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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Film : 배우와 샌드위치

HR Film : 배우와 샌드위치

중간관리자와 신입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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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준
유영준Jan 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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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전, 이미 완성된 HR의 통찰

이 맘때 쯤이면 TV손자병법을 유튜브에서 보곤 한다. 언젠가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한 한 편의 오래된 드라마를 클릭했을 때 나는 19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이라는 시간표를 보고 잠시 망설였다. 30년도 더 지난 드라마가 지금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재생 버튼을 누르고 40여 분을 지켜본 뒤 나는 소름이 돋는 경험을 했다.

<TV손자병법> 제215회 '배우와 샌드위치'는 1992년 3월 26일 방영된 작품이다. 주 5일 근무제가 '파격적 제안'으로 거론되고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게 당연하던 시절이다. 그런데 놀라운 건, 이 드라마가 다루는 HR 이슈의 본질이 2026년 현재와 전혀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아니, 어쩌면 35년 전 이 작품을 만든 이들이 지금의 HR 전문가들보다 조직 내 인간 심리를 더 정확히 꿰뚫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중간관리자의 딜레마, 세대 간 인식 차이, 조직 커뮤니케이션의 왜곡, 심리적 계약의 균열. 2026년에도 HR 컨퍼런스에서 다루는 키워드들이 1992년 브라운관 속에 이미 정교하게 녹아 있었다.

#1. 으깨지는 샌드위치, 구조적 압박의 시각화

극은 90년대 초반 특유의 무겁고 정적인 사무실 풍경으로 시작된다. 사장과 상무, 부장이 함께 참석한 회의에서 자재과에서 제품기획실로 발령받은 지 얼마 안 된 조조 대리는 기능나염에 대해 질문하는 사장에게 답변하지 못하자 상무에게 대차게 까인다. 부장이 조 대리를 비호하지만 "그게 핑곗거리나 되냐"는 질책에 부장까지 혼나고 만다.

조 대리는 사무실에 복귀한 이후 후배였던 우재영 사원에게 기능나염에 대해 왜 말 안 해줬느냐며 자신이 망신을 당했다고 혼낸다. 그 말에 우재영은 자료를 주었지 않느냐고 답하고, 조 대리는 설명을 해줘야 하지 않냐며 목소리를 높인다. 그 말에 우재영은 "선배가 후배한테 알려주면서 일을 하냐"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자 조 대리는 쓴웃음을 짓는다.

"위에서 깨지고 아래에서 망신당하고... 이야 이거 샌드위치가 되도 분수가 있지..."

여기서 '샌드위치'라는 메타포가 처음 등장한다. 양쪽 빵 사이에 눌려 형체를 잃어가는 속 재료처럼, 조직의 위계질서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해가는 중간관리자의 비애.

이 시점에서 샌드위치는 그저 견뎌야만 하는 고통스러운 구조적 한계다. 위에서는 "대리씩이나 되서 아직도 실무를 모르냐, 부하 직원 관리도 제대로 못 하냐"는 질책이, 아래에서는 "왜 우리 말은 안 들어주냐"는 원망이 쏟아진다. 중간관리자는 양쪽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양쪽 모두에게 미소 지으며 "알겠습니다"를 반복해야 한다.

컨설팅 현장에서 나는 이런 중간관리자들을 수없이 만난다. 2026년에도 여전히 그들은 '커넥터'가 아니라 '샌드위치'다. 경영진은 "빠른 실행"을 요구하고 구성원들은 "충분한 소통"을 원한다.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라는 본사의 지시와 "왜 기존 방식을 바꿔야 하냐"는 현장의 저항 사이에서 그들은 오늘도 샌드위치 속 삶은 계란 마냥 으깨지고 있다.

#2. 배우라는 가면, 진정성과 전문성의 경계

그렇지만 우재영의 입장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선임자였던 조미영 대리는 우재영에게 따로 "일하다 보면 싫은 일도 좋은 척 넘어갈 수 있지, 가서 사과하라. 그 정도 연기도 못하냐"며 타이른다. 하지만 우재영은 "제가 배우입니까, 연기나 하게. 에이 사표를 내든지 해야지" 하면서 씩씩거리자 조미영 대리는 밖에서 영화나 뮤지컬이라도 보고 맘이라도 삭히고 오라며 다독인다.

우재영 사원이 말한 이 한 마디가 극의 흐름을 완전히 전환시키며 조조 대리와의 대비를 극명하게 만든다. 사무실 조명 아래, 인물들은 자신의 본심(True Self)과 조직이 요구하는 배역(Role) 사이에서 처절하게 번민한다. 이것은 '페르소나(Persona)'와 '심리적 계약(Psychological Contract)'의 충돌이다. 조직은 구성원에게 '전문가로서의 역할 수행'을 기대하지만 구성원은 조직에 '진정성 있는 소통'을 기대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한번에 이뤄지기는 어렵다.

