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와 DiSC, 어떤 관련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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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와 DiSC, 어떤 관련이 있을까?

구성원 130여 명의 DiSC와 MBTI 데이터로 직접 가설을 검증해봤습니다. 1순위만으로는 안 보이던 진실이 2순위까지 보니 드러났어요.
조직문화전체
피카
스피카Aug 10, 2026
1913

지난 1편에서 "왜 MBTI 말고 DiSC를 골랐는지"에 대해 실컷 떠들었죠.

(1편 보러가기: 오프피스트 Offpiste - 소통 활성화를 위해 MBTI 대신 DiSC를 선택한 이유)

오늘은 그 결과를 한번 분석해볼까 합니다. 생각보다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어요.


잠깐, 한 가지만 짚고 갈게요

본론 들어가기 전에 이 부분은 인정하고 시작하겠습니다. DiSC는 정식 검사지로 진행했지만, MBTI는 다들 "본인이 평소 알고 있던 유형"으로 답해주셨어요. 즉 어떤 분은 2년 전에 받은 결과, 어떤 분은 무료 사이트, 어떤 분은 최근에 다시 받은 결과. 제각각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학술 논문 급 분석"이라기보단 "현장 담당자가 데이터 놓고 이리저리 굴려본 이야기"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130여 명이면 흐름을 보기엔 부족하지 않은 규모거든요.


먼저, 우리 조직엔 어떤 유형의 사람이 많을까

데이터를 받자마자 가장 궁금했던 건 이거였습니다. 우리는 어떤 색깔의 조직일까?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편중되어 있었습니다. 절반이 넘는 사람이 C형(신중형)이었어요. 무려 52%. 그 뒤로 D형 20%, S형 19%, 그리고 사교적인 i형은... 겨우 6.7%.

이거 하나만 봐도 우리 조직의 정체성이 확 느껴지죠. "꼼꼼하고, 분석적이고, 기준대로 일하는 사람들이 다수인 곳". i형 분들, 여기서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싶기도 합니다.

“ 네.. 바로 접니다 i형. 외로웠어요ㅜㅜ”


자, 이제 본격적인 재미

DiSC와 MBTI가 서로 다른 걸 측정한다지만 — DiSC는 "행동", MBTI는 "내적 선호" — 결국 같은 사람을 다른 각도에서 보는 거잖아요? 그럼 뭔가 겹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얼마나 겹칠까?

그래서 대담하게 가설을 세워봤습니다. 각 DiSC 유형이 어떤 MBTI일 것 같은지를요.

  

  

보시는 대로예요. 그림을 보시면 알겠지만 저는:

D는 적극적이고 단호하니까(일 중심이고 빠른 사람) → ExTx (외향+사고)

i는 사람 좋아하는 외향러니까(사람 중심이고 빠른 사람) → ExFx (외향+감정)

S는 조용하지만 따뜻한 협력자니까(사람 중심이고 느린 사람) → IxFx (내향+감정)

C는 조용하고 분석적이니까(일 중심이고 느린 사람) → IxTx (내향+사고)

— 이렇게요. 뭐 상식적인 매칭이죠.

나중에 찾아보니 2025년에 한국 연구진(Kim, Lee, & Hwang)이 이와 비슷한 분석을 학술지에 발표하기도 했더라고요. "내향과 안정형(S), 판단형(J)과 신중형(C)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결과였습니다. 제 가설이랑 얼추 비슷한 흐름이라 "오, 나만의 이상한 상상은 아니었구나" 싶어서 조금 힘이 났고요.


1차 시도: 3개는 맞았고 1개는... 완전 빗나갔다

먼저 각 사람의 DiSC 1순위 유형만 놓고 MBTI와 매칭해봤습니다.

가설

실제 적중률

우연으로 맞을 확률

결과

D → ExTx

51.9% (14/27명)

16.3%

★ 통과!

i → ExFx

44.4% (4/9명)

14.1%

★ 통과!

S → IxFx

30.8% (8/26명)

29.6%

✗ 어림도 없지

C → IxTx

52.9% (37/70명)

40.0%

★ 통과!

D, i, C는 셋 다 예상대로였습니다. 특히 D와 C는 절반 이상이 예측한 MBTI에 정확히 들어맞았어요. "오, 좀 되네?" 하며 흐뭇해하던 그 순간—

S형 데이터를 봤습니다. 30.8%. 우연히 맞을 확률(29.6%)이랑 거의 똑같았죠. 오히려 IxTx가 54%로 더 많았고요.

