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정렬의 실천: 같은 페이지에 있다는 착각
logo
Original

Part 2. 정렬의 실천: 같은 페이지에 있다는 착각

조직은 어떻게 구성원의 주도성을 가능하게 하는가
조직문화조직설계HR 컨설팅미드레벨시니어리더임원CEO
im
Jiyoun KimJul 2, 2026
125110

“여러분에게 Courage(용기)는 어떤 의미인가요?”

라고 질문을 드린다면, 아마 다양한 답변이 돌아올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의견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실패 가능성이 있어도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일 수 있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팀을 위해 갈등을 감수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모두 같은 단어를 말하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와 행동은 꽤나 다르다. 조직문화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우리 회사의 방향성은 이미 여러 번 공유되었어요. 그런데 내재화가 잘 안되는 것 같아요."
Vision, mission, core values가 잘 정리되어 있는 조직은 많다. 그리고 많은 경우에는 이미 여러 채널을 통해서 이러한 회사의 방향성이 공유되었을 것이다. 온보딩 과정에서 신규 입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했을 것이고, 타운홀 미팅이나 리더십 워크숍에서도 다뤘을지 모른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는 모두가 ‘같은 페이지(on the same page)’ 위에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충분히 말했으니 당연히 알고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조직 안에 들어가 보면, 같은 단어를 서로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경우를 꽤 자주 마주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어떤 조직은 또 다른 공통의 언어를 만들기도 한다. 우리 팀만의 Team Norm을 만들고, 리더십 원칙을 다시 정의한다. 이는 회사의 방향이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같은 단어를 진정한 ‘같은 의미’로 이해하기 위한 노력일 수 있다.

지금 여러분의 조직도 또 다른 공통의 언어를 만드는 데 시간을 쓰고 있지는 않은가?


이케아에서 일할 때, '효율적인 비용 절감(cost efficiency)'을 주제로 논의한 적이 있다. 

당시 우리는 모두 같은 목표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대화를 시작해보니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비용 절감은 인건비와 운영비를 줄이는 일이었고, 누군가에게는 그 두 가지를 유지하더라도 재고를 낮춰 불필요한 재고 소진 비용을 아끼는 것이었다. 목표는 같았지만, 그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가 달랐던 것이다. 실제로는 서로 다른 의사결정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틀린 사람은 없었다. 각자의 경험과 역할이 달랐기에, 같은 단어로부터 서로 다른 해석을 도출했을 뿐이다. 문제는 우리가 너무 쉽게 ‘상대방도 나와 당연히 똑같이 이해했을 것’이라고 오해한다는 점에 있다.


넷플릭스가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Culture Connect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느꼈다. 이케아에서도 Culture & Value 워크숍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자주 있었다. 

그 시간은 단순히 회사의 방향성이나 핵심가치를 설명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같은 가치를 각자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실제 업무에서는 어떤 행동이 그 가치에 부합하는지를 함께 대화하고 계속 연결해보는 과정에 가까웠다.


이러한 정렬(alignment) 과정이 활발한 조직일수록, 구성원들이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내가 구성원으로서 경험한 기업들뿐 아니라 워크숍이나 코칭으로 만난 여러 스타트업에서도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이다. 매번 리더로부터 세세한 디렉션을 받지 않아도, '이 상황에서 우리 조직이라면, 우리 리더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를 각자의 자리에서 스스로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율성은 ‘각자 알아서 하는 상태’라기보다, 충분한 공감대와 맥락 위에서 각자가 판단할 수 있는 상태에 더 가까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을 하나의 방식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중요하게 여기는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맥락 안에서 각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자율성을 성공적으로 작동시키는 조직들이 서로 다른 이해를 테이블 위에 꺼내놓고 이야기하는 과정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들은 왜 이 선택이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지, 우리가 놓치고 있는 맥락은 없는지, 그리고 이 결정이 우리의 방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치열하게 묻고 답하고 있을 것이다.


Alignment는 선언이 아니라, 함께 질문을 던지고 공통의 이해(shared understanding)를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
* Image: The Simpsons, created by Matt Groening © Disney / 20th Television Animation


im
Jiyoun Kim

댓글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주)오프피스트 | 대표이사 윤용운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임당로8길 13, 4층 402-엘179호(서초동, 제일빌딩)
사업자등록번호: 347-87-03493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제2025-서울서초-2362호
전화: 02-6339-1015 | 이메일: help@offpiste.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