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마케팅데이터분석팀 송지훈 팀장의 AI 데이터 분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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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마케팅데이터분석팀 송지훈 팀장의 AI 데이터 분석론

분석가는 사라져도 분석 역량은 더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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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피스트 officialOct 1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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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티타임즈 이사민 기자

AI가 코드를 짜고 데이터를 전처리하고 분석 결과까지 내놓기 시작했다. 현업 직원들은 분석가가 만든 리포트보다 로우(raw) 데이터를 받아 직접 AI로 분석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분석의 문턱이 낮아질수록 역설적으로 가설을 세우고 결과를 검증하고 해석하는 능력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게임 산업에서 마케팅 데이터 분석을 맡고 있는 송지훈 엔씨소프트 마케팅분석팀장은 AI를 활용해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고, 데이터 분석을 자동화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그는 “분석가라는 일은 없어질 수 있지만 데이터를 분석하는 역량 자체는 오히려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AI에 분석을 맡기더라도 인간이 문제를 정의하고 과정과 결과를 검증할 수 있어야 분석의 ‘주도권’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현) NC 마케팅데이터분석팀 팀장

전) 롯데인재개발원 전략기획팀

 

-AI가 데이터를 대신 분석해주는 시대인데 왜 오히려 데이터 분석 역량이 더 중요해진다고 보나?

▶ 실제 분석 프로젝트를 해보면 예전에는 분석가가 결과까지 만들어 현업에 전달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현업 부서에서 정리된 분석 결과보다 로우 데이터를 달라는 요청이 많아졌다. 각 부서에서 AI 도구를 활용해 직접 분석해보려는 것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실험을 어떻게 설계할지, 어떤 가설을 세울지, 통계적인 검증 결과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별개의 역량이다. 이런 전문성이 부족하면 AI를 이용해 분석 결과를 만들어도 프로젝트가 제대로 매듭지어지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데이터 분석가라는 직무 자체는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개인에게 필요한 데이터 분석 역량은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AI를 활용한 분석에서 사람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 분석 업무의 주도권을 AI에 넘기는 것이다. 분석 과정에서 하나씩 AI에 위임하다 보면 어느 순간 프로젝트 전체를 어떻게 설계할지, 결과를 내 업무 영역에서 어떻게 해석할지까지 AI에 맡기게 된다. 그러면 정작 내가 분석 과정에서 하는 일이 없어질 수 있다.

그래서 AI가 내놓은 결과만 보는 게 아니라 과정을 다시 들여다보려고 한다. AI는 중간 과정을 많이 생략한다. 실제 코드를 보거나 중간 결과를 확인하면서 어떤 과정을 거쳐 결과가 나왔는지를 거꾸로 추적한다.

AI가 특정 분석 방법론을 선택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선택 자체는 맡길 수 있지만 왜 이 방법을 골랐고 지금 목적에 적절한지는 분석가가 판단해야 한다. 오히려 AI 시대에는 자신이 익숙한 방법론만 아는 것이 아니라 더 다양한 분석 방법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AI가 분석 과정을 대신하면 일을 배우는 과정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 그 부분이 특히 지금 커리어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어려움이 될 수 있다. 기존 분석가들은 데이터를 직접 전처리하고 코드를 짜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 과정에서 데이터 자체를 이해하게 되고, 수많은 실수를 경험하면서 나중에는 결과물만 보고도 ‘이게 제대로 된 것인지, 문제가 있는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경험적 지식을 쌓았다.

AI가 이런 과정을 빠르게 없애고 있다. 다른 분석 조직에서는 신입사원에게 일정 기간 AI를 쓰지 말고 직접 해보라고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처음에는 굳이 그렇게 비효율적으로 일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업무 도메인과 분석 원리를 이해한다는 관점에서는 일정한 시행착오의 과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통계학을 배울 때 손으로 계산하고, 코딩을 배울 때 손으로 코드를 써보는 것과 비슷하다. 도구가 계산해주기 전에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다.

 

-그렇다고 기업이 생산성을 포기하고 일부러 비효율적으로 일하게 할 수도 없지 않나?

▶ 맞다. 효율성만 놓고 보면 데이터 전처리 같은 업무도 AI가 상당 부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AI를 쓰지 않는 방향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중간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효율적인 부분은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되, 중간에 결과를 검증하는 과정을 두는 것이다. 온보딩 과정에서는 직원이 업무와 분석 원리를 학습하고 이해할 수 있는 단계도 필요하다. AI가 결과를 빨리 만들어주는 것과 사람이 그 결과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AI가 실무자의 일을 줄여주면 리더의 업무도 함께 줄어드는 것 아닌가?

