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는 업무 처리가 빠르면서 잘 해내고, 누군가는 분석에 강하고, 누군가는 분위기를 띄우죠. 하지만 4년 차 총무는….’그냥 다 알 것 같은 누군가’가 돼요. 그럴 때면 하나의 NPC가 된 것 같아요. 마치 저처럼요 😁
처음엔 그게 능력처럼 느껴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기능’처럼 취급되기 시작해요. 버튼을 누르면 무조건 반응하고, 마지막엔 ‘해결완료’ 버튼이 있는 것처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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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두려웠어요. 한 명의 직원이라기보다 마치 회사의 메인 서버와 같이
고장이 나면 큰일 날 것 같은 존재가 된 것 같았고, 하나의 실수에도 불안함을 크게 느낄 때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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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총무는 ‘익숙함’에 굉장히 쉽게 갇혀요. 업무가 안정되면 자리를 잡는 것 같이 기분 좋은 일인데, 이상하게도 안정될수록 존재감이 희미해져요. 무탈한 상태가 오래 이어지다보면, 오히려 사람다워지면서 마음 한쪽이 공허해지는 감정을 느껴요. ‘나는 지금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걸까?’ 생각에 잠기다가, ‘이걸 왜 해야하는지…’ 어느새 깊은 회의감에 빠지게 되죠.
매일 같이 동분서주 바삐 움직였는데, 막상 돌아보면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를 반복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회사는 계속 변하는데, 익숙하게 같은 자리에서 같은 요청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는 게 잘못 된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총무는 이처럼 생각과 행동의 ‘관성’이 강한 직무예요. 늘 하던 방식대로 움직이면 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직원으로 대해줄 수 있지만, 방심하는 순간 ‘대체 가능한 사람’으로 버려지는 건 한순간이에요. 회사도 나 자신도, 역할 및 능력의 인지가 둔해지는 직무가 총무이거든요.
안정을 보여주기보다 일부러 낯선 걸 만들어 내면서, ‘새로움을 운영하는 누군가’가 되어보기로 했어요. 작게는 새로운 정리 방식을 써보고, 나아가 업무 기록 방식을 바꾸거나, 기존에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던 흐름을 다시 들여다보는 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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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라고 더 이상 ‘모든 걸 빠르게 처리하는 인간’이 될 필요는 없어요.
익숙함 속에서 천천히 기능처럼 굳어지는 NPC가 아니라, 나 자신을 ‘운영’할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봐도 좋을 것 같아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