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System OD) 전문가에게 바이블 같은 책을 소개 드립니다.

OD(System OD) 전문가에게 바이블 같은 책을 소개 드립니다.

시스템형 OD 조직개발 입문자를 위해 처음 읽어야 할 여덟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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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조 ODISTAug 1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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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을 잘 키운 팀장이 승진에서 밀렸습니다

몇 해 전, 어느 회사의 리더십 과정을 12주 동안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만족도는 높았습니다. 팀장들은 피드백하는 법을 배웠고, 마지막 세션에서는 "이제야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알겠다"는 소감까지 나왔습니다.

석 달 뒤에 다시 갔더니 아무것도 바뀌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 회사의 평가제도는 팀장의 개인 성과만 봤고, 육성은 평가 항목에 아예 없었습니다. 그리고 팀원을 잘 키운 팀장이 승진에서 밀린 사례가 바로 전해에 있었습니다. 배운 대로 하면 손해를 보는 구조였습니다. 사람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그렇게 행동할 이유가 조직 안에 없었던 겁니다.

교육은 성공했고 조직은 그대로였습니다. HR을 오래 한 분들이라면 이 무력감을 아실 겁니다. 문제는 과정 설계가 아니라 그 과정을 둘러싼 시스템에 있었습니다.

조직개발에는 세 갈래가 있습니다

데이터를 모아 현상을 진단하고 개입을 설계하는 진단형 OD, 구성원들의 대화와 의미 형성 자체를 변화의 동력으로 삼는 대화형 OD, 그리고 조직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구조와 제도와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하는 시스템형 OD, 어느 하나가 우월하다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저는 이 중에서 시스템형 OD 즉 판을 짤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적으로 본다는 말이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실무 언어로 옮기면 단순합니다. 전략이 개인 단위까지 정렬되어 있는가, 회사가 3년 뒤 어디로 가겠다고 선언했다면 그 방향이 조직 구조와 팀의 목표를 거쳐 한 사람의 일과 성장 경로에까지 닿아 있는가 그리고 개인 입장에서 그 정렬은 딱 한 가지로 체감됩니다. 내가 여기서 성장하고 있는가, 성장은 결국 경력의 성장입니다. 그 경력이 자라려면 배울 기회가 있어야 하고, 어디로 갈 수 있는지 보이는 로드맵이 있어야 하고, 실제로 그 길을 투명하게 보여주며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교육 기회, 경력 로드맵, 성장 기회가 개인에게는 판입니다.

조직이 하는 일은 판을 촘촘하게 짜는 것입니다. 춤은 사람이 춥니다. 판이 잘못 짜여 있으면 아무리 훌륭한 무용수를 데려다 놓아도 발을 헛디딥니다. 반대로 판만 완벽하게 깔아놓고 사람이 왜 움직이는지 모르면 텅 빈 무대를 보며 왜 아무도 안 나오냐고 묻게 됩니다.

그래서 첫 책은 언제나 『학습하는 조직』입니다

과정을 시작하면 예외 없이 무슨 책부터 읽어야 하는가 같은 질문이 나옵니다. 저는 늘 피터 센게의 『학습하는 조직』을 권합니다. 최신이라서도 실용적이어서도 아닙니다. 오히려 낡았고 읽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 책만이 조직 전체를 하나로 보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여기 담긴 진짜 메시지는 시스템 사고라는 용어가 아니라 한쪽을 건드리면 왜 엉뚱한 쪽이 무너지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평가제도를 정교하게 손봤더니 협업이 사라지고, 직급을 단순화했더니 핵심 인재가 나가고, 성과급을 올렸더니 장기 과제를 아무도 안 맡는 일, 한 번이라도 겪어본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문장이 다르게 읽힙니다.

그리고 이 책의 결론이 곧 우리가 하는 일의 목적입니다. 학습하는 조직은 개인이 성장하고, 그 성장이 조직의 성장이 되고, 그 조직이 다시 개인을 키우는 순환은 우리가 제도를 만들고 문화를 다루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그 순환은 제도 하나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조직 전체가 그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을 때만 굴러갑니다.

첫 책이어야 하는 이유는 이 관점 없이 다음 책들을 읽으면 전부 상황별 처방으로 쌓입니다. 진단이 필요하면 7S를 꺼내고, 저항이 생기면 코터를 꺼내고, 동기가 떨어지면 핑크를 꺼내는 식으로 각각은 정확한데 조직은 그대로입니다. 사실 많이 읽은 사람일수록 더 의아해질 수 있습니다.

판을 어떻게 짜는가

나머지 책들은 두 영역으로 나뉩니다. 조직이 어떤 조건을 설계해야 하는지를 다루는 책과 사람이 그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려주는 책으로 도널드 앤더슨의 『조직개발』은 조직을 어디서부터 어떤 순서로 바꿔나갈 것인지를 다룹니다. 글로벌 HR/OD 대학원의 표준 교재답게 진단에서 개입, 정착까지의 과정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고, 맥킨지 7S와 스타 모델 같은 진단 도구와 워크숍 설계 프레임워크가 모두 들어 있습니다. 감으로 하던 일을 언어로 설명하게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관점만 있고 절차가 없으면 통찰은 회의실에서 소비되고 끝납니다.

