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R이라는 철학, 툴을 활용하여, 성과에 대해 정의(OKR 수립)하고, 성과달성 과정에 대해 소통(체크인, 피드백, 1on1)하며, 성과의 결과에 대해 리뷰(다면평가, 인사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가상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가 보고자 합니다.
* 인물 소개
- 팽범한 책임 (남, 30대 후반)
- 예이수 선임 (여, 30대 초반)
- 김문화 사원 (남, 20대 후반)
* 이번 편에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
- 최인사 팀장 (여, 50대 초반)
- 이곤태 수석 (남 40대 중반)
“아… 팀장님 또 OKR 반려하셨네”
특이한 성씨를 가진 팽범한 책임의 푸념이었다.
“팽책임님은 2번째시죠? 저는 벌써 3번째 반려에요.”
옆 자리의 김문화 사원이 맞받아 쳤다.
“OKR 지긋지긋하다 정말… 키리절트(Key Result)가 너무 정성적이고, 모호하다는데 더 이상 뭘 어떻게 하라는지 모르겠네.
문화씨는 반려 사유가 뭐라고 돼있나요?”
시 책임이 물었다.
“저도 똑같죠 뭐. 구체적이고 측정가능하게 정량화 해달라는데, 우리 팀업무 성과가 영업처럼 숫자로 나오는 게 아닌데 정말 답답해요.”
김문화 사원이 울상을 지으며 대꾸했다.
“문화씨, 내가 좀 도와줄까요? 반려당한 OKR이 어떤 거에요?”
때마침 니코틴을 보충하고 자리로 들어오던 오지라퍼 예이수 선임이 물었다.
“예선임님은 진작에 OKR 승인되셨죠? 도와주시면 감사하죠.”
김문화 사원이 상시성과관리 시스템 화면을 모니터에 띄우며 말했다.
“나도 예선임님 코치 좀 들어봅시다.”
팽범한 책임이 의자를 끌고 모니터 앞으로 붙어 앉았다.
* 김문화 사원이 반려당한 OKR 중 일부
Objective(목표) | Key Result(핵심성과) | Initiative (추진과제) |
인재들이 일하기 좋은 조직문화 만들기 | 참여형 기부 캠페인을 통한 지역사회 공헌 | ㅇㅇ기부 프로그램 시즌2 활동 |
상호 존중하는 건강한 소통 문화 구현 | 분기별 경영설명회, 감사 문화 정착 캠페인 | |
일하는 문화 개선을 통한 조직문화 혁신 주도 | 실패 사례 공유 프로그램, 아이디어 경진 대회 |
“으음… 최인사 팀장님이 왜 반려하셨는지 좀 알 것 같네요. 키리절트가 또 하나의 작은 오브젝티브 같다는 생각이에요.”
예선임의 피드백이었다.
“아 그거는 저도 할 말이 있어요. 작년에 정량적으로 키리절트 수립했다가 중간에 대표님, 사업본부장님 새로운 지시로 업무 우선순위가 싹 바뀌었거든요.
그때마다 OKR을 바꿀 수도 없고 해서, 제 업무 특성 고려해서 키리절트를 딱 못박지 않고, 유연하게 작성한 거에요.”
김문화 사원이 억울하다는 듯이 항변했다.
“그럼 어디 작년 OKR도 볼 수 있을까요?
* 김문화 사원의 작년 OKR 중 일부
Objective(목표) | Key Result(핵심성과) |
상호존중 문화 구축을 통한 건강한 조직 만들기 | 상호존중 문화 캠페인 활동 - ㅇㅇㅇ데이 : 캠페인 홍보 3건 - ㅁㅁ데이 : 부서간 유대관계 형성을 위한 교류 활동 5건 - △△△ 데이 : 월별 각종 데이 이벤트를 통한 동료간 격려 활동 10건 |
리더십 및 팔로우십 내재화 활동 - 리더 대상 관련 아티클 공유 10회 - 전자사보 내 팔로우십 관련 아티클 3건 | |
강점 기반 리더십 강화 활동 - 팀장 대상 강점 기반의 리더십 내재화 워크샵 5회 |
“작년에는 정말 팀장님이 원하시는 정량적으로 잘 작성했네!”
팽범한 책임의 큰 목소리가 사무실에 울려퍼졌다.
“맞아요. 작년에 팀장님한테 정량적으로 잘 작성했다고 칭찬도 받았거든요.
근데 문제는 좀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새로운 우선순위 과제들이 수시로 치고 들어와서, OKR 따로 실제 하는 일 따로가 되어 버렸어요.”
김문화 사원이 울먹이듯 말했다.
“문화씨, 팽책임님 이것 좀 한번 보실래요?”
뭔가를 끄적이던 예이수 선임이 다이어리를 보여줬다.
