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민의 실타래를 단칼에 베어 넘기는 용사, 로이
12월 31일입니다. 달력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올해 나는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는가?" 문득 주위를 둘러보면, 같은 1년을 보냈는데도 마치 몇 년을 앞서가 있는 듯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들은 단순히 부지런한 걸까요,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비결이라도 있는 걸까요?
저는 그 차이가 '달리는 속도'가 아니라 '멈춰 있는 시간'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경영학에서는 이를 '의사결정 지연(Decision Latency)'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숨 가쁘게 달린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사실 우리는 실행하기 전 '망설이는 시간'에 가장 많은 인생을 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글로벌 IT 리서치 기관인 스탠디쉬 그룹(The Standish Group)은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 변수 중 하나로 '의사결정 지연'을 지목합니다. 그들은 "결정이 지체될수록 프로젝트의 가치는 하락하고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고 경고합니다. 실패는 기술적 결함에서만 오는 게 아니라, 결정되지 않고 흘러가는 '대기 시간'에서도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확신은 단순한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비용 구조'의 문제입니다. 명확한 기준이 서 있지 않을 때, 우리는 우리 자신과 지루한 내부 협상을 시작합니다. "이게 최선일까? 혹시 실패하면 어쩌지?" 이런 고민은 비교하고, 설명하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느라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듭니다. 결정은 1초면 될 일을 두고, 며칠 밤낮을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흘려보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확신이란, 선택에 붙는 복잡한 비용을 0으로 만드는 설계라고 볼 수 있겠지요.
미래에 성큼 다가가 있는 사람들은 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매번 용기를 쥐어 짜내는 것이 아닙니다. 미리 세워둔 단단한 '기준'이 고민의 시간을 삭제해 주기 때문에 확신을 선택합니다. 그들에게 확신이란, '이 부분은 더 이상 검토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선언과도 같습니다.
망설임을 줄이면 단순히 일이 빨라지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습니다. 시간이 '복리(Compound Interest)'로 쌓이기 때문입니다. 미 공군의 전설적인 전략가 존 보이드(John Boyd)는 "상황을 관찰하고(Observe), 판단하여(Orient), 결정하고(Decide), 행동하는(Act) 주기를 경쟁자보다 빠르게 돌리는 자가 승리한다"는 [OODA 루프] 이론을 정립했습니다.
이 이론을 우리 삶에 대입해 볼까요?
A는 완벽한 선택을 위해 1년을 고민하다가 단 하나의 프로젝트를 실행합니다. B는 기준에 따라 빠르게 결정하고, 1년 동안 열 번의 루프(Loop)를 돌립니다. 이 둘의 1년 뒤는 절대 같을 수 없습니다. B는 A보다 열 번 더 실패했을지 몰라도, 열 번 더 많은 피드백을 얻었고, 열 번 더 정교해졌습니다. 처음엔 작은 차이 같지만, 이 경험의 밀도가 쌓이면 나중에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가 만들어집니다. 선택의 순간을 짧게 가져가는 것. 그것은 결국 남들보다 더 여러 번의 인생을 사는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저라고 해서 늘 기계처럼 척척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얼마 전, 저희 회사의 야심 차게 준비한 신규 교육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었을 때의 일입니다.
기획 단계에서는 "이건 정말 시장에 필요하다"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격표'를 붙여야 하는 순간이 오자, 덜컥 겁이 났습니다. '너무 비싸서 아무도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