그 7S가 어디서 왔는지는 톰 피터스의 『초우량 기업의 조건』에 있습니다. 오래됐지만 메시지는 지금도 급진적입니다. 구조는 조직이 아니라는 것. 전략과 구조, 시스템과 공유가치와 사람이 서로 정렬되지 않으면 조직도를 아무리 예쁘게 그려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전략이 개인 단위까지 내려간다는 말의 실체를 보여줍니다. 조직개편안을 들고 오시는 경영진에게 제가 가장 많이 꺼내는 관점이기도 합니다.

설계된 시스템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고 싶다면 아마존의 『순서 파괴』가 좋습니다. 이 책의 핵심은 아마존이 뛰어난 개인에게 기대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그것을 메커니즘으로 구현했다는 데 있습니다. 목적 조직, 문서 기반 회의, 워킹 백워드. 개인기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선언이 실무에서 어떤 모습인지 이만큼 구체적인 사례는 드뭅니다.

라즐로 복의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는 그 논의를 HR 제도 언어로 옮겨줍니다. 채용과 평가와 보상을 관행과 직관이 아니라 데이터로 설계한 과정이 낱낱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앞에서 말한 교육 기회, 경력 로드맵, 성장 기회를 무엇을 근거로 설계할 것인가에 가장 직접적으로 답하는 책입니다. 제도의 정당성을 감이 아니라 근거로 설명해야 하는 자리가 점점 늘어나니까요.

사람은 왜 그 위에서 춤을 추는가

판을 다 깔았는데도 구성원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대개 두 곳에 있습니다.

첫째는 이미 조직에 깔려 있던 암묵적 규칙입니다. 에드거 샤인의 『조직문화와 리더십』이 다루는 영역입니다. 표면의 제도 아래에는 표방하는 가치가 있고, 그 아래에는 구성원들이 의식조차 못 하는 기본 가정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튀면 손해다" 같은 것들이죠. 이걸 읽어내지 못하면 새 제도는 옛 가정에 흡수됩니다. 문화는 바꿔야 할 대상이기 전에 해독해야 할 텍스트고 그 해독은 결국 리더십의 일입니다.

둘째는 동기입니다. 다니엘 핑크의 『드라이브』는 사람이 실제로 무엇에 반응하는지를 근거로 정리합니다. 자율성, 숙련, 목적, AI가 정형 업무를 처리하면서 이 논의는 오히려 더 중요해졌습니다. 남는 일이 판단과 창조라면 금전적 보상만으로 설계된 제도는 점점 더 무력해질 테니까요. 보상 설계를 심리적 시스템 설계로 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새 제도가 일상이 될 때까지

마지막은 존 코터입니다. 새 제도를 도입한 기업 상당수가 실패한다는 그의 오래된 진단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8단계 모델은 너무 유명해져서 오히려 가볍게 소비되는데 이 책의 핵심은 단계가 아니라 저항을 정면으로 다룬다는 태도에 있습니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일은 사람들이 익숙하게 서 있던 자리를 흔드는 일입니다. 저항은 기본값입니다. 위기감을 만드는 일에서 시작해 새로운 방식이 그냥 일상이 될 때까지 그 지난한 과정을 견디는 것, 그게 변화관리의 실체입니다. 아무리 잘 설계한 제도도 이 구간을 못 넘지 못하면 파워포인트로 끝납니다.

여덟 권을 읽을 때 들고 갈 질문 두 개

이제 목록을 다시 보면 순환이 보입니다. 조직 전체를 보는 눈에서 시작해, 진단 절차를 익히고, 구조와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근거로 제도를 세우고, 그 안에서 사람이 움직이는 원리를 이해하고, 저항을 통과해 정착시키는 것에서 한 권이 빠지면 회로가 끊깁니다. 시스템 사고 없이 7S를 쓰면 진단이 체크리스트가 되고 문화를 못 읽은 채 아마존의 메커니즘을 옮기면 형식만 남고, 코터 없이 완벽한 설계를 내놓으면 보고서로 끝납니다.

그래서 저는 읽는 순서를 정해드리지 않습니다. 첫 책만 정해드리고, 대신 질문 두 개를 들고 읽으시라고 합니다. 이 책은 조직이 어떤 조건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하는가, 그리고 그 조건 안에서 사람은 왜, 어떻게 움직인다고 말하는가

이 두 질문을 들고 읽으면 여덟 권이 여덟 개의 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그림이 됩니다. 그다음엔 최근에 뜻대로 안 됐던 프로젝트를 하나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구조를 잘못 설계한 것인지 구조는 맞았는데 조직에 깔린 암묵적 규칙을 못 읽은 것인지, 아니면 제도가 정착되는 구간을 버티지 못한 것인지 그 좌표를 찾으면 그때 그 책이 도구가 됩니다. 다 읽어서 전문가가 되는 게 아니라, 자기 실패의 위치를 알 때 책이 비로소 쓸모를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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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조 ODIST
개인개발은 결국 조직개발로 나아가야 한다는 조직설계자
개인개발은 결국 조직개발로 나아가야 한다는 자율을 위한 기준 설계, 성장을 위한 나침반 구조를 조직시스템을 설계하여 작동하는 조직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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