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HR로 부터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제목 : [HR] 00님과 점심식사
일자 : 8월 XX일 오후 12시
장소 : 회사 인근 양식당
00님 안녕하세요, HR팀 홍길동 입니다, 상기 날짜로 점심식사 요청드리며 부득이하게 일정이 어렵다면 편히 말씀주세요. 😀
홍길동 배상
위와 같은 이메일을 받는 순간 무슨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르셨나요?
내가 최근 실수한게 무엇인지, 아니면 지난 번 타 팀원과 협업한 프로젝트에 대한 불만으로 신고가 접수되 HR이 내게 연락 준 건지 등 셀 수 없는 경우의 수를 떠올린 경험있으신가요?
오늘 글은 HR담당자 입장으로 타 팀원들에게 점심 제안을 하는게 상대방은 어떻게 느끼고 왜 그런 선입견이 있는지에 대해 분석해 봤습니다.
본론에 앞서 최근 저는 타 팀원에게 사내 메신저로 아침인사와 함께 점심식사가 가능한지 물었고, 별 문제없이 점심시간이 되어 같이 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자리에 앉아 물컵과 식기류를 비치 후, 요즘 근황과 주말엔 잘 쉬셨는지 등 간단한 아이스브레이킹을 진행 후 상대방이 조심스럽게 제게 물었습니다.
담당자님, 혹시 저 뭐 잘못한거 있나요? 상반기 평가관련 문제라던지 아니면 어떤 경고사항을 전달할게 있나요?
이 질문을 듣고 마음속으론 정말 당황했지만 표정으론 티가 나지 않게 살포시 웃으며 ‘전혀 그런거 아닙니다, 채용 인터뷰와 온보딩 교육 이후 제가 따로 00님과 접점이 적어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 싶어 먼저 연락드렸어요.’ 라고 정리 후 상대방도 매우 가벼운 마음으로 맛있는 식사와 커피까지 마신 후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이후 타 팀원 2~3 명에게 식사 또는 커피타임을 문의한 바 비슷한 맥락의 질문이 들어왔었습니다.
크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왜 이런지에 대해 HR입장에서 분석 후 아래와 같은 사유들이 공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HR이 조직 내에서 가지는 역할과 상징성
보통 HR은 타 팀원들과 접점이 적습니다. 대게 이력서 지원 후 각 면접/인터뷰 안내 단계, 신규입사자 교육프로그램 그리고 수습면담 정도이죠. 반대로 팀원 또는 밀접하게 협업하는 팀원들과는 자주 왕래하며 안면을 트니 자연스럽게 친밀도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HR이 커피 혹은 점심식사 여부를 물으면 당연히 당황하고 혼란스러움을 야기합니다.
❗️불확실성으로부터 오는 두려움
심리학적으로 사람은 본인이 알지 못하는 영역 즉 불확실한 상황 속 해답이나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할 때 불안을 느낍니다. 이는 심리학적 용어로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 부족 (Intolerance of Uncertainity) 라고 합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풀어쓰면 불확실성은 다음과 같은 과정들을 거쳐 두려움으로 변하죠.
HR로부터 갑작스러운 점심/커피 제안 → 정보 공백으로부터 의문 → 부정적인 상상 가동 →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위협 → 두려움과 불안 증식
특히 인간은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고 위와 같은 상황이 더욱 불안감을 유발하게 되는거죠.
위 기재된 2가지 이유 말고도 여러가지 상황들이 있겠으나 가장 대표적인 걸 적어봤습니다. 독자분들 또한 이런 상황을 마주한다면 너무 겁먹지 마시고 간단하게 다음과 같이 회신주셔서 불확실성을 지우시길 바라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홍 길동 님, 연락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주신 일자와 시간 괜찮으며 혹시 어떤 주제인지 미리 귀뜸주실 수 있을까요? 😀
P.S. HR팀도 타 팀원들과 담소와 잡담나누며 식후 커피까지 같이 마시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