▶ 개별 분석가 입장에서 보면 업무는 확실히 쉬워졌다. 코딩을 하고 데이터를 전처리하고, 인사이트를 찾아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이 상당히 압축됐다.

하지만 분석 팀장은 그 결과를 가지고 이해관계자와 다른 부서, 리더를 설득해야 한다. 어떤 가정에서 나온 분석인지,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예측치라면 왜 이 수치가 적절한지 설명해야 한다.

분석뿐 아니라 HR이나 마케팅, 전략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AI로 리서치하고 결과물을 받아오는 시간은 짧아지지만 결국 그 결과물을 조직 안에서 ‘셀링’하는 과정은 남는다.

피드백 역시 AI에 전적으로 맡기기 어렵다. 회사와 업무의 맥락을 바탕으로 결과물을 보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데에는 기존과 비슷한 시간이 들어간다. 오히려 실무자의 생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그 결과를 검토하고 판단해야 하는 부담이 리더에게 몰릴 가능성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리더의 인지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 기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도 세컨드 브레인에 관심이 많아 어떻게 지식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왔다. 일단 매일 기록을 남기고, 이를 주 단위로 다시 구조화해서 자신의 지식 체계로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다만 중요한 건 단순히 기록을 많이 저장하는 것이 아니다. 기록학에서도 핵심은 기록을 본인이 다시 해석하고 자신의 언어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한다. LLM 위키나 옵시디언 같은 방식으로 자료를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자료를 다시 가공해 자신의 업무 지식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LLM을 단순히 코드를 만들거나 리서치하는 도구가 아니라 ‘분석 도구’ 자체로도 활용할 수 있나?

▶ 가능성을 보고 있다. 특히 데이터가 많지 않은 환경에서 LLM이 이미 가지고 있는 사전 지식을 활용하는 방법에 관심이 있다.

예를 들어 HR에서는 직원이 100명이나 300명 정도인 조직도 있다. 머신러닝이나 딥러닝을 활용하고 싶어도 데이터셋 자체가 작을 수 있다. 이때 LLM의 사전 지식을 활용해 작은 데이터셋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최근 연구 중에는 프롬프트에 몇 가지 구체적인 사례를 제공하는 방식도 있다. 가령 A라는 사람은 어떤 상황을 겪은 뒤 이직했고, B라는 사람은 비슷한 상황에서도 이직하지 않았다는 맥락을 주는 것이다. 이런 컨텍스트 러닝만으로도 예측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들이 제안되고 있다. 물론 실제 활용을 위해서는 그에 맞는 튜닝과 설계 과정이 필요하다.

 

-직원 이탈도 LLM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

▶ 단순히 ‘이 직원이 이직한다, 안 한다’를 맞히는 데 초점을 두고 있지는 않다. 이직 여부만 예측하면 이미 당사자가 이직을 결심한 뒤에야 신호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면 인사 관점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그래서 적용해보고 싶은 것이 생존 분석이다. 특정한 특성을 가진 사람이 1년 뒤, 3년 뒤, 5년 뒤 어느 시점에 이탈할 위험이 높아지는지를 보는 방식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예측 자체보다 어떤 요인이 이직을 만들어내는가다. 예를 들어 출산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 이직 위험이 높아지는지, 승진 누락 이후 직무 만족도나 조직 몰입도가 어떻게 바뀌고 그것이 이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

그런 결과가 쌓이면 회사도 대응할 수 있다. 출산 이후 직원을 어떻게 지원할지, 승진 누락자를 어떻게 관리해야 조직에서 계속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조직만의 경험적 지식을 만들 수 있다.

 

-결국 데이터만 챗GPT에 넣는다고 분석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인가?

▶ 그렇다. 분석하고 싶은 문제가 무엇인지 정하고, 어떤 데이터를 활용할지 선택하고, 어떤 방식으로 분석할지 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범위는 넓어지고 있다. 직원 이탈을 본다면 조직 몰입도 같은 설문 데이터뿐 아니라 연말 평가, 신입사원 때의 정보, 온보딩이나 교육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쌓이는 데이터도 활용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다만 데이터가 많아졌다는 것과 좋은 분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AI 시대에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주도권이라고 생각한다. AI가 나의 도구로 기능하게 하려면 내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 무엇을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과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AI를 더 잘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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