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를 하다 보면 동료들이나 교육, 미팅 자리에서 People Analytics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있다. 신기하게도 이 주제를 꺼내면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그거 IT나 데이터 전문가들이 하는 거 아니야?”
“HR이 통계를 돌릴 필요가 있을까?”
“우리 회사에서 그걸 도입하기엔 너무 복잡한데…”
“우리는 관리하는 데이터도 없어. 나중에 하자 나중에”
대부분 인사 담당자들에게 People Analytic은 ‘IT나 데이터 전문가의 영역’ 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실무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부담을 느껴한다. 이들에게 People Analytic은 “복잡한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을 활용하는 어려운 영역” 으로서 딱딱하고 어려운 미지의 영역처럼 보이곤 한다. 이런 오해가 생기는 이유로는 국내에서 People Analytic의 활용 사례가 충분하지 못하거나 한때의 유행처럼 떠올랐다가 사라질 개념으로 보는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가 보기엔 People Analytics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아 마치 미지의 영역처럼 어렵게 보이는 게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People Analytics의 개념은 무엇일까? 국내외 연구자료에 따른 People Analytics의 개념을 살펴보자.
Bassi(2011. Raging Debates in HR Analytics)는 “증거기반의 접근방식으로서 개인, 조직성과의 향상을 위해 사람과 관련된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방법론 및 통합적 프로세스” 라고 밝히고 있고 Heuvel &Bondarouk (2016, The rise (and fall) of HR analytics)에서는 “혁신적인 통찰력을 제공하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사업성과에 대한 인적 요인을 체계적으로 확인 및 정량화 하는 것” 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부분의 정의에서 ‘의사결정’이라는 단어를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다. 즉, People Analytics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직의 의사결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내리는 활동 혹은 과정이며 이는 단순히 통계적 분석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수집과 해석을 통해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이를 활용하여 전략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신규입사자 채용을 위해 채널별 모집율을 분석하고 모집된 인원이 실제 채용으로 전환되는 비율을 계산하여 금번 채용의 과정과 결과를 보고하는 것과 같이 지금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그럼 왜 지금 People Analytics 라는 미지의 영역이 HR분야에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을까? 필자는 그 이유를 ‘전략적 의사결정’ 으로 말하고 싶다. 우리는 그동안 채용, 평가, 보상, 유지, 방출 등 전통적인 인사관리 영역의 기능을 중요시 하였다면 생성형 AI의 발전에 따른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와 불확실성의 증가 등 생존의 중요성이 점차 증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People Analytics의 역할이 점점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과거의 방식은 무너지고 그 빈틈을 메꾸고 존재가치를 분명히 하기 위해 새로운 수단과 방법이 필요할 것이며 데이터 중심의 증거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기업의 생존율과 적응력을 키울 수 있는 People Analytics의 활용이 필수로 자리매김하는 시기가 곧 다가올 것이다. 정리하자면, People Analytics는 인사(HR)의 영역에서 딱딱하고 어려운 미지의 영역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적 도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인사관리는 본질적으로 '사람'을 다루는 분야로 경험과 직관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경험이 풍부한 인사담당자들은 다양한 상황과 사람을 접하면서 경험을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왔으며 직관적 판단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동했다. 그러나 이러한 직관적 접근 방식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유리할 수 있겠지만 객관성과 설득력이 부족하고 상황이 변화할 때마다 일관된 전략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채용 시 면접관마다 평가기준이 달라 같은 후보자라도 면접관이 누구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하며, 이직률이 높은 부서의 원인을 찾을 때도 팀장이나 부서장의 의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원인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경험과 직관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문제의 정확한 원인 파악이 어렵다.