한편 자재과에서는 또 다른 갈등이 펼쳐진다. 선배 사원 오자룡과 여포가 신입 장필도에게 사사건건 비아냥을 던지는 일이다. 장필도가 일하면서 담배를 피우려 하자 오자룡이 말한다. "과장님이 나이로 치면 자네 큰아버지 나이신데 어디 담배를 물려고 하나? 여기 직원들 다 담배 안 피는데 그런 배려도 없나?"

장필도가 "그럼 나가서 피고 오겠습니다" 하자 오자룡은 "아니 그럴 거 없어~ 그냥 당신도 끊어!!" 하며 핀잔을 준다. 장필도가 머뭇거리자 유비 대리가 "아 왜들 그래?" 하며 말리지만, 오자룡과 여포는 계속 비아냥댄다. 오자룡이 "장필도 사원이 튀는게 한둘이어야지~ 봐, 다 안경 안 썼는데 지만 안경 썼잖아." 라며 별 것도 아닌 시비를 걸자 여포는 "안경이라도 써야 지적으로 보이지~" 하며 놀린다. 이에 오자룡은 "아니야~ 눈이 너무 커서 바리케이드를 친 거야!" 하고 계속 놀린다. 선배들이 주거니받거니 직장내 괴롭힘을 자연스레 말한다.

결국 장필도는 휴게실에 가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지만 지나가던 여직원들이 "여기 담배 피는 곳 아니에요" 하자 장필도가 죄송하다며 흡연구역이 어디 있냐 묻는다. 하지만 여직원들은 퉁명스럽게 "없어요~" 하고 자리를 떠나버린다.

#3. 우리를 왜 검열합니까?

갈등은 연례행사였던 신입사원 면담으로 임계점에 도달한다.

"이번 주 토요일, 내가 자재과 말단 사원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갖겠네."

극의 배경이 되는 진산그룹에서 부서별로 실시하는 신입사원과의 사장과의 면담자리다. 90년대 초반에 일종의 주니어 보드나 타운홀 미팅이 드라마에 나온 셈이다. 그 말에 자재관리부 부장과 자재과장, 대리 등 중간 관리자들의 얼굴이 일제히 굳는다. 부서의 치부가 드러날까 전전긍긍하며 그들은 사원들에게 '입단속'이라는 이름의 검열을 시도한다.

"사장님 앞에서는 좀... 알아서들 하게. 우리 부서 이미지도 생각하고."

자재과의 대리였던 유비는 적당히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야기하라며 다독이지만 제품기획실에서는 또 이것으로 문제가 터진다. 조조 대리가 우재영에게 무슨 말을 할건지 떠보자 우재영이 ‘검열’하는 것도 아니고 뭐 그런걸 말하냐며 퉁명스럽게 답한 것이다. 이 말에 조대리는 무슨 검열이냐며 좋게좋게 이야기 할 줄 모르냐며 또 야단법석이다.

우재영의 질문은 정당하다. 왜 나의 진짜 목소리가 아니라, 조직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야 하는가. 하지만 조 대리의 고민도 정당하다. 만약 모두가 자기 목소리만 낸다면 이 조직은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가.

그 와중 자재과의 장필도 사원도 역시 불만이 많다.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려했더니 선배들이 싸가지없다며 핀잔을 주길래 나가서 핀다하니 다 비흡연자인데 좀 끊으라고 한다든지. 휴게실에서 피려하니 여직원들이 눈치를 준다든지. 점심값 아껴보겠다고 도시락 싸왔더니 쫌생이라고 욕을 먹고 도시락 냄새나니 밖에서 먹으라고 한다. 결국 장필도 사원은 면담 자리를 빌어 벼르던 이야기를 하려고 마음먹는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예전에 참석했던 타운홀 미팅 현장이 떠올랐다. CEO가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했지만, 정작 누군가 솔직한 불만을 제기하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그 자리에 있던 중간관리자의 표정이 정확히 조 대리와 같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샌드위치의 얼굴.

#4. 장필의 직언, 조직의 환부를 드러내다

드디어 사장과의 면담 자리.

조조 대리에게 벼르던 이야기가 있다던 우재영 사원은 별 이야기는 안하고 사장실의 문턱을 없애달라며 상시 개방해달라고 이야기한다. 그 말에 사장은 너스레를 떨며 노력해보겠노라 이야기한다. 화기애애하게 진행되던 면담 시점, 장필도 사원은 자신의 의견을 묻는 사장에게 날것의 목소리를 쏟아낸다.

