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실무] 성과면담, 왜 관리자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할까_#2](https://cdn.offpiste.ai/default_article_images/default6.jpg)
“제도상 어쩔 수 없었어요. 저도 안타까워요.”
평가 시즌이면 많은 관리자가 면담 자리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진심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들은 구성원의 머릿속에는 두 가지 생각만 남습니다.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 그리고 “내년에도 똑같겠네.”
최근 한 A사 부장급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성과면담 1:1 코칭을 진행했습니다. 모두 구성원과 관계가 좋고, 존중받는 리더들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면담만 앞두면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했습니다. 오늘은 그 현장에서 확인한 관리자들의 진짜 고민과, 코칭 한 번으로 무엇이 달라졌는지 나눠 보려 합니다.
코칭에 참여한 관리자들의 고민은 비슷했습니다.
1. “열심히 해도 등급이 안 오르는” 구조 앞에서 할 말이 없다
상대평가와 연공 구조 때문에 성과를 낸 직원에게도 B나 C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관리자도 억울함을 알기에, 결국 제도 탓으로 면담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2. 잘하는 직원에게 부족한 점을 말해 본 적이 없다
일 잘하고 적극적인 직원일수록 작은 실수는 눈감게 됩니다. 그러다 평가 결과로 처음 “부족했다”는 메시지를 받으니 구성원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3. 결국 내가 대신 고치고 있다
구성원 결과물이 아쉬워도 상처 줄까 봐 직접 수정안을 만들어 줍니다. 관리자는 병목이 되고, 구성원의 역량은 그대로 머뭅니다.
4. 면담 준비가 “그때그때”다
근거 기록, 사전 질문,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 정리 없이 면담에 들어갑니다. 그러면 대화는 구성원의 반응에 휘둘립니다.
A 부장에게는 경력 입사 3년 차 직원이 있었습니다. 신사업을 여럿 발굴하고 결원 업무까지 맡았지만, 상위 등급 인원이 차 있어 B가 예상됐습니다.
롤플레이에서 A 부장은 “제도상 어려움이 있어서…”로 시작해 결국 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직원 역할을 맡은 코치는 “그래서 제가 뭘 하면 되죠?”라고만 느꼈습니다.
코치가 같은 면담을 다시 시연했습니다. 사전 질문으로 직원이 먼저 성과를 말하게 하고, 기여를 구체적으로 인정한 뒤, 상위 등급에 필요한 역량 두 가지(내부 규정 숙지, 자기 의견을 담은 기획력)를 짚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성평가에 구체적으로 쓰고, 실장님께도 꼭 말씀드리겠다”는 관리자의 행동 약속으로 마무리했습니다. A 부장의 소감은 이랬습니다. “아쉽지만, 내가 뭘 잘했고 뭘 고쳐야 할지 정확히 알고 나가겠네요.”
B 부장은 “어렵지 않으니 되는 대로 가져오세요”라고 업무를 맡기곤 했습니다. 일주일이면 될 일이 2주가 걸렸고, 마감 직전 받은 초안은 결국 본인이 고쳤습니다.
코칭에서는 회의 전 혼자 타임라인을 먼저 그리는 연습을 했습니다. 직원의 소요 시간은 내 예상의 두 배로, 내부 마감은 실제보다 앞당겨 잡습니다. 그리고 “일이 많다”는 반발이 와도 일은 함께 나누되 마감은 지키는 대화를 롤플레이했습니다. B 부장은 “제가 만들어 주고 ‘이게 맞아요?’ 묻는 게 도움이 안 됐네요. 이제는 직원에게 브리핑을 시켜 보겠습니다”라고 정리했습니다.
새 부서로 옮긴 C 부장은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지만 관리자로서는 부족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진단 결과도 갈등과 불편한 관계를 꺼리는 성향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에게 질문하였습니다.
“부서 성과에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요? 실제 에너지는 어디에 쓰고 있나요?” 그 결과 성과에 두 번째로 중요한 과업에 에너지가 가장 적게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부장 스스로 확인하였습니다. 부서 실적을 위해 해야하는 과업은 알지만, 구성원들의 부담이 걱정되 논의에도 꺼내지 못하고 혼자 답을 찾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여러 논의 끝에 C 부장은 연말까지 실행할 사업과 첫 회의의 가이드를 만들고 날짜를 스스로 정하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답이 이미 제 안에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코칭을 하면 관리자들이 가장 유용하다고 꼽은 도구입니다.
1. 면담 준비지 5단계
면담 전 종이 한 장에 정리합니다. 이 정도만 준비해도 대화가 밀리지 않습니다.
면담 대상자
이 면담의 목표 (예: “실망 방지”가 아니라 “결과 수긍과 동기부여”)
반드시 전달할 말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 (예: “어쩔 수 없었다”)
마무리 방법 (관리자가 해 줄 수 있는 구체적 행동)
2. 사전 질문지
면담 며칠 전 메일로 보냅니다. 목표는 무엇이었나, 무엇을 달성했나, 잘한 점은, 아쉬운 점과 그 이유는, 다음 행동은 무엇인가. 구성원이 먼저 말하게 되니 관리자의 부담이 줄고, 대화가 성장 중심으로 흐릅니다.
3. 행동을 역량 언어로 바꾸기
“성실하다”, “분위기가 좋다”는 해석의 여지가 큽니다.
이러한 말들을 “업무 관리 역량이 좋다”, “팀에 긍정 정서를 준다”처럼 역량으로 이름 붙이고 근거 행동을 함께 말해야 합니다. 저평가를 전할 때도 “성장은 인정한다, 다만 이 직급에 요구되는 기준은 여기까지다”라는 구조가 가장 잘 받아들여졌습니다.
리더는 시간을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정한 점검일을 지키는 관리자 밑에서, 구성원도 마감을 지키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