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 Doing vs Human Being

Human Doing vs Human Being

"존재만으로 충분하다는 위로, 저는 조금 불편했습니다"
HR 커리어코칭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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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동 / 업쉬프트Jul 2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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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모자무싸(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가 종영된 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여러 장면이 떠오르지만, 그중에서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대화가 있습니다. 주인공 황동만이 형과 나눈 대화입니다.

형 : 인간이 영어로 뭐야?

동생 : Human?

형 : 하나 더 붙잖아 뒤에.

동생 : Mankind?

형 : Human Being! B.E.I.N.G.

   Human Doing 아니고 Human Being! 그냥 존재하라고, 가만히.

   내가 뭘 했네, 내가 어쨌네, 정신없이 오락가락, 이리 갔다 저리 갔다.

   Doing 하지 말고 Being. 그냥 가만히.

동생 : 가만히가 얼마나 힘든 건데!

이 장면 하나로 많은 분들이 위로받았다는 글을 여럿 보았습니다. 자신의 노력이 스스로 인정할 만한 결실로 이어지지 않거나, 타인에게서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 결핍을 느끼던 시점에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넌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는 것이지요. 있는 그대로의 존재를 인정받는 느낌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마냥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뭔지 모를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내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가치 있다는 걸 어떻게 확인할 수 있지? 가족을 제외하면 존재만으로 알아주는 사람은 없는데. 오히려 가족이 거는 기대가 더 힘들 때도 있지 않나.'

'사람은 관계에서 동기가 시작되고, 그 동기가 실행이 되고, 실행이 쌓여 결과를 완성해가는 존재인데,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존재하기만 하면 그게 완성된 존재일까?'

'조직에서는 하루 8시간 사무실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월급을 받기도 하지만, 정말 그렇게 존재만 하고 있으면 그 결과는 비참할 텐데.'

'위로받은 마음은 알겠는데, 사람은 Doing을 통해 학습하고 성장하고 진화하는 것 아닌가?'

그 불편함을 안고 'Doing 예찬론'을 언젠가 글로 써야겠다 생각만 하면서, 정작 저는 계속 Doing 하느라 정신이 없어 이 글쓰기 자체를 한참 미뤄왔습니다.

그러다 최근 KAC(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자격을 취득한 이후, 더 전문적인 코칭을 배우고자 KPC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지점을 발견했습니다. 코칭은 Being의 관점에서 '이슈가 아니라 사람을 코칭하라'고 말합니다. 코칭의 대상을 이야기할 때, 그 사람의 어떤 순간적인 이슈나 상황, 사건이 아니라 그 ‘사람의 삶 전체를 다루는 것’ 이라고 표현합니다.

Being을 '존재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사람의 삶 전체'로 바꿔 놓고 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사람이 쌓아온 수많은 Doing의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Being을 이루고, 그렇게 존재로서도 인정받을 수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Doing의 조각들이 개인이 절절히 원하는 그 방향에 맞는 하나의 흐름을 만들고 있다면, 켜켜이 쌓인 그 누적을 두고 스스로 '가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는 것도요.

저에게는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과정이 일종의 Doing의 조각이었는데요. 최근에 글쓰기를 많이 미루었던 상황을 돌아보면서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계속하고 싶은가', 그리고 '그만두라고 하면 아쉬워서 그만두지 못하는가'. 스스로의 답은 ‘Yes’였는데요. 글을 쓰는 과정에서 현재의 생각이 정리되고, 저의 정체성이 뚜렷해지며, 스스로를 성찰하거나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이 글쓰기라는 Doing의 조각들이 쌓여 '저'라는 Being의 일부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제가 조직에서 핵심인재를 이야기할 때마다 마주치는 키워드들은 사실 서로 꽤 겹칩니다. 주도성, 유연함, 책임감, 성실함, 학습민첩성 같은 것들이지요. 그런데 이 키워드들은 모두 '발현된 행동'의 영역입니다. 그런 핵심인재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한 겹 더 들어가 보면 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높고, 지금보다 더 나은 수준과 상황을 갈망하며, 그것이 자신에게 너무나 중요한 의미가 있어서 행동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성향입니다.

그런데, 경험과 지식, 스킬은 여전히 업무의 속도와 완성도를 높여 주겠지만 그 격차는 점점 좁아질 거라고 봅니다. 데이터가 쌓이면 지식과 기술은 평균 이상으로 빠르게 습득되거나 AI의 도움을 받게 되니까요.

그래서 조직의 상황에서 채용이나 인재 육성을 바라볼 때, 역할을 잘 수행하느냐보다 조직이 만들려는 가치에 스스로 기여하려는 사람이냐는 질문에 점점 더 무게를 두게 됩니다.

개인의 입장에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일의 경험을 커리어의 누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 그 경험이 '나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가'를 스스로 발견해가는 과정으로 성찰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예전에는 조직과 완벽히 맞지 않아도 맞는 척 감내하며 지낼 수 있었지만, 그렇게 낸 성과는 조직의 기대와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정도면 AI로 대체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계속될 테니까요.

사람의 잠재력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게 확장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타인의 요구나 강요로는 열리지 않습니다. 내가 전력을 다하고 싶고, 실제로 다하게 되는, '나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그래서 더 소중합니다.

다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처음부터 주어지지 않습니다. Doing의 조각을 계속 쌓으면서, 그 조각들을 하나의 방향으로 맞춰가는 시도, 그렇게 Doing이 바탕이 된 Being이 더 의미 있는 존재의 가치라고 저는 느낍니다.

다시 모자무싸의 장면으로 돌아가 봅니다. 형은 동생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했지만, 저는 이제 조금 다르게 듣습니다. 어쩌면 그 '가만히'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이미 쌓아온 절절한 Doing의 조각들이 나를 이루고 있다는 걸 믿고, 조바심 내지 말라는 뜻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너무나 중요해서 '절절히' 하고 싶은 Doing, 그리고 그것이 쌓여 만들어진 여러분만의 Being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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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동 / 업쉬프트
HR로 사업의 생존과 성장에 기여합니다.
HR로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기여하고, AI시대의 전략적인 HRBP 양성에 힘 씁니다. / 업쉬프트 대표파트너, ex-flex/MUSINSA/Coupang/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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