* 예이수 선임이 작성한 필기 내용
Objective(목표) | Key Result(핵심성과) | Initiative (추진과제) |
인재들이 일하기 좋은 조직문화 만들기 | 참여형 기부 캠페인을 통한 지역사회 공헌 → ㅇㅇ기부 프로그램 시즌2 목표달성 | ㅇㅇ 기부 프로그램 시즌2 활동 |
상호 존중하는 건강한 소통 문화 구현 → 분기별 경영설명회 평균 접속 인원 xxx명 (전년 평균 xx명) → 소통 참여 인원 전년 대비 50% 증대 (전년 xx명) | 분기별 경영설명회, 감사 문화 정착 캠페인 | |
일하는 문화 개선을 통한 조직문화 혁신 주도 → 임직원 사내 추천 건수 xx명 (전년 x명) | 실패 사례 공유 프로그램, 아이디어 경진 대회 |
“작년 방식으로 되돌아가라는 얘기인 것 같은데…”
팽범한 책임이 말끝을 흐렸다.
“얼핏 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작년 키리절트와 결정적인 차이가 있어요.
문화씨 차이점이 보이시나요?”
예이수 선임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질문을 했다.
“음… 성과관리 가이드 북에서 본 것같아요. 키리절트는 행동이 아니라, 상태와 결과를 입력하라. 맞나요?”
김문화 사원이 약간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바로 그거에요. 올 여름 자신있게 바닷가 가기가 오브젝티브라면, 키리절트는 체중 5킬로 감량이나 체지뱡률 20% 이하와 같은 상태와 결과 지표를 잡는 거에요.
매일 집앞 공원 1시간 걷기와 같은 행동은 키리절트로 잡을 게 아니라, 시스템에 활동기록으로 남기면 되고요.”
예이수 선임이 특유의 설명충답게 숨도 쉬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매일 공원 1시간 걷기인데, 장마철이 되면 어떻게 되겠어요? 공원이 공사로 인해 출입금지가 되면요? 작년에 문화씨가 겪었던 사례가 똑같이 벌어지겠지요.
그 뿐 아니에요. 공원을 1시간씩 매일 걸어서 키리절트는 100% 달성했는데도, 야식을 먹게 돼서 오히려 체중이 증가했다면, 오브젝티브는 달성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답니다.
반면에 상태와 결과 지표인 체지방률 20% 이하를 키리절트로 잡게 되면, 공원 1시간 걷기도 하고, 8시 이후 야식 안먹기와 같은 과정들을 통해 오브젝티브에 한발씩 다가갈 수 있을 거에요.
어떤 계획이나 가설을 세우고 실행을 했는데, 키리절트에 변화가 없다면, 새로운 추진과제를 찾아서 실행해 가는 구조인 것이죠.”
일장연설을 끝내고, 예이수 선임이 물 한모금을 마셨다.
“이제야 좀 감이 오네요. 그런데 그럼 과정은 중요하지 않고 결과만 중요하다는 의미인 건가요?
똘망똘망한 눈으로 김문화 사원이 물었다.
”아 그거는 내가 대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과정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OKR에 담지는 않지만 수시로 시스템 코멘트 란에 과정을 기록하면서 피드백을 주고 받으라는 의미 같아요.
OKR 달성을 위해서 이런 시도도 해보고 저런 도전도 해보고 하면서 말이죠.”
답변하는 팽범한 책임의 표정에 스스로의 흡족함이 느껴졌다.
“예이수 선임님, 그런데 써주신 내용 중에 임직원 사내 추천 건수는 제 업무가 아니라 채용 파트 쪽 업무인데 제 키리절트로 잡는 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김문화 사원이 정말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답을 하기에 앞서 원론적인 질문을 해볼게요. 오브젝티브인 인재들이 일하기 좋은 조직문화 만들기가 달성됐는지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오브젝티브가 달성됐다고 상상을 해보는 거죠. 인재들이 일하기 좋은 조직문화일수록 임직원 사내 추천 건수가 늘어나지 않을까요?
그렇다라고 한다면, 좋은 키리절트인거죠. 그리고, 질문하신 모든 키리절트를 다른 사람들과 공동으로 가져간다면, 기여도를 판단하기 어렵게 되지만, 일부 키리절트를 함께 하는 것은 협업 차원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죠”
예이수 선임이 약간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좀 명확해 진 것 같아요.
작년 제 OKR이 저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정량화가 문제가 아니라, 행동지표여서 그랬던 거였네요. 올해 OKR은 키리절트를 달성하면 오브젝티브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는 결과, 상태 지표들로 만들어야 겠습니다.”
김문화 사원이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끝으로 하나 더 말씀드리면, OKR의 난이도 수준은 지금의 일하는 방식으로 열심히 했을 때, 60~70% 달성 가능한 수준으로 도전적인 목표를 잡는 게 적절해요.
난이도가 높아서 달성률이 낮더라도 조직 전체에 대한 영향과 임팩트가 크다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구조이니까, 달성률에 너무 매몰되지 마시구요.”
자기 자리로 가면서 마지막까지 오지랖을 다하는 예이수 선임이었다.
“오케이 OKR이 지긋지긋하기는 해도, 한번 도전 해볼만 한 거 같은데… 문화씨! 오늘은 꼭 승인 받자구!”
팽범한 책임이 힘내라는 듯 김문화 사원의 어깨를 툭 쳤다.