  우리 회사 S형은 따뜻한 사람들이 아니라 분석적인 사람들이었던 걸까? 

여기서 그만뒀으면 "3/4 맞췄으니 만족"하고 끝낼 수도 있었겠죠. 근데 데이터를 다시 들여다보다가 뭔가 놓치고 있다는 걸 알아챘습니다.


잠깐, DiSC에는 2순위가 있잖아?

DiSC는 딱 하나의 유형만 알려주는 게 아닙니다. D, i, S, C 네 개 각각의 점수가 나와요. 예를 들어 1순위가 27점인데 2순위가 26점인 사람도 있는 거죠. 이 사람을 굳이 1순위 하나로만 분류하는 건... 좀 아깝잖아요? 사실상 두 유형이 거의 같은 크기로 살아있는 사람인데.

그래서 데이터를 다시 봤습니다. 2순위 점수가 18점 이상이면서, 1순위와의 차이가 5점 이하인 사람들 — 이 조건을 만족하면 "이중유형"으로 보기로 했어요. 우리 데이터 분포를 보고 가장 자연스러운 컷오프로 잡은 값입니다.

결과? 130여 명 중 절반이 넘는 75명이 이중유형이었습니다. "우리 회사 사람 중 절반은 사실상 두 가지 색깔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뜻이에요. 이거 꽤 의미심장하죠.


다시 돌려보니…

이번엔 이중유형 인원을 두 유형 모두에 카운트했어요. 예를 들어 D=26, C=26인 사람은 D 그룹과 C 그룹 양쪽에 다 들어가는 식이죠. 결과가 어떻게 바뀌었냐면—

  

  

4개 가설 전부 통과했습니다. 특히 기각됐던 S형 가설이 살아난 게 결정타였어요. S 그룹의 IxFx 비율이 31%에서 44%로 껑충 뛰었거든요.

  1순위만 봤을 땐 안 보이던 진실이, 2순위까지 보니 드러났다. 

데이터를 조금 다르게 봤을 뿐인데,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 거죠.


가장 흥미로운 발견: S형에겐 두 얼굴이 있었다

S 가설이 왜 살아났는지 자세히 보니 진짜 재미있는 게 있었어요.

  

  

S 성향을 가진 48명(1순위 또는 2순위가 S)을 보면 IxFx 21명과 IxTx 21명이 정확히 같아요. 완전 반반. S형이라고 다 같은 S형이 아니었던 거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따뜻한 안정형 (S + IxFx, 21명): 제가 원래 상상했던 그 모습. 조용하지만 팀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따뜻한 협력자들.

분석적 안정형 (S + IxTx, 21명): 조용하고 신중하지만 판단은 아주 논리적인 분들. 행동은 안정형인데 머릿속 회로는 사고형이에요.


그래서 이게 뭐가 중요한데?

이 분석이 실무자한테 어떤 의미가 있을지, 두 가지만 정리해볼게요.

첫째, 사람을 하나의 라벨로 재단하지 맙시다. DiSC로는 "안정형"인데 MBTI로는 사고형(T)인 사람이 21명이나 있었어요. 어느 한쪽 검사 결과만 보고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라고 결론 내리면 그 사람의 절반은 놓치는 거예요.

둘째, 1순위에 너무 매몰되지 맙시다. 우리 조직 절반 이상이 이중유형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C형이야"보다는 "C가 강하지만 S도 함께 가진 사람"이 훨씬 정확한 설명이에요.

결국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몇 번 유형이야?" 라는 질문에서 벗어나는 데서 시작하는 것 같아요. 유형은 그저 대화를 시작하는 실마리일 뿐, 그 사람 자체는 아니니까요.

혹시 본인 조직에서도 비슷한 분석을 해봤거나, 아니면 "우리는 좀 다르게 나올 것 같은데?" 싶은 분 있으시면 댓글로 이야기 나눠주세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자료

• Kim, D., Lee, D. H., & Hwang, M. K. (2025). A Comprehensive Profiling System Integrating MBTI and DISC for Personalized Health Training. JMIR Human Factors, 12, e73397.

• 분석은 구성원 130여 명의 익명화된 데이터 기반. DiSC는 정식 검사지로 측정, MBTI는 자기보고식 설문으로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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