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Insight] “기업 성과를 향상시킬 길, 피플 애널리틱스”](https://cdn.offpiste.ai/images/articles/871/cover/32e51b31-1207-441a-8f35-b7f17da9853d_107p(45).jpg)
PARI(People Analytics Research Institute)와 ACG, Offpiste의 공동 주관으로 지난 25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PEOPLE ANALYTICS 2025'가 개최됐다. 국내외 기업 담당자와 학계 전문가들의 실사례를 통해 인사이트를 전한 이번 행사의 일부 내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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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 설문을 넘어 현업 지원 도구로 쓰이는 직원경험 분석
'직원경험'이란 구성원이 회사에 입사해서 퇴사할 때까지의 전체 라이프 사이클에 걸쳐 발생하는 모든 경험을 뜻하며, 이는 구성원의 업무 몰입도, 생산성,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박관욱 라인플러스 피플 시너지는 실사례를 기반으로 현장의 업무를 돕는 직원경험 설문 데이터 분석법을 소개했다.
직원경험 설문 결과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직원경험 설문이 지니는 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분석 모델을 찾아야 한다. 직원경험 설문은 같은 집단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하더라도 구성원들의 입사, 퇴사, 휴직 등에 따라 응답 인원이 매번 변화하는 변동성을 지닌다. 또한 설문에 응하는 참여자들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기에, 서로의 응답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상호의존성을 띤다.
이러한 두 가지 특성에 대응하기 위해 '다층모형(Multilevel Model)'이라는 통계 모델을 사용해 볼 수 있다. 다층모형은 팀, 개인, 시간의 층을 함께 다루는 통계모델로, 분산 분석과 회계 분석을 결합한 모델이다. 따라서 응답 인원의 변동성과 상호의존성을 반영한 분석이 가능해 결과의 타당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많은 수의 객관식 문항을 한 번에 분석해야 할 때나 빠른 진단이 필요한 일상 보고 등에서는 연속형 변수를, 심층 진단이나 특정 이슈에 대한 깊은 분석이 필요할 때는 서열형 변수를 사용한다면 활용도는 더욱 향상된다.
직원경험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의 품질이다. 예컨대 회사가 직원경험 설문에 대한 적절한 후속 조치를 하지 않거나 설문을 강요할 경우, 구성원들은 설문에 대한 신뢰를 잃고 응답하지 않거나 본인의 경험과 다르게 응답하게 된다. 이 경우 데이터 품질이 낮아져 통계 분석의 의미 자체가 퇴색된다. 따라서 HR담당자들은 구성원들의 솔직한 답변을 이끌어야 한다.
데이터 품질이 보장됐다면, 시간 관리의 효율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HR담당자들은 직원경험 분석 외에도 여러 가지 업무를 병행하기에 분석에 모든 시간을 할애할 수는 없다. 따라서 데이터 전처리를 통해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분석을 자동화함으로써 효율성을 더하고, 궁극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데이터 분석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도출된 결과가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HR담당자들과 구성원들이 알기 쉽게 변환해 배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고, 현장에서 해당 데이터를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지 니즈를 파악해 이를 기반으로 분석을 진행한다면 데이터 분석의 활용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나아가 직원경험 데이터를 조직 내 다른 데이터와 연계해 분석하면 실효성은 배가된다.
이처럼 복잡한 프로세스나 데이터 지식 없이도 직원경험 분석을 실행할 수 있다. 직원경험 분석 결과와 이를 통해 도출된 이슈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현장의 조직장들과 함께 대화한다면 더 나은 조직을 이끌어나갈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형 피플 애널리틱스 진단을 통해 얻은 HR 지향점
PARI는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HR로 나아가기 위한 피플 애널리틱스 활성화를 목적으로 국내외 실무 전문가들이 모여 다양한 리서치와 컨퍼런스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그간 발표된 연구를 바탕으로 최초의 한국형 피플 애널리틱스 진단 모델을 구축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피플 애널리틱스 현황을 측정했다. 이에 박은연 Silicon Valley HR Forum 회장, 이상석 런던시티대학 Bayes Business School 객원교수, 이재진 옥스퍼드대학 연구교수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한국의 피플 애널리틱스 현황과 그에 따른 당면 과제를 패널 토론을 통해 발표했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은 곧 비즈니스 성과로 직결되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피플 애널리틱스다. 실제로 피플 애널리틱스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의 정도에 따라 기업을 5개군으로 나누고, 각 그룹의 경영 성과를 비교했을 때, 피플 애널리틱스를 가장 잘하고 있는 5단계 기업들이 1단계 기업보다 경영 성과가 2배 가량 높았다. 의사결정에 대한 영향력 또한 피플 애널리틱스를 잘 수행할수록 높은 지표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PARI는 200여 개 기업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진행해 피플 애널리틱스 활용과 관련한 한국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자 했다. 이러한 진단 과정에서 PARI는 한국의 맥락에 맞게 피플 애널리틱스를 수행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다섯 가지 키워드를 선정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데이터 거버넌스(Data Governance)'다. 이는 한국형 피플 애널리틱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로, 각 데이터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인프라데이터와, 데이터를 통제하고 데이터 품질을 보장하는 거버넌스를 기준으로 측정된다.
두 번째는 '가치'이다. 한국형 피플 애널리틱스의 가치는 에틱스(Ethics)와 임팩트(Impact)로 설명할 수 있다. 에틱스는 분석 목적이나 결과물 등 데이터가 조직에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음을, 임팩트는 데이터가 실제 비즈니스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세 번째는 '인간과 기술의 협업'이다. 인간과 AI가 협업하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역량이 적절한 균형을 이뤄야 하며, 애플리케이션이나 머신러닝, AI를 실행할 플랫폼을 갖춘 환경인 AI 인프라가 형성돼야 한다.
네 번째는 '과정(Process)'이다. 이는 분석 및 코딩을 진행해 도출한 결과물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도록 연계되어 있는지의 여부를 뜻한다.
마지막은 '정합성 리더십'으로 전략적인 경영의 목표가 있을 때, 해당 방향으로 정확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리더의 적극적인 지지를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중심의 문화를 형성함으로써 경영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한국의 피플 애널리틱스 현황에서는 정합성 리더십이 가장 큰 평균 점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한국의 피플 애널리틱스가 더욱 큰 발전을 이어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고무적인 지표라고 볼 수 있다.
더불어 한국의 피플 애널리틱스 분석 과정에서 비즈니스 임팩트와 연결되는 흥미로운 점도 발견됐다. 기업의 피플 애널리틱스 단계에 따라 다섯 가지 차원 중 집중해야 할 부분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기업이 PA 2단계에 해당된다면 이때는 데이터 거버넌스보다는 '과정'에 집중해서 분석 절차와 결과물 공유에 우선순위를 둬야 비즈니스 임팩트를 키울 수 있다. 이렇듯 국내 기업들은 한국형 진단 모델을 활용해 한국의 맥락에 맞게 비즈니스 성과와 직결되는 요소들을 도출할 수 있다. 우리 조직이 각 요소에서 어느 단계에 있는지 파악한다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어느 요소를 개선해야 할지 발전 방향을 찾을 수 있다. 피플 애널리틱스를 기업의 성과를 향상시킬 길을 모색하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
*HR Insight 2026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