경험과 직관에만 의존할 경우 팀장 또는 부서장의 주관적인 피드백만으로는 높은 이직률과 같은 복잡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 같은 현상이라도 개인적 성향과 직원과의 관계에 따라 상반된 해석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어떤 부서장은 이직을 '의지가 부족하거나 충성심이 낮은 직원'의 문제로 인식하는 반면, 다른 부서장은 '자기개발을 위해 더 나은 기회를 찾아가는 합리적 선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제 해결의 첫 단계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높은 이직률의 근본적인 원인이 근로시간, 보상체계, 경력개발 기회 부족, 리더십 이슈 등 어디에 있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경험이 풍부한 부서장이라도 효과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없을 것이다.
(2) 효과적인 전략 수립이 어렵다.
경험과 직관에 지나치게 의존한 의사결정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단기적인 해결책 마련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린 의사결정은 현재 직면한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 하지 않은 일시적 해결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요즘 젊은 직원들은 충성심이 부족하다" 라는 문제를 과거의 경험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근속년수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률의 인상, 팀 빌딩 활동을 강화하는 방식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실제로 직원들의 낮은 조직몰입과 높은 이직률의 원인은 보상체계 뿐만 아니라 성장 및 승진 기회 부족, 불규칙한 연장 및 휴일근로로 인한 일-가정 균형 문제, 부서별 리더십 이슈 등 보다 다양한 요소에서 비롯될 수 있다. 따라서 경험과 직관에만 의존하면 문제의 본질을 놓치게 되고 결국 효과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
(3) 경영진을 설득하기 어렵다.
컨설팅 업무를 하던 시절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경영진 보고였다. 변화관리를 주도하는 것은 경영진이며 그들의 지지와 지원을 확보해야만 보상, 평가, 근로시간 등 제도 개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추상적이고 정성적인 근거만을 활용한 보고는 대부분 퇴짜를 맞기 일쑤였다. 숫자와 명확한 근거가 없는 인사전략은 그저 듣기 좋은 이야기일 뿐 경영진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또한, 구체적인 수치와 분석 결과 없이 제안된 전략은 이해관계자들의 공감을 얻기 힘들고 공감대와 지지가 부족한 전략은 실행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HR의 주요 고객은 경영진이다. 그리고 그들을 설득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직관적이면서도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숫자로 간략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최근 생성형 AI의 발전 속도를 보고 문득 ‘앞으로 인사(HR) 업무가 계속 필요할까?’ 라는 위기감을 느끼며, 인사(HR)업무의 본질에 대해서 고민이 든다. 경영진이 인사(HR)에 기대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그 대답으로 '회사에 높은 성과를 가져다 주는 사람을 채용하고 유지하며 육성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앞으로 기술의 발전은 기능보다 본질에 집중하게 만들 것이다. 실제로 급여 및 근태관리, 인사 데이터 관리 등 인사관리의 일부 기능은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상당 부분 시스템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사무직의 종말을 논하는 사람도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기술의 발전은 인사(HR)의 가치를 더욱 빛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본다. 구체적으로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을 이해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며 인적자원의 효율성을 최적화 하는 역할은 더욱 가치 있게 평가될 것으로 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인사담당자는 기존의 ‘관리자(Manager)’ 역할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파트너(Business Partner) 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데이터 분석 및 관리 능력, 전략적 사고, 변화관리 역량 등이 핵심 역량으로 부상할 것이다. 결국 앞으로 인사(HR)의 생존과 가치는 기존의 인사관리 영역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성과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진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고, 데이터의 활용과 분석 역량이 이러한 전환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실무에서 People Analytics을 활용하려면 먼저 우리 회사에서 정기적 혹은 비정기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인사 데이터가 무엇인지, 데이터를 누가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이 데이터를 가지고 무엇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 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사 데이터의 유형은 채용부터 퇴직까지 인사관리의 모든 영역에 걸쳐 다양한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을 수 있고 반대로, 평가와 보상부분을 제외한 일부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을 수도 있다. 관리하고 있는 데이터의 범위가 상대적으로 적다 하더라도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데이터가 많아도 활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고 반대로 간단한 데이터라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활용하면 충분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각각 처해진 환경이 다른 상황에서 People Analytics를 부담 없이 활용하기 위해서는 완벽한 데이터 환경을 갖추기를 기다리기보다 현재 관리하고 있는 데이터를 가지고 가볍게 시작하면 된다. 고도화된 분석 기술이나 잘 관리된 대량의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현재 관리하고 있는 데이터라도 의미 있는 분석과 인사이트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사 담당자는 People Analytics의 긴 여정을 떠나기 위해 우선 “데이터 확보 및 정리 → 패턴 발견 → 적용→ 변화” 부터 시작하는 단계적 접근법을 통해 People Analytics를 실무에 조금씩 적용해보도록 하자.
