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 처음 간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고, 전학을 간 학생이 교칙과 분위기에 익숙해지는 과정, 또는 이민을 떠난 사람이 그 나라의 문화와 관습을 익히는 것. 이렇듯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우리는 '사회화'라고 부릅니다. 이와 비슷하게, 일터에서의 사회화는 ‘개인이 새로운 조직에 합류해 가치, 규범, 행동 방식, 필요한 지식과 기술 등을 학습하고 내면화하며, 한 명의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도록 돕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Van Maanen & Schein, 1979)
최근 기업에서는 AI의 도입과 활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AI 채용 솔루션이 이력서를 분석하고, 복잡한 보고서 초안은 기술을 활용해 단 몇 초 만에 작성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 사회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기술의 강점과 한계를 이해하고 새로운 업무 파트너와 협업 방식을 익히는 것,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역량을 키우는 것 모두 사회화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AI는 새로운 업무 파트너로서 인간과의 효과적인 협업 방식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구성원들은 기술의 강점과 한계를 명확히 이해하고, 효율성을 높히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많은 조직들이 이러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효과적인 사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은 전 직원 대상의 AI 리터러시 교육을 의무화하고, 비즈니스 영역 과 단계별 맞춤형 AI 활용 교육을 통해 구성원들의 기술 활용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삼성SDS 역시 'REAL Summit'과 같은 컨퍼런스를 통해 기업의 AI 활용 사례 및 러닝 플랫폼 혁신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며 전반적인 AI 역량 강화를 지원합니다. 이처럼 기업들은 AI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하고, 새로운 협업 모델을 찾는 과정을 통해 사회화의 중요성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AI가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반면, 일터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했던 지식 교류나 협력이 줄어들어 사회화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의도된 사회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하고, 소속감을 잃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Zappos는 신입 직원 대상 4주간의 온보딩 후 ‘The Offer’ 프로그램을 통해 자율 선택 퇴사 보너스를 제공하며, 기업문화 적응과 소속감 형성 여부를 검증합니다. Google 또한 지식 및 경험 공유를 촉진하는 ‘G2G (Googler-to-Googler)’ 프로그램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구성원들은 강사가 되어 본인의 전문성이나 관심사(기술, 프로페셔널/비즈니스 스킬, 취미 등)를 동료들에게 가르칠 수 있으며, 이는 구성원들의 유대감 형성과 집단지성 및 창의성을 발휘를 돕는 ‘디지털 커뮤니티 기반 학습 플랫폼’ 역할을 합니다. 동시에 이러한 시도들은 개인의 기술/지식 역량 강화는 물론, 협업, 소통, 공감 등 소프트스킬 함양과 긍정적 조직문화 구축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기술이 가져오는 변화는 거스를 수 없습니다. 중요한 점은 기술과 함께 일할 '사람'이 변화된 환경에 잘 적응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AI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간'에 집중하며, 효과적인 '사회화'를 위해 우리 조직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깊이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