"사장님, 우리 회사는 말이 안되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회사에 흡연 구역도 없으면서 담배 피우지 말라고만눈치를 주고.. 점심 도시락 먹을 장소도 없으면서 외식하지 말고 근검절약을 이야기합니다. 이건 탁상공론 아닙니까?"

그 말에 사장은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거리다 이내 사장은 장필독의 솔직함을 '칭찬'하지만 정작 그 솔직함을 가능하게 한 건 중간관리자들의 '통제 실패'였다. 사장 입장에서는 신선한 목소리를 들었지만 중간관리자 입장에서는 그깟 작은 일들 하나 불만으로 만들어 보고시키게 한 무능이 드러난 순간이다.

여기서 드라마는 조직 커뮤니케이션의 근본적 모순을 보여준다. 경영진은 '투명한 소통'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걸러진 정보'를 선호한다. 구성원은 '진정성'을 요구하지만 실제로는 '안전한 진정성'만 허용된다. 그 사이에서 중간관리자는 필터 역할을 하다가, 때로는 방파제가 되고, 때로는 희생양이 된다.

오늘날 기업들이 도입하는 익명 제보 시스템, 다면평가, 직급 없는 회의 같은 제도들도 결국 같은 딜레마를 안고 있다. 진짜 목소리를 듣고 싶다면서도, 너무 날것의 목소리는 감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적당히 솔직한' 배우를 필요로 한다.

사장은 장필도의 지적에 자신이 신경쓰지 못했다며 사과를 구하는 한편 신입사원들에게 한 가지 밝혀둘 게 있다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며 조직을 재정의한다.

“사장실 개방 못할 것 없다. 그거 어려운 게 아니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회사의 질서가 파괴될 수 있습니다. 내가 오늘같이 말단 사원들을 만나서 듣는건 예외입니다. 원칙은 여러분의 이야기를 중간 간부를 통해 여과되서 들어야 합니다. 오늘 이렇게 내가 여러분들 이야기를 직접 듣는다고 해서 중간 간부를 무시하는게 아닙니다. 중간 간부라는 건 나와 여러분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완충지대입니다. “

그 말에 장필도가 그러면 저희와 만나실 필요가 없냐고 하니 사장은 웃으며 “이렇게 말단 사원들을 가끔 직접 봐야 중간 간부들이 여러분들한테 횡포부릴 생각을 못할 거 아니요. 어때, 나 능구렁이지? 허허”

순간 극 초반의 부정적 프레임이 완전히 뒤집힌다. 중간관리자는 으깨지는 샌드위치가 아니라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재'이며 우리는 비굴한 배우가 아니라 '조직의 평화를 지키는 전문가'가 되는 셈이다.

이 대화가 이 에피소드의 백미다. 사장은 중간관리자를 "완충지대"라고 치켜세우면서도, 동시에 그들을 견제하기 위해 직통 라인을 열어둔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이것은 '구조적 불안정성의 제도화'다.

말단사원들에게 "중간간부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라고 위로하면서 "내가 직접 감시한다"는 신호를 보낸다. 사장의 "능구렁이" 발언은 자신도 이 모순을 알고 있다는 고백이다. 그는 조직이 원활하게 작동하려면 중간관리자가 필요하다는 걸 알지만 동시에 그들이 권력을 남용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균형 잡힌 긴장(Balanced Tension)을 만들어낸다.

2026년의 HR이 주목해야 할 지점이 바로 여기다. 우리는 타운홀 미팅, 스킵 레벨 미팅, 익명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하며 "투명한 소통"을 외친다. 하지만 이것이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강화할까, 약화할까.

사장의 논리는 정교하다. "가끔 직접 만나는 건 횡포 방지용"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중간관리자에게 "나는 언제든 너희를 우회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이것은 권한 위임(Empowerment)이 아니라 구조적 견제(Structural Check)다.

중간 관리자들이 사장 면담을 두려워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무능이 드러날까 봐가 아니라 자신들의 존재 이유 자체가 부정당할까 봐 두려웠던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선언만으로는 조조와 우재영 사이의 골은 메워지지 않는다. 조조는 여전히 우재영을 '싸가지없는 후배'로, 우재영은 여전히 조조를 '답없는 꼰대'로 바라본다. 진짜 화해는 다른 곳에서 일어난다.

#5. 수미상관, 압박을 완충으로 재정의하다

이 드라마의 진정한 미학은 결말부에서 완성된다. 직장의 갈등이 신혼을 맞이한 유 대리의 집들이 현장으로 옮겨간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서 쩔쩔매는 유 대리의 모습이 클로즈업된다.

