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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와상 하나에 담긴 시나리오 플래닝(Scenario Planning)

크루와상 하나에 담긴 시나리오 플래닝(Scenario Planning)

HR에게 찾아온 전략적 사색의 시간: 복잡한 상황 속 의사결정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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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_JformulaOct 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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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와상 하나에 담긴 시나리오 플래닝(Scenario Planning)

2025년 10월, 이번 추석은 그 어느 때보다 길게 이어집니다. 개천절과 추석, 대체공휴일, 한글날이 이어지며 아주 긴 휴식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직장인들에게는 여행과 재충전의 기회지만, HR 담당자에게는 조직과 개인을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드문 시간 이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바쁜 일정에 밀려 미래를 차분히 그려볼 기회가 적지만, 연휴의 고요 속에서는 불확실한 내일을 마주할 여유와 용기가 생기실 겁니다.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전략적 사색의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을에 책을 읽기 좋은 계절인 듯  HR에게는 지금이야말로 시나리오 플래닝을 시작할 적기입니다. 이번 장에서는 이슈를 바라보는 시점에 대해서 이야기 드려보겠습니다.

📒빵 하나를 사려 해도 최소 3가지 이상의 미래가 숨어 있다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해 어떻게 인지하고 있으신지요? 이미 학습이 되어 개인을 넘어 조직적으로 사용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단계적으로 복습을 해보겠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정답을 미리 알아내려는 게 아니라, 선택의 지도를 그려 두는 과정입니다. 다양한 가능성을 미리 그려보고, 그 안에서 의사결정의 품질을 높이는 훈련에 가깝습니다. 

주말 아침, 크루아상이 먹고 싶어 근처 빵집을 찾는 상황을 떠올려 봅시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원하는 빵을 바로 사는 것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대체 빵을 고르거나 다른 가게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재입고 시간을 기다리거나, 직접 빵을 만들어보거나,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하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플랜A: 진열대에 내가 원하는 빵이 있음 - 즉시 구매 - 만족-커피 구매 까지도 고려해봄
플랜B: 원하는 빵은 없지만 대체재가 있음 - 대체 빵 구매 - 보통 
플랜C-1: 원하는 빵도 없고 대체 가능한 빵도 마음에 안 듦 - 다른 빵집 탐색 - 번거로움
플랜C-2: 크루와상의 재입고일 확인 후 재방문 예정 - 구매 못함 - 기다림과 불확실성 증가
플랜C-3: 홈베이킹 키트를 구매해서 빵을 만듬 - 시간/노력/경험 - 주도적 해결/실패가능성 높음
플랜C-4: 배달 어플로 주문 - 최소 금액 맞추느라 돈을 5배로 더씀 - 편의성은 높으나 비용 증가
플랜C-5: 크루와상이 없다는데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이 상황을 AI에게 물어본다 - 문제 해결을 외부 지능에 위임
플랜D: 오늘 일요일이라 빵집 휴무네????? - 좌절
플랜E: 생각해보니 굳이 크루와상이 필요할까? 국밥집으로 이동 - 욕구 전환
플랜G: 저번달의 방탕한 나로 인해 카드에 돈이 없다. 크루와상은 사치다. - 포기
(선택지는 무궁무진 하기에 모든 상황을 다 다루기는 발생 가능성이 낮은 플랜이라 제외)

글을 읽고 있는 짧은 순간에 어떤 플랜까지 고민해 보셨을까요? 보통은 플랜 A~B 정도만 고민하고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여 별도의 에너지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을 조직의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면 다가오지 않은 리스크에 대한 매니지먼트를 배제할 수 없기에 어떠한 가능성이 있는 내용도 분석하고 고민해 봐야 합니다.

난이도를 조금 변경하여, 동시에 5개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반드시 우선순위를 정리해야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일을 가장 먼저 처리하고 어떤 일을 가장 나중에 처리하시겠습니까? 중요도와 긴급도를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판단해보세요. 개인적인 경험과 가치에 따라 순서가 달라질 수 있으니 위 내용에 정답은 없지만, 그 가치의 중심이 공감, 관계, 사교, 실용 및 통제, 안전 및 위기대응에 따라 조금 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A: 만 1세 여아가 누워서 울고 있다
B: 핸드폰에 전화가 와서 세 번 정도 진동이 울렸다
C: 초인종이 울리고 누군가 찾아왔다
D: 화장실에 목욕물을 몇 분간 틀어 놓은 상태다
F: 부엌에서 음식이 타는 냄새가 난다

필자의 가치관: 생명은 소중하고 혹시 모르니 아이의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아이를 안은 상태로  진정 시키며 부엌으로 갑니다. 화재의 위험이 있는 사항을 조취하고 화장실로 뛰어가 목욕물을 끊습니다. 아이를 안고 초인종을 보며 누군지 물어보는데 늦게 답한 부분에 사과를 드립니다. 그리고 전화는 나중에 다시 걸어보는 시나리오를 그려봤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정답은 없습니다.

