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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6. 인생은 컬러풀하게, 인쇄는 흑백으로

Trend 6. 인생은 컬러풀하게, 인쇄는 흑백으로

Trend 6. SCOPE 3 GATEKEEPER : 총무가 주도하는 'Green GA'의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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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yong ChoiDec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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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6. SCOPE 3 GATEKEEPER
: 총무가 주도하는 'Green GA'의 실현

인생은 컬러풀하게, 인쇄는 흑백으로

예전 회사에서 컬러 토너 비용 절감을 위해 사내 캠페인을 진행하며 필자가 만들었던 슬로건이다. 필자의 고향인 대구의 도시 슬로건 '컬러풀 대구'에서 착안했다. 우리의 삶은 충분히 다채롭고 창의적으로 살아가되, 불필요한 인쇄만큼은 흑백으로 하자는 다소 역설적인 메시지였다.

이 슬로건은 단순한 비용 절감 캠페인을 넘어, '선택의 기준을 바꾸자'는 제안이었다. 환경을 위하자는 선언이 아니라, 총무의 의사결정이 조직의 행동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실험이었다. 당시 컬러 인쇄는 흑백 인쇄보다 약 4배 이상 비용이 들었고, 대부분의 문서는 실제로 컬러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직원들은 습관적으로 기본설정을 바꾸지 않고 컬러로 출력하고 있었던 것이다! 캠페인 시행 3개월 만에 토너 비용은 30% 줄었고, 재미있는 건 누구도 불편을 호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애초에 불필요했던 선택이었다.

ESG 규제의 변화, 그리고 총무의 역할

2026년을 기점으로 ESG 규제의 성격은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더 이상 일부 국가나 정부 주도의 규제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 스스로가 기준을 만들고 공급망 전반에 이를 요구하는 흐름으로 전환되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들은 자사의 협력업체에게 탄소 배출 데이터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거래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공급망 전체를 대상으로 한 ESG 실사와 함께, 'Scope 3-기타 간접 배출'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가 핵심 아젠다로 부상하고 있다. 이 변화는 조직에게 선택이 아닌 역할의 재정의를 요구한다.

GA's Agenda 1: 'Scope 3' 데이터 관리를 통한 'Green GA' 실현

ESG에서 말하는 Scope 3는 기업이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Scope 1, 2)를 제외한 모든 간접 배출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구매한 제품과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처리, 임직원의 출퇴근과 출장 등 기업의 일상적인 활동 전반이 포함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 Scope 3의 구성 요소가 놀랍도록 총무팀의 핵심 업무 리스트와 유사한다는 사실이다.

(1) 비품/자산 구매 및 조달 제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CO₂ 배출은 물론, 원자재 채굴부터 가공, 생산, 포장, 운송까지 전 과정의 탄소가 포함된다. 총무가 '무엇을 사느냐'는 선택은 그 제품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의 배출을 함께 선택하는 행위다. 예를 들어, 총무팀이 구매하는 A4 용지 한 박스에는 나무 벌채, 펄프 가공, 표백, 운송의 탄소가 모두 담겨 있다.

(2) 폐기물/청소/건물 관리 사무실에서 발생한 쓰레기의 소각·매립 과정, 청소·관리 외주업체의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 그리고 폐기물 운반 차량의 배출 역시 모두 Scope 3에 해당한다. 즉, ‘버린다’는 행위는 관리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배출의 시작이다.

최근에는 빌딩별로 폐기물 관리 정책을 세분화하여,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고 폐기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재활용 가능한 자원을 매각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폐기물은 단순한 비용 항목이 아니라, 관리 수준에 따라 비용이 되기도 하고 자원이 되기도 하는 영역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총무팀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폐기와 청소를 ‘정리 업무’가 아닌, Scope 3 배출을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핵심 관리 영역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3) 법인차량/출장/통근 관리 출장 시 이용하는 항공, 철도, 렌터카, 택시뿐 아니라 임직원의 출퇴근 방식 또한 Scope 3에 포함된다. 직원이 이동하도록 만든 기준과 정책 역시 총무의 관리 영역이다. 주차공간 제공이 CO₂ 배출 증대와 연관이 있는 것이다. 불필요한 대면 회의를 줄이고 화상회의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배출을 줄일 수 있다.

(4) 사옥 및 오피스 공간 운영 사옥의 전력 사용, 냉난방 에너지 소비 역시 Scope 3에 해당한다. 건물을 소유하지 않았더라도,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다면 그 운영에 따른 배출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다. 사무실 조명을 LED로 교체하고, IoT를 활용한 자동 소등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총무의 몫이다.

결국 2026년 ESG 보고서에서 Scope 3 파트는 상당 부분 총무팀의 업무일지에 가깝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만들고, 관리하고, 설명할 수 있는 조직 역시 총무팀이다.

총무팀은 더 이상 ESG의 단순 실행자가 아니다. 자신들이 ESG 경영의 핵심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이터 게이트키퍼(Data Gatekeeper)'임을 인지해야 한다. 이 인식 전환이 이루어질 때, 총무팀은 'Green GA'라는 아젠다를 선점하며 전사 ESG 전략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GA's Agenda 2: '그린 구매(Green Procurement)'의 체계화

'Green GA'를 가장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방법은 총무팀의 구매·조달 프로세스를 녹색화하는 것이다. 이는 캠페인이 아니라 프로세스의 문제다.

첫째, '친환경 인증 제품 우선 구매'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총무팀의 구매 기준에 환경마크, FSC 인증(산림관리협의회), Energy Star 등 공신력 있는 친환경 인증을 명시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가능하면"이 아니라 "원칙적으로"다. 예를 들어, "FSC 인증 용지를 우선 구매하며, 미인증 제품은 20% 이상 가격 차이가 날 때만 예외를 인정한다"는 식의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둘째, '지역 조달(Local Sourcing)'을 실천해야 한다. 사무용품, 비품, 케이터링 서비스 등을 가능한 한 사무실 인근의 지역 업체에서 조달함으로써 불필요한 장거리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Scope 3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이는 탄소 감축과 동시에 공급 안정성과 커뮤니케이션 효율을 높이는 선택이기도 하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사무실이 경기도 이천에 있는 업체에서 물티슈를 조달하는 것보다, 강남구 내 업체를 찾는 것이 합리적이다.

셋째, '자원 순환 오피스'를 구축해야 한다. 전자결재 및 전자계약 시스템 도입을 통해 종이 사용량을 구조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 총무팀은 사무실 내 폐기물 제로화와 재활용 프로세스를 캠페인이 아닌 운영 설계의 영역으로 끌어와야 한다.

이 지점에서 총무 담당자라면 익숙한 반응이 떠오를 것이다.

"저희도 당연히 좋은 건 알죠. 그런데 비용이 올라가서 승인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맞다. 대부분의 총무 구매 기준은 여전히 '최저가'다. 그래서 친환경 인증 제품을 기본 구매 조건으로 설정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문제를 감성이나 당위로 풀어서는 답이 없다. 접근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

최근 ESG 평가, 고객사 실사, 글로벌 파트너사의 요구사항, 각종 입찰과 RFP 조건을 보면 친환경 인증과 공급망 ESG 기준은 점점 강화되고 있다.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더 비싼 비용으로, 더 급하게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이는 환경의 문제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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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yong Choi
총무, Safety&security, 사진 전문가
『다시 조직문화』 저자, 총무 외길 15년, 공간과 안전, 지식관리노하우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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