아직은 어색한 고부 사이에서 유비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서로의 눈치만 살핀다. 마침 오자룡이 “장가를 가니깐 기분이 좋아요, 안좋아요?” 라고 물어보자 유비는 “뭐 사실 장가라고 가보니깐 피곤하죠~ 어머니 비위 맞추고 집사람 비위맞추고~완전 샌드위치죠~” 라고 말한다. 이 말에 조조는 “뭐, 샌드위치?” 라고 반문하자 유비는 “그래, 아주 중간에 깔린 오징어신세야~그래도 이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내가 다 참아야지.” 라며 웃는다.

그러자 듣고 있던 부인은 “아니에요. 이 이가요, 남자라고 있는 성질 없는 성질다 부려요. 그래도요, 이 집이 편안하자면요. 제가 배우 노릇을 잘 해야할 것 같아요.” 라고 말한다. 그말에 우재영이 “배우노릇요?” 라고 말하자 “언짢은 일이 있어도 어머님앞에선 상큼하게 웃구요~”, “단 둘이 있을때 꼬집어도 높으신 어른이 있는데 할 수 없잖아요~” 라고 말한다.

이 이야기를 다 듣고난 이장수 과장은 “가정이나 직장이나 이 샌드위치가 있기에 부드러워지는거야~그러니 이 샌드위치 신세를 너무 서러워하지 말자고~” 하며 술을 준다.

그 얘기를 들은 조조는 우재영에게 술을 따라주며 사과를 하고 우재영도 조조에게 사과를 하며 둘이 화해를 한다.

극의 수미상관(首尾相關)의 구조가 완성되는 순간이다. 처음에는 고통으로 느껴졌던 중간관리자의 위치가 마지막에는 조직에 꼭 필요한 기능으로 재정의된다. 초반에 무기력해 보였던 '웃는 얼굴'이 종반에는 '성숙한 헌신'으로 승화된다.

HR Film Review: 35년 전 통찰, 2026년 현실

이 드라마를 보고 나서 나는 한참을 생각해봤다. 1992년, 아직 'HR'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시절. 페르소나니, 심리적 계약이니, 조직문화니 하는 개념들이 학계에서나 논의되던 그때, 이미 누군가는 조직 내 인간의 본질을 이토록 정확히 포착하고 있었다.

더 놀라운 건, 2026년인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는 것이다.

MZ세대는 묻는다. "왜 회사에서 가면을 써야 하나요?"

경영진은 묻는다. "왜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 거죠?"

중간관리자는 묻는다. "대체 나는 누구 편이어야 하나요?"

35년이 지났지만, 질문은 그대로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제시한 답은 여전히 유효하다.

조직이라는 무대에서 우리가 쓰는 가면은 비겁함의 증거가 아니다.

그것은 공동체의 평화를 위해 전문가가 선택하는 성숙한 전략이다.

샌드위치처럼 눌리는 압박은 무능의 증거가 아니라, 조직의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재로서의 역할이다.

물론 이것이 모든 '연기'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진정성을 완전히 포기한 채 오직 생존만을 위해 가면을 쓰는 것과 조직의 조화를 위해 전문가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다르다. 전자는 소모이고, 후자는 헌신이다.

그렇다면 2026년의 HR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중간관리자에게 '완충'의 의미를 재교육해야 한다. 그들이 샌드위치로 으깨지는 게 아니라 조직의 충격흡수장치로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지원해야 한다.

둘째. '진정성'과 '전문성'이 대립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솔직함이 곧 무례가 되지 않고 역할 수행이 곧 위선이 되지 않는 문화를 설계해야 한다.

셋째. 세대 간 '배우'에 대한 인식 차이를 좁혀야 한다. 기성세대에게 배우는 '프로다움'이었지만 신세대에게는 '가식'으로 읽힌다. 이 간극을 좁히는 대화가 필요하다.

1992년의 빛바랜 필름은 2025년의 우리에게 묻는다.

  • 당신은 오늘 어떤 배역으로 조직의 균형을 맞추었나요?

  • 당신이 견뎌낸 그 샌드위치 같은 압박이 사실은 이 무대를 지탱하는 가장 고귀한 형태의 전문성임을 알고 있나요?

  • 35년 전에도 답은 있었습니다. 다만 우리가 그 답을 읽는 방식이 달라졌을 뿐입니다.

[본 아티클에서 다루는 <TV손자병법> 제215회 '배우와 샌드위치'는 KBS에서 1992년 3월 26일 방영된 작품으로 극의 내용과 사용된 이미지 등 모든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본 아티클은 해당 작품을 HR 관점에서 비평·분석하는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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