(Step1) 기초적인 데이터 정리부터 시작하자
생각해보면 우리는 하루에도 인원현황, 일별 근태현황, 월별 급여현황 및 임금명세서, 분기별 연차휴가 사용현황, 연도별 입∙퇴사 현황 등 수십가지의 데이터를 다룰 수 있고 나열한 데이터를 가지고 최근 3년 이내 퇴사자의 연차휴가 사용현황, 개인별 연차휴가 사용율에 따른 연장근로 현황 등을 조합하여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을 위해서는 잘 관리된 데이터가 필요할 것이다.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데이터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찾는 데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다. 따라서 People Analytics의 첫 단계는 화려한 '분석 기법'이 아닌 철저한 '데이터 수집 및 정리'에 있다.
데이터 정리는 단순한 데이터의 나열이 아니다. 먼저 관리목적을 정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동료의 이직 소식을 많이 듣게 되었다면 ‘이직률 관리’ 라는 목적을 가지고 ‘퇴사자 숫자’만 정리하는 것이 아닌 퇴사자의 직위, 부서, 직군, 근속년수, 임금수준, 자격 및 기술, 주소(거주지) 등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의 유형을 확정한 후 데이터 수집 시기 및 방법을 정하여 관리하여야 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면 퇴직 유형을 개인사유, 업무불만, 경력개발, 조직문화, 관계갈등, 보상불만족, 일∙생활 균형 추구 등 카테고리화 하여 퇴직 시 면담을 통해 퇴사사유를 관리하게 된다면 이 또한 중요한 데이터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Step2) 숫자가 아닌 "패턴"을 먼저 보자
숫자만 바라보면 데이터에서 의미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데이터(Date)가 정보(Information)로 역할하기 위해서는 특정 데이터간 관계를 분석하고 패턴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재입고부터 검수, 조립, 제조, 포장, 물류로 이뤄지는 공정이 있고 이 회사의 평균연령은 2014년 35.2세에서 2024년 44.7세로 증가하였다고 가정해보자. ① 인사 실무자는 상사에게 우리 회사의 지난 10년간 평균연령 상승 그래프를 보여줄 수 있고 ② 우리나라 생산가능 인구 평균나이와 비교하여 회사의 평균연령 상승 속도가 가파름을 강조할 수 있으며, 나아가 ③ 인당 인건비 증가율과 평균연령 그래프를 겹쳐 보이면서 인건비와 연령의 관계를 그래프로 보여줄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간다면 공정별 평균연령과 평균임금을 대입해 패턴을 찾아볼 수 있다. 공정의 중요도와 난이도가 높은 조립과 제조파트가 평균연령과 평균임금이 높게 나온다면 나이/임금과 숙련도와 비례한다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으나, 그 상대적으로 공정의 중요도와 난이도가 낮은 포장과 물류파트가 평균연령과 평균임금이 높게 나온다면 우리 회사의 숙련도와 인력배치의 효율성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점검해 보아야 한다.
