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D(인재육성) 부서가 바뀌지 않는 3가지 이유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기존의 집합 교육은 한계가 있다.
교육이란 이름으로 기업에서 직원들을 선발하여 육성하였다.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시작으로 크게 5개 영역의 교육 체계를 수립해 육성했다. 리더십 교육, 직무 전문가 교육, 글로벌 교육, 공통가치 교육, 사업 전략 연계 교육(전략 세미나 또는 워크숍)이다.
이들 교육의 지난 패러다임은 ① 업무에서 벗어나 ② 특정 주제 또는 과정에 ③ 특정 장소 (연수원, 호텔 등)에서 ④ 특정 대상자를 참가 시켜 ⑤ 강사와 교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위해 사전에 회사와 현업의 교육 니즈를 분석하여 교육 과정을 만들고, 교육체계를 수립해 보고하고, 시기에 맞게 교육 과정을 운영하였다.
대기업이나 공기업, 국가기관은 전부 인재개발원이라는 연수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매년 리더십 교육, 직무 교육, 글로벌 어학 교육, 핵심가치 교육, 각종 세미나와 워크숍, 신년 및 종무 행사 등이 연수 시설에서 진행되어 쉬는 날이 없을 정도로 가동율이 높았다.
하지만, 연수시설에 근무하는 교육 담당자가 하는 일은 크게 2가지였다. 하나는 교육 과정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 다른 하나는 교육 시설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일이다. 회사 성과 측면에서 보면, 이익을 창출하는 조직이기 보다 비용을 발생시키는 조직이다. 일의 내용이나 수준이 그렇게 높지 않아 공기업과 국가 기관에서는 교육부서에 배치되거나 이동하면 일정 기간 쉬고 오라고 할 정도로 한직이었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특정 장소에 사람이 모이는 것이 제한되었다. 기업에서 교육을 위해 임직원을 인재개발원 교육 과정에 참석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고, 자체 세미나와 워크숍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지금까지 교육 패러다임이 전염성 세균에 의해 붕괴되었다. 회사 차원에서 조직과 임직원의 육성은 현재와 미래 경쟁력의 원천이다. 일시적으로 중단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않는 조직과 인력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임직원을 집합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교육부서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잠시 유행하다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던 코로나는 해를 넘기고도 그 기세가 멈추지 않았다. 수많은 연수 시설은 교육생이 없는 빈 상태가 되었다. 인재육성부서는 집합이 안되는 상황에서 해결책으로 비 대면 교육과정을 개발하였다. IT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화상 강의 등의 비약적 발전이 있었지만, 비 대면 교육은 한계가 있다.
기업은 지속 성장을 위해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성과를 내지 못하는 조직과 직원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HRD부서가 조직과 구성원을 육성하지 못하면, 존재 의미가 사라진다. 집합하여 교육을 할 수 없다면, 새로운 방식으로 육성을 이어가야 한다. 하지만, HRD(인재육성)부서가 역할을 바꾸고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낮은 수준의 역할 수행이다. HRD의 역할을 크게 보면 4가지로 ① 교육 운영 ② 교육 기획 ③ 컨텐츠 개발과 강사 ④ 진단과 컨설팅/ 카운셀링이다. 지금까지 HRD부서는 교육운영과 기획 중심의 역할을 수행했다. 컨텐츠 개발과 강의, 진단과 컨설팅은 대부분 외부 기관이나 강사에 의존했다. 사내 강사를 중심으로 실시하는 과정은 대부분 직무 중심의 기초와 실무 과정이고, 직무 교육도 전문 심화과정은 외부 전문기관이나 강사에 의뢰하여 교육과 실습을 진행했다. 현업 조직과 임직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역할이 아닌 현업과 외부 전문가를 연계하는 중간 전달자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둘째, HRD 담당자의 자질과 열정 부족이다. 교육 기획과 진행 정도의 역할과 일을 수행한다면, HRD부서에 높은 수준의 역량을 보유한 뛰어난 인재가 근무를 원하거나 배치될 이유가 없다. 코로나 이전까지 HRD부서의 담당자들은 기존 교육 체계 속에서 운영되는 교육 과정의 개선을 가져가는 수준에서 대상자를 선정하고 진행해 왔다. 그리고 이들은 이러한 일에 익숙해져 갔다.
셋째, CEO의 HRD에 대한 낮은 인식과 관심이다. 경영층이 HRD부서에 원한 바는 성과 창출과 변화 혁신을 이끄는 수준이 아니다. 교육을 통해 조직과 구성원의 불만족을 누그러트리고, 좋은 이미지를 가져가려는 시혜성 측면이 강했다. 회사는 큰 돈을 들여 여러분의 성장을 도우니, 자신의 일에서 더 높은 성과를 창출하라는 의미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코로나 환경은 HRD부서의 생존을 위협하는 큰 변화의 촉진제가 되었다.
HRD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HRD 부서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모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 이후 조직과 인력은 축소지향이다. 조직과 임직원의 성숙도와 직무 역량이 회사 성장의 토대이며 경쟁력이라는 것은 안다. 내부 인력의 수준이 떨어진다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면 해결될까? 이 또한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내부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을 강화하고, 이들에 의해 미래 기회를 선점하여 성과를 창출하고, 변화와 혁신을 이어갈 것인가?
첫째, HRD부서가 해야 할 역할의 전환이다.
HRD부서는 컨텐츠를 개발하여 공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강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전사 중요 이슈, 직책이나 직급별 필요 역량 등을 분석하여, 성과에 영향을 주는 주제를 선정하고 컨텐츠를 개발하는 능력을 쌓아야 한다. 이를 공유하거나, 직접 강의하여 전문가로 우뚝 서야 한다.
나아가 진단 툴을 개발하여 조직과 특정 인력을 진단하고 컨설팅과 카운셀링을 해야 한다.
CEO가 임원 또는 특정 조직을 진단하라고 하면, 진단 모형을 설계하고 진단해 그 결과를 중심으로 CEO와 변화 안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
둘째, HRD 담당자의 역량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단순 교육 과정의 기획과 진행하는 수준의 역량으로는 불가능하다. 회사에 대한 명확한 이해, 모듈을 개발하고 가르치며 진단과 컨설팅을 할 수 있는 수준의 담당자가 교육담당자로 발령을 받거나 외부 영입을 해야 한다.
셋째, 경영층의 HRD 부서에 대한 인식 전환과 참여이다. HRD부서는 조직과 구성원을 변화 혁신을 추진하는 조직으로 그 역할을 담당하게 해야 한다. 기존의 교육과 조직문화 기능을 조사, 강의, 진단과 컨설팅 수준으로 높여 가져가는데 직접 강사가 되어 참여하고, 그 위상을 높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