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협상 스킬 1] “양보”가 아니라 “합의”를 만드는 방법](https://cdn.offpiste.ai/images/articles/1120/cover/9e532d64-845f-44a6-acb5-78ef8bcc7070_심볼 이미지를 사용하여 협상에 대한 간단하고 개념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을 만들어 협상의 성공_ (1).png)
HR 업무에서 협상·조정이 어려운 이유는 단순합니다. 우리는 늘 사람(관계)과 사안(제도·보상·평가·조직)을 동시에 다룹니다.
성과등급 하나, 직무변경 하나, 징계 수위 하나가 “규정”이 아니라 “내가 존중받는가”로 번역되기 쉽죠. 그래서 HR의 협상은 “조건”보다 먼저 해석과 감정이 폭주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많은 협상이 초반부터 이렇게 시작됩니다.
“이번엔 A등급은 안 됩니다.”
“원칙상 예외는 없습니다.”
“그럼 저는 이 안을 절대 못 받습니다.”
이건 ‘대화’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입장(Position)끼리의 줄다리기입니다. 문제는 입장 협상은 세 가지를 동시에 망치기 쉽다는 점입니다.
현명하지 않은 합의: 자존심 방어에 에너지가 새고, 진짜 관심사가 뒷전으로 밀림
비효율: 시간과 비용이 급증(메일·회의·보고의 무한 루프)
관계 악화: “의지의 대결”이 되어 장기 관계를 해침
HR에게 치명적인 이유는, 우리는 1회성 거래가 아니라 반복되는 관계 속에서 일하기 때문입니다.
HR 협상이 성공했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결과’만으로 두면 위험합니다. 원칙적 협상 관점에서 ‘좋은 협상’은 보통 아래 3가지를 함께 충족합니다.
합의가 현명한가(Agreement): 실질 문제를 해결했는가
과정이 효율적인가(Method): 불필요한 소모를 줄였는가
관계가 개선되는가(Relationship): 다음 협상이 더 쉬워졌는가
예를 들어 “팀장 요구를 들어줘서(합의)” 당장은 조용해졌는데, 다음 분기마다 같은 요구가 반복되고 신뢰가 깨진다면 좋은 합의가 아닙니다.
입장은 대개 하나의 답입니다. “A등급” “예외 승인” “연봉 인상 10%”처럼요.
반면 이해관계는 그 답 뒤에 숨은 ‘왜’입니다.
“A등급이 필요해요” → (왜?) “핵심인력 이탈이 두렵습니다 / 팀 사기가 걸렸습니다”
“예외는 불가합니다” → (왜?) “선례가 생기면 제도 신뢰가 무너집니다”
“10% 올려야 합니다” → (왜?) “시장가 대비 격차가 커서 채용 경쟁력이 없습니다”
입장끼리 맞부딪치면 교착상태(impasse)가 오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해관계끼리 만나면 공통분모가 나타납니다.
“이탈 방지”와 “제도 신뢰 유지”는 동시에 달성할 수 없을까?
→ 여기서부터 진짜 협상이 시작됩니다.
HR 갈등은 사안이 인신공격으로 둔갑하기 쉽습니다.
“규정상 어렵습니다”가 “당신을 안 도와주겠다”로 들릴 수 있죠.
실무 팁
사안을 말하기 전에 관계·의도를 먼저 확인합니다.
“이 건은 팀 성과와 구성원 경험 모두에 중요한 이슈라 신중히 보고 있어요.”
비난을 피하고 관찰-영향-요청으로 말합니다.
“최근 2개 분기 평가 편차가 커져(관찰) 구성원 신뢰가 흔들릴 수 있어요(영향). 기준을 함께 정리해볼까요?(요청)”
입장에는 ‘뻥’이 섞이기도 합니다. (처음에 강하게 던져두고 물러나기 위한…)
초반 발언에 발목 잡히지 않으려면 진짜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HR 질문 스크립트(바로 써먹기)
“그 요구가 특히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요?”(Why)
“만약 그게 불가하다면, 대안은 어떤 게 있을까요?”(Why not / Other choices)
“우선순위를 매긴다면 1순위는 무엇인가요?”(Multiple interests)
좋은 옵션은 보통 “절반씩 양보”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합할 때 나옵니다.
HR 예시: 핵심인재 리텐션(이탈 방지) vs 보상 원칙(형평성)
(입장 싸움) “인상률 10% vs 0%”
(옵션 확장) 기본급은 원칙 내에서, 대신
스팟 보너스/리텐션 보너스(조건부)
직무·직급 재정의(내년 승격 트랙)
프로젝트 리드 기회/가시성(커리어 자산)
리모트/근무제 옵션(비금전 보상)
처럼 서로 비용-효용이 다른 카드를 섞을 수 있습니다.
상대에게 굴복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납득할 기준에 합의하는 것입니다.
시장 데이터(보상 서베이)
직무가치/레벨링 원칙
성과평가 운영 가이드(캘리브레이션 기준)
사규/법규/선례
외부 전문가 기준
포인트는 ‘내 기준’이 아니라 ‘공동으로 찾는 기준’입니다.
“우리 기준은 이거야”가 아니라 “둘 다 납득 가능한 기준을 같이 찾자”로 프레임을 바꿉니다.
원칙 1(사람-문제 분리)을 실제로 작동시키려면, 관계 영역을 ‘직접’ 다뤄야 합니다.
역지사지: 상대가 처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그려보기
동기 추정 주의: 내 두려움으로 상대 의도를 단정하지 않기
인식 자체를 대화 주제로 올리기: “우리가 이 사안을 다르게 보고 있는 지점은…”
참여감 만들기: 절차·결정 과정에 참여시키기(공정성 체감↑)
체면 세워주기: 상대가 자기 가치와 충돌 없이 합의하도록 설계하기
내 감정을 먼저 식별: 불안→분노로 바뀌는 루프 인지
상대 감정도 동일하게 인정
감정을 “사실”처럼 말하기: “이 부분에서 억울함이 큰 것 같아요”
감정 폭발에 반응하지 않기(반응이 불을 키움)
상징적 제스처: 작은 인정, 사과, 절차 개선 약속 등
적극적 경청 + 인정: “제가 이해한 게 맞는지 확인해볼게요”
이해되도록 말하기: HR 언어(제도) → 현업 언어(영향)로 번역
“당신은…” 대신 “나는…”(I-message)
목적 있는 말만: 설득이 아니라 공동 문제정의로
관계를 해치지 않으려는 마음이 오히려 무원칙한 양보로 이어지면, HR은 신뢰를 잃습니다.
원칙적 협상의 요지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 부드럽게, 사안에는 엄격하게.
입장 대신 이해관계를 꺼내고, 옵션을 넓히고, 객관적 기준으로 합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