(Step3) 데이터를 일상적인 HR 업무와 연결하자
People Analytics의 목표는 데이터 분석이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하여 전략적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것이다. 앞에서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패턴을 정교하게 분석하였더라도 일상적인 업무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면 그간의 데이터 관리와 분석은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지기 어렵다. 평균연령을 쭉 정리하여 패턴을 발견하다 보면 주위에서 “이미 다 알고 있는거 아니야?”, “굳이 이걸 정리하는 이유가 뭐야?”라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는 분석결과가 당장의 문제 해결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 사의 10년간 평균연령의 상승 그래프를 단순히 보여주기 보다는 “우리 회사는 1년 마다 평균연령이 1살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신규입사자의 적절한 수급이 이뤄지지 않거나 신규입사자의 조기 퇴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해석할 수 있고 나아가 지금의 추세를 이어간다면 호봉제도인 우리 회사의 임금체계 하 상당한 인건비 부담이 발생하여 만일 앞으로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전환된다면 인건비는 영업이익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입니다. 나아가 고령인력의 이탈은 회사의 무형자산인 숙련도의 대규모 상실을 가져올 수 있므로 지금부터라도 신규인력의 육성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라고 보고한 후 채용, 교육 그리고 보상의 영역에서 적용가능한 방안을 하나씩 도출해 낼 수 있다.
(Step4)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자.
People Analytics 활용을 통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문화의 확립은 단기간에 완성되기 어렵다. 이를 처음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작은 변화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즉,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화가 조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위해서는 거창한 프로젝트 보다 현장에서 가치를 즉시 체감할 수 있는 작은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데이터에 대한 신뢰와 친밀감을 형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A’사의 지난 10년간 신규인력 채용현황을 살펴보았을 때 실제로 신규인력 채용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확인하였다면 경영진에게 "최근 10년간 당사의 신규인력 채용은 연평균 20명 수준에 그쳤으며, 이는 전체 인력의 5%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추세로는 향후 5년 내 핵심 기술직의 30%가 정년을 맞이하게 되어 기술전수와 숙련도의 이전에 심각한 공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라는 명확한 위험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이처럼 데이터를 활용한 간단한 분석이라도 경영진과 현업 부서에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인사부서는 점차 "이번에는 어떤 데이터를 분석해볼까?"라는 사고방식을 자연스럽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결국 People Analytics는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그리고 인사 담당자의 데이터 활용 역량이 높아질수록 더 정교하고 전략적인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처음부터 완벽한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려 하기보다는 지금 확보 가능한 데이터로 쉽게 할 수 있는 가장 분석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작은 시도들이 쌓여 결국에는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적 인사관리가 조직의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People Analytics가 인사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장 속으로 들어가면 “이게 정말 필요한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당연히 그럴 것이 지금까지도 많은 기업들은 담당자의 경험과 직관으로 훌륭한 의사결정을 내려왔고 이러한 방식으로 성장했거나 최소한 생존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People Analytics는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 아닌 기업과 인사분야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필수 도구가 맞는 걸까? 최근 생성형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경제성장률 둔화라는 거시적 흐름 속에서 인사관리의 역할 변화를 재조명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 연구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 5% 수준에서 2024~26년 1~2% 수준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대에는 1% 초중반, 2040년대에는 1%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그리고 다른 한국은행 연구자료에 따르면 AI 도입이 한국 경제의 생산성을 1.1~3.2% 향상시키고 GDP를 4.2~12.6%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아쉽게도 이 효과는 모든 기업에 균등하게 나타나지 않고 대기업 중심으로 혜택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고 있다.
즉, 앞으로 다가올 장기 저성장 시대와 생성형 AI 혁명은 기술과 산업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 시킬 것이며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만이 생존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직관과 경험을 활용하여 환경변화에 대응하며 생존해왔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장기 저성장의 시대와 생성형 AI 혁명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우리의 역할도 재정립되어야 한다. 이제는 “그동안 이렇게 해왔으니까” 라는 수동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회사가 보유한 인적자원(특히, 사람, 시간, 보상의 관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인사관리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본다.
결국 People Analytics는 선택이 아닌 필수 도구다. 저성장 시대와 AI 혁명이 가져올 산업 구조 재편 속에서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사관리를 지원부서가 아닌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고 인사담당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직의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진화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패러다임이 바뀌며 HR이 변화해야 할 결정적 순간이다.
E.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