 더욱 단단해집니다.
대부분의 대표는 속도와 방향성을 중요시하며, 대표의 시간은 실무자보다 훨씬 빠르게 흘러갑니다. 그런 대표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무자의 도움을 받는다면, 실무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떻게 바뀔까요?
많은 조직에서 오너십을 이야기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각 구성원이 자신의 전문분야 만큼은 대표보다 한 발 앞서 고민하고 실행 가능한 선택지를 제시한다면, 조직의 속도와 성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밖에 없습니다.
대표가 실무자에게 ‘이 사람은 일을 맡길 만하다’ 라는 확신을 갖게 되면, 점차 세부 사항을 실무자에게 위임하고 대표는 큰 방향과 전략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렇게 됨으로써 실무자는 자율성을 얻어 더 빠르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되죠. 이는 곧 조직 전체의 속도와 퀄리티를 끌어 올리며 선순환 구조를 만듭니다.
“우리 대표님은 권한을 주지 않아.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라는 말은 어쩌면 문제의 단면만 보는 것일 수 있습니다. 만약, 조직 내 권한위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서로가 먼저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실무자가 스스로에게 던질 질문
나는 대표에게 신뢰받을 만한 근거와 결과를 보여주었는가?
대표가 안심하고 권한을 넘길 만큼 충분히 준비된 사람인가?
대표가 스스로에게 던질 질문
나는 실무자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신뢰를 드러내고 있는가?
불필요하게 통제하면서 위임의 기회를 막고 있지 않는가?
권한위임은 요구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실무자가 먼저 신뢰받을 만한 모습을 보여줄 때, 대표는 안심하고 권한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표가 구성원을 신뢰하고 기회를 내어줄 때, 실무자는 더 빠르고 창의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결국, 권한위임은 대표와 실무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상호작용입니다. 개인의 성장이 곧 조직의 성과로 이어지는 길, 그 출발점은 결국 신뢰임을 꼭 기억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