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갑자기 조직문화 설문을 한다기에 ‘드디어 우리 회사도 바뀌려나?’ 기대했는데,
결과에 대해선 전혀 들은 바 없었어요. 그냥 형식적으로 진행했던 거죠.”
조직에서 변화를 위해 야심 차게 시행했던 서베이가 단순 경영진 보고용으로 끝나버리는 경우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많은 조직이 데이터 수집만으로 서베이 과정이 끝났다고 여기며, 결과에 대한 적절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아 변화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데 실패하곤 합니다(Church et al., 2012). 또한,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에게 남는 것은 ‘역시 아무것도 바뀌지 않겠구나’라는 허탈감과 실망뿐입니다.
구성원 대상의 설문은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과정일 뿐, 결코 목적지 그 자체가 될 수 없습니다. 어떠한 피드백도 제공되지 않는 설문은 그 목적과 의미가 반감되며, 조직 변화의 출발점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변화의 첫걸음, '트리클 다운' 피드백
조직 변화를 이끄는 방법 중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조사 피드백이며, 조직 전체가 참여할 때 변화가 가장 일어나며, 효과 또한 오래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Austin&Bartunek, 2003). 이때, 구성원들의 참여를 이끌며 효과를 극대화하는 핵심은 트리클 다운(trickle-down) 방식입니다.
트리클 다운은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것’처럼, 최고 경영층에서 시작된 피드백이 중간관리자와 팀 구성원에게까지 계층적으로 전달되는 구조를 말합니다.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결과에 대해 토론하고 개선 방안을 함께 찾도록 만드는 참여 과정이기에 변화의 동력이 됩니다.
트리클 다운 절차의 적용: 마이크로소프트의 조직문화 혁신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취임 이후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을 핵심 가치로 삼으며 조직문화를 혁신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래와 같은 트리클 다운 절차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었습니다.
1) 설문 결과의 투명한 공유
마이크로소프트 구성원들의 몰입도와 관련해 시행했던 설문 결과는 경영진만이 아니라 팀과 부서 단위로도 공개됐습니다. 이를 통해 각 조직은 현재 위치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2) 전 구성원 참여 소그룹 워크숍 시행
결과 공유 이후, 설문 결과를 기반으로 한 팀 단위 워크숍이 시행됐습니다. “우리 팀 점수가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와 같은 자발적 질문과 토론은 구성원의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졌습니다.
3) 피드백 기반의 시스템 개선
모든 과정을 거친 이후, 내부 경쟁을 심화시키고 협업을 저해한다고 비판을 받은 ‘스택 랭킹(stack ranking)’ 제도가 폐지됐습니다. 더불어 직원들의 피드백을 수용하여 평가 제도를 변경한 것은 조직의 신뢰를 회복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