어떠한 의사결정을 내리기에는 정보가 더 필요하지만, 이 단순한 상황만 봐도 선택지는 다양합니다. 원하는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서, 미리 여러 경로를 가정해 두는 것이 바로 시나리오 플래닝의 핵심입니다. 목표에 도달하는 길이 직선일 경우는 드물고, 우리는 늘 미로 같은 길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결국 시나리오 플래닝은 그 기로에서의 당황을 줄이고 대응 역량을 높여주는 훈련입니다. 다만 모든 플랜과 상황을 우선순위에 둘 수 없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상단에 두고 그 내용에 트리처럼 연속적인 시나리오를 구현해야 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훈련을 하다보면 빵집의 플랜처럼 우리는 때때로 답을 외부 지능에 맡기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또는 매번 이렇게 에너지를 쓰는 것에 대해 피곤함을 어필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이러한 내용은 이해를 돕기 위해 크루와상으로 전달하였지만, 중요하고, 시급한 업무 상황에 적용하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훈련이 되어야 빠르고 정확하게 분류가 가능합니다. 이처럼 사례에서 확인한 것 처럼 HR의 역할은 단순히 정해진 답을 빌려 쓰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복수의 선택지를 스스로 준비하는 데 있습니다.

🔖HR이 풀어야 할 복수의 미래 방정식

시나리오 플래닝은 기업 전략의 도구로만 쓰이지 않습니다. HRM과 HRD에서도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 연구의 대표적인 학자 중 한 명으로, 토마스 J. 처막(Thomas J. Chermack)교수는 시나리오 플래닝을 “조직과 개인의 사고 공간을 확장하는 전략적 학습 도구”로 정의하며, 이를 통해 불확실성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단편적으로 본다면 채용 관련하여 경기 침체기에는 최소 인원 유지가 필요하지만, 갑작스러운 프로젝트 확장에는 신속한 채용이 요구됩니다. 정규직은 안정성을 주지만 비용 부담이 크고, 외주·프리랜서는 유연하지만 조직문화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HR은 이런 상반된 상황을 모두 대비하는 인력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합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동화와 AI 확산으로 단순 업무는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기존 직무 역량을 강화할지, AI와 협업할 역량을 키울지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나 답은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두 가지를 동시에 준비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맞춤형 리더십 교육과 조직문화 조성이 병행될 때 새로운 리더십 모델이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맥킨지는 “2030년까지 현재 노동시간의 최대 30%가 자동화로 대체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과거 자동화가 제조나 물류에 집중되었다면, 이제는 법률, 금융, 마케팅 등 화이트칼라 직무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HR이 단순한 인건비 절감을 넘어, 어떤 업무를 자동화할지, 어떤 인재 역량을 강화할지, 나아가 조직 리더십과 문화까지 어떻게 설계 할지 복수 시나리오로 검토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마무리: HR의 전략적 전환점으로

시나리오 플래닝은 단순히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드는 활동이 아닙니다. 잘 활용하면 의사결정의 품질을 높이고, 리스크를 조기에 인식하며, 불확실성 속에서 조직의 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내부의 사고 폭을 확장시켜 새로운 렌즈로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시나리오가 지나치게 많거나 복잡하면 실행력이 떨어집니다. 크루와상의 빵집 예시를 많이 들었지만 보통 3가지 플랜으로 고민하는게 일반적입니다. 또, 반복과 학습의 구조가 없다면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고 맙니다. 무엇보다 리더십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 진행되는 시나리오는 조직 전략과 연결되지 못한 채 보고서 수준에 머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작 단계에서부터 “우리가 꼭 답해야 할 질문”을 명확히 설정하고, 실행 가능한 수와 범위로 시나리오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HR 입장에서는 조직의 사고 구조를 재정비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머리속에서 미리 실험해 볼 수 있습니다.

불확실한 내일은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준비된 조직은 길을 잃지 않고, 오히려 불확실성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단순한 계획 수립이 아니라, HR이 미래의 가능성을 미리 실험하고 전략적 선택지를 설계할 수 있게 해주는 나침반입니다.
결국 이 나침반을 손에 쥔 조직만이 변화의 파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항로를 찾아 나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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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_Jformula
Home Gravity - Jformula
Home Gravity: quiet power, deep focus. 여러분들과 함께 Offpiste에서 HR 지식과 지혜를 나누는 학습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많은 배움과 성장을 함께하고 남겨주신 지식과 혜안을 통해 더 성장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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