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R로 일하다 보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오래 붙들게 되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를 만족시켜야 하는가 라는 어떻게 보면 당연하면서 진부한 질문입니다.
저는 이 질문이 애초에 너무 당연한 질문이고 제가 HR라는 일을 선택한 이상 무의미한 질문이라고 착각했었습니다. HR의 일이란 결국 사람들이 회사를 좋게 느끼도록 만드는 일이고, 그러니 답은 자명하다고 여겼습니다.
답은 당연히 구성원 아닌가. 모든 구성원이 만족하는 상태, 그것이 HR의 존재 목적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실무의 어느 지점에선가 이 답이 명확하지 않으며 애매해지는 순간이 옵니다. 저에게 그 순간은,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많은 사람들과 논의하여 설계한 제도 하나를 두고 어떤 사람은 "왜 이제야 바꿨느냐"고 하고 어떤 사람은 "왜 굳이 바꿨느냐"고 하던, 같은 결정에 정반대의 불만이 동시에 돌아오던 날이었다. 어느 쪽도 틀린 말이 아니었기에 더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날 저는 처음으로,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문장을 실제로 실행에 옮길 수 없다는 사실을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체감했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것. 그것은 제 일을 정의하기에 근사한 말이지만, 현실에서는 한 번도 성립한 적 없는 명제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이 저의 역량이나 경험이 부족한 탓이라고 오래 생각했습니다. 이 글은 그 오해를 풀어간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경제학자 케네스 애로우(Kenneth Arrow)는 1951년 『사회적 선택과 개인의 가치』에서 하나의 정리를 증명하고, 훗날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그 이론이 불가능성 정리(Impossibility Theorem)입니다. 요지는 꽤나 단순합니다. 세 명 이상의 사람과 세 개 이상의 선택지가 있을 때, 개개인의 선호를 모순 없이 하나의 집단적 선택으로 합칠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입니다. 각자가 아무리 합리적이어도, 그 합